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청소년활동지원단
장애청소년들 예술·봉사 프로그램 마무리

[고양신문] 작은 가죽 한 장이 필통이 되고 카드지갑이 됐다. 서툴던 손놀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제법 능숙해졌고, 자신을 위해 만들던 작품 중 돋보기케이스는 어느 순간 어르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물이 됐다. 작품을 완성한 장애청소년들의 얼굴에는 해냈다는 자신감과 누군가에게 마음을 나눴다는 뿌듯함이 함께 묻어났다.

고양시청소년활동지원단은 지난 24일 장애청소년의 예술적 재능을 키우고 이를 지역사회 자원봉사와 연결한 ‘2026 경기도 자원봉사 도민제안 공모사업’을 마무리했다. 장애청소년을 도움을 받는 대상에 머물게 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이웃과 나누는 자원봉사자로 세운 것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이다.

고양시청소년활동지원단 프로그램에 참여한 장애 청소년들이 함께했다. 고양시청소년활동지원단 제공
고양시청소년활동지원단 프로그램에 참여한 장애 청소년들이 함께했다. 고양시청소년활동지원단 제공

프로그램은 ‘꿈 꾸는 I(나)’, ‘꿈 나누는 I(나)’, ‘꿈 이룬 I(나)’ 세 과정으로 꾸려졌다. 원당종합사회복지관을 중심으로 마련한 가죽공예 교육에서는 청소년들이 필통과 카드지갑, 선글라스케이스 등을 직접 만들었다. 통가죽을 염색해 미니 크로스백을 만드는 작업에도 도전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청소년 곁에서 도구 사용법과 제작 과정을 돕고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함께했다.

봉사자와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에서 파이팅을 하며 가죽제품을 만들고 있다.
봉사자와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에서 파이팅을 하며 가죽제품을 만들고 있다.

처음에는 작은 실수에도 손을 멈추던 청소년들이 한 작품씩 완성하면서 달라졌다. 재료를 고르고 색을 정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취향을 표현했고, 완성한 작품을 서로 보여주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한 참여 청소년은 “처음에는 가죽이 딱딱해서 만들기 어려웠는데 몇 번 하니까 내가 직접 만들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완성한 작품을 보니까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내가 만든 돋보기케이스를 어르신께 드린다고 해서 더 열심히 만들었다. 항상 도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나도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기뻤다”고 말했다.

배운 재능은 ‘꿈 나누는 I(나)’에서 이웃을 위한 봉사로 연결됐다. 청소년들은 자원봉사의 의미와 역할을 익힌 뒤 돋보기케이스를 정성스럽게 만들어 홀몸 어르신들에게 전했다. 자신의 손으로 만든 물건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선물이 된다는 경험은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마지막 자리인 ‘꿈 이룬 I(나)’에서는 그동안 완성한 작품을 지역주민에게 선보였다. 청소년들은 자신이 만든 작품을 소개했고 관람객들은 작품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응원의 말을 건넸다. 자원봉사자들도 작품 설치와 관람 안내를 맡아 청소년과 주민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탰다.

전시장에 놓인 작품들은 가죽공예 결과물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처음 도구를 잡던 순간부터 몇 번의 실패를 거쳐 작품을 완성한 시간, 친구들과 함께 웃고 어려운 부분을 해결했던 경험, 자신의 손으로 만든 물건을 이웃에게 건내는 마음까지 고스란히 담았다.

고양시청소년활동지원단은 2024년 프로그램에서도 참여자들의 자존감과 사회성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변화를 확인했다. 일부 청소년이 스스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인 경험도 올해 사업을 구성하는 밑바탕이 됐다. 올해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청소년들이 익힌 재능을 실제 지역사회 나눔과 연결하는 데 무게를 뒀다.

양정숙 고양시청소년활동지원단장은 “처음에는 바늘을 잡는 것조차 겁을 먹고 약간 거리를 두던 친구들이 마지막에는 자신이 만든 작품을 자랑스럽게 소개했다. 특히 직접 만든 돋보기케이스를 어르신께 선물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늘 도움을 받는 사람으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이 친구들에게도 잘하는 일이 있고 다른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는 재능과 따뜻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다 만들어진 형형색색의 돋보기 케이스. 
다 만들어진 형형색색의 돋보기 케이스. 

고양시청소년활동지원단은 작품 전시와 소책자 제작, 지역 복지기관·센터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장애청소년의 자원봉사 참여 영역을 넓혔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던 손이 이웃에게 선물을 건네는 손으로 바뀐 시간. 열 번의 만남 끝에 남은 것은 작품만이 아니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나도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다’는 뿌듯함이 청소년들의 마음에 함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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