책만 빌리는 곳? ‘NO’
세대 아우르는 ‘마을 사랑방’  
어르신엔 ‘자존감’ 이웃엔 ‘소통’
삭막한 아파트 숲에 ‘온기’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아름드리 작은도서관에서 진행된 시니어 미술수업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아름드리 작은도서관에서 진행된 시니어 미술수업 

[고양신문] 덕양구 원흥동, 아파트숲 사이 작은 공간에서 따뜻한 문화의 향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원흥LH13단지 내 자리한 ‘아름드리 작은도서관’이 바로 그곳이다.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정적인 공간을 넘어,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지역 주민들의 발길을 이끄는 ‘마을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름드리 작은도서관은 올가을부터 겨울까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풍성한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들은 ‘2025년 LH작은도서관 활성화 지원금’을 통해 마련됐으며, 단지 내 입주민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어 문턱을 낮췄다는 평이다. 


“내 인생, 그림이 되다” 감동 전한 시니어 전시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담은 전시회다.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삼송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협력해 진행된 시니어 미술수업 ‘인생은 아름다워’는 어르신들의 치매 예방과 정서적 안정을 위해 기획됐다. 

참여 어르신들은 ‘민화투 그림으로 배우는 우리꽃 이야기’를 주제로 붓을 들었다. 투박하지만 삶의 연륜이 묻어나는 어르신들의 작품은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4일까지 도서관 내 전시공간에서 ‘시니어 미술 전시회’라는 이름으로 주민들과 만났다. 

도서관 관계자는 “단순한 작품 전시를 넘어 어르신들에게는 예술적 성취감을, 주민들에게는 공동체 참여의 가치를 전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고 전했다. 

도서관 내 전시된 어르신들의 미술작품들
도서관 내 전시된 어르신들의 미술작품들

환경 생각하는 ‘ESG 공예’, 주민 호응 뜨거워
전통과 환경을 생각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11월 초 진행된 ‘조각보 공예 수업’에서는 주민들이 모시 천을 한 땀 한 땀 이어 붙이며 한국 고유의 미를 체험했다. 

특히 지난 19일 열린 ‘유리공예 클래스’는 최근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실천을 예술과 접목해 주목받았다. 바닷가에 버려진 폐유리 조각(씨글라스)을 재활용해 나만의 컵받침을 만드는 업사이클링 과정은 모집과 동시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어 20일에는 영롱한 빛깔의 고전미를 느낄 수 있는 ‘자개공예 체험’도 진행된다. 

연말엔 가족과 함께… 푸드테라피·샌드아트 풍성
오는 12월에는 가족 단위 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12월 3일 ‘푸드테라피 – 우렁쌈장 만들기’ 프로그램은 LH작은도서관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입주민과 지역주민 모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직접 만든 우렁쌈장을 함께 나누며 이웃 간의 소통과 화합을 도모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이어 12월 5일에는 ‘샌드아트 체험’이 마련된다. 참가자들은 라이트 테이블 위에 모래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며, 원포인트 기법을 배워 나만의 샌드아트 작품을 완성한다.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번 체험은 주민들에게 색다른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재은 아름드리 작은도서관 관장(원흥LH13단지 주거행복지원센터장)은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는 공간에 머물지 않고, 세대가 함께 어울리며 문화를 나누는 지역의 거점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주민이 주체가 되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지역 공동체의 문화적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프로그램 참여 및 일정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아름드리 작은도서관(031-965-7502)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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