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주민들끼리 한줌씩 모은 쌀이 불우이웃에 전해져 새해벽두 훈훈함을 던져주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내 일산3동의 후곡마을 1단지에서 18단지의 아파트 동(棟) 현관마다 지난해 12월 20일 조그마한 쌀 수거함이 설치됐다.

‘쌀 한 줌씩을 기탁해 불우 이웃을 돕자’는 일산3동 새마을부녀회 명의의 안내문도 곁들여졌다. 11일간의 쌀 모으기 기간이 끝나고 이달 초 쌀 수거에 나선 부녀회원들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모두 합쳐 보니 40kg들이 120가마분의 쌀이 모인 것.

부녀회 관계자도 “수거함에는 작은 봉투의 쌀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며 “거의 모든 가구가 빠지지 않고 정성을 보내준 것 같다”고 한 줌씩 모은 쌀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 마을에서는 지난 2003년 12월 말에도 쌀모으기를 한 적이 있다.  처음으로 펼쳤던 당시의 쌀모으기 때는 80가마가 모였다. 이에 비교해보면, 경기가 더 악화됐는데도 불구하고 기탁량이 50%가량 늘어난 것이다.

주민들은 이 쌀을 지난 14일 고양시 덕양구의 5개 복지시설을 비롯한 어려운 이웃들에게 골고루 전했다. 부녀회 김순 회장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거의 모든 가구가 참여했다는 사실에 주민들이 더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