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이원배 악기누리 대표

[고양신문] “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고양아람누리 해받이터에 자리한 ‘악기누리’는 세계 유명 악기를 직수입해 판매하고, 수리와 A/S도 책임지는 악기 전문점이다. 충남에서 태어난 악기누리 이원배(57세) 대표는 어린 시절 벽시계나 손목시계 등 정밀한 기계부품을 분해하고 원래 모습으로 조립하는 일을 즐겼다.

어릴 적 호기심은 악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35년 전 첫 직장으로 서울 종로의 한 종합악기판매점에 취업했다. 악기판매점 한 곳에서만 10년 넘게 근무하며 이 대표는 타고난 손감각과 눈썰미로 자연스럽게 악기 수리 기술을 배웠고, 이후 독립해 낙원동에서 관현악기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악기점을 운영했다.

낙원동의 악기점을 10년 가까이 운영하는 동안 박자기와 튜너 등 악기 관련 제품들을 직접 제조, 보급하기도 했다. 당시에 인연을 맺은 전문 연주자들과는 지금까지도 거래를 이어오며 변함없는 신뢰를 받고 있다.

고양시 장항동의 라페스타 상가로 악기점을 옮겨 온 것은 2009년. 이후 2012년에 현재의 고양아람누리 해받이터 상가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서 지금에 이르렀다.

“최근에 알고 지낸 지 30년이 넘은 70대 중반의 색소폰 연주자가 아람누리 매장을 일부러 찾아와 무척 반가웠습니다. 오랜 고객들이 새 악기의 구매를 상담하거나, 수리를 의뢰해줄 때 한 우물을 판 보람을 느낍니다.”

단골 고객들은 그의 솜씨도 솜씨지만, 온화하고 인자한 성품이야말로 이원배 대표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한다. 이 대표의 진심어린 응대와 빈틈없고 친절한 설명은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 전국에서 악기 연주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악기누리는 세계적인 악기 전문 회사인 ‘야마하’의 공식 대리점으로 관악기, 현악기, 디지털피아노, 키보드, 기타 등 수많은 종류의 악기들을 다양하게 전시하고 있다.

매장을 찾아가면 판매점 한쪽에 마련된 공방에서 한결같이 꼼꼼한 솜씨로 직접 악기를 수리하고 있는 이원배 대표의 모습을 언제든 만나볼 수 있다. 이 대표는 단순히 악기 수리에 그치지 않고 보다 나은 악기 부품을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라페스타에 있을 때 색소폰 수리를 하던 중 연주자들이 리드기(입 닿는 부분)가 제대로 맞지 않아 연주에 불편함을 겪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 손으로 직접 연주자들이 사용하기 편한 리드기를 단독으로 개발해 2010년에 특허까지 냈습니다.”

그가 개발한 섹소폰 리드기는 본격적인 홍보가 부족한 가운데서도 입소문을 타고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특허를 받은 리드교정기는 교정하기 편하고, 울림이 잘 되도록 홈을 파서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오카리나도 친환경 도자기 소재를 이용해서 제작했는데, 이 대표의 섬세한 손기술이 더해져서 맑은 소리를 내며 연주자들에게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이원배 데표는 최근 본인이 직접 관현악단 동호회에 가입해 연주 활동도 펼치고 있다.

“동호회원들과 함께 수도권 이곳 저곳을 찾아다니며 악기 연주 봉사를 해 보니 악기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의 가치와 보람을 새롭게 느낍니다.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고객이 만족하는 악기점을 꾸려나가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각오도 새롭게 다지게 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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