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2동 주민들이 한결같이 동네의 가장 큰 자랑거리로 소개하는 고봉산은 일산 부근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해발 208.8m인 고봉산에는 40분에서 2시간 30분 정도의 산행 길이 있다. 활터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영천사를 지나 중산마을로 나서는 길은 40분 정도면 끝난다.
그러나 맘먹고 나서 장사바위를 거쳐 수연약수와 다시 만경사를 들렀다면 족히 2시간 30분쯤 걸린다. 고봉산에 오르는 이들이 입을 모으는 건 “고봉산이 부담없이 오를 수 있은 산”이라는 것.
중산마을에 사는 박준서씨는 “높은 산이야 매일 다니기가 쉽지 않죠. 고봉산은 높이가 적당해서 운동하기 좋은 산”이라고 말한다. 박준서씨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당뇨가 고봉산에 오르면서 잡혔다. 고봉산에서는 등산으로 건강을 되찾았다는 이들이 많다.
고봉산은 고양시민들의 쉼터다. 거의 초록색을 잃어가는 아파트 숲 사이에서 시민들의 숨을 고르게 해주는 산소 공급처다. 또한 고봉산에는 옛부터 내려오는 고구려 안장왕과 미녀 한씨 사이의 이야기가 서려있고, 퇴계 이황과 치열한 논쟁을 벌인 고봉 기대승의 호가 이 산 이름에서 유래했다.
산자락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자연습지에는 천연기념물인 반디불이와 황초롱이가 서식하고 있으며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다. 일산2지구 택지개발 계획에 따라 자연습지가 사라지고 고봉산이 훼손될 처지에 놓이자 일산2동 주민들과 고양시민들이 나서서 6년째 온몸으로 막아오고 있다.
이들은 고봉산 보존 공동대책위(공동 대표 임중묵 고혜수)를 구성하여 숱한 농성과 시민홍보 및 환경콘서트와 자연학습학교를 열어오고 있으며 이곳 자연습지만이라도 남겨 자연학습장이 될 수 있도록 주택공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농성장에서 만난 고봉산 지킴이 마수일 씨는 “호수공원보다 더 가치있는 곳이 이곳 자연습지입니다”라며 고봉산에 대한 진한 애정을 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