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고미자 청바지 리폼 가방세상 대표

[고양신문] 일산 주엽동 태영프라자 1층에 자리잡은 '청바지리폼 가방세상(대표 고미자)'. 청바지를 리폼하는 이 작은 매장에는 갖가지 청바지 가방이 걸려있다.

고미자 대표는 “청바지의 놀라운 변신, 또 다른 패션의 완성입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고 대표는 미대를 졸업한 후 영국과 호주에서 유학생활을 했다. 그러다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귀국했다. 당시 국내에선 청바지에 구멍을 슝슝 뚫어서 입는 게 유행이었다. 고 대표는 “청바지에 그림을 그려볼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인터넷으로 각 나라 물감 회사들을 검색했다” 고 한다.

짙은 청바지에 그림을 그린 다음 세탁 후 변화 모습을 6개월 동안 지켜봤다. 그런 실험만 수백 번 하면서 미국 화학재료협회로부터 무독성 인증을 받은 한 업체의 패션물감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본격적인 사업 아이템으론 청바지 한쪽 다리 부위에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긴머리 여인이 그려진 이 청바지는 대구 매장에서 한 연극인에게 16만원에 판매됐다. 곧이어 주문이 10개 들어왔고, 톱스타인 소지섭씨 코디도 한꺼번에 10장을 구입했다.

일본 유명 여자 탤런트도 처음엔 10장을 구입해갔다가 1년 후 다시 와서 꽤 많은 비용을 치르고 청바지를 구입해갔다. 

고 대표는 “긴머리 여인 청바지가 크게 성공하면서 직원 10명을 두고 밤낮 없이 그림을 그렸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 무렵 고 대표의 그림 청바지를 수입해 판매하던 홍콩 가방회사도 덩달아 호황을 누렸다. 고 대표의 청바지와 청바지로 만든 지갑이 한꺼번에 2000개씩 날개돋친 듯이 팔렸다.

2002년~2004년 국내에서 청바지, 가방, 옷, 등에 직접 그린 그림을 유행시킨 주인공이 바로 고 대표인 셈이다. 고 대표는 전국 복지관, 문화센터 등에서 페인팅 그림 수강 붐도 일으켰다. 1999년~2017년 현재까지 20년 가까이 일본, 홍콩, 말레이시아 등으로 직접 그린 청바지를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승승장구 이면엔 골치 아픈 일도 있었다. 인기 없는 사이즈와 색상의 제품이 재고로 쌓인 것. 친정부모님 방을 하나 빌려 재고를 쌓아두기만 할 수 없어 고민 끝에 올 2월 지금의 매장을 열었다. 청바지 재고는 다시 그림을 그려 가방으로 만들었다. 작은 들꽃, 긴머리 소녀, 고양이 등 앙증스럽고 예쁜 그림이 그려진 청바지 가방 역시 기대 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고미자 대표는 “청바지에 그림 그리기를 배우고 싶다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며 "누구든 쉽고 재미있게 그릴 수 있도록 제 재능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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