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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화 진행, 신곡수중보 철거, 람사르 등재… 장항습지의 미래는?장항습지 보전과 이용 위한 세미나
  • 유경종 기자
  • 승인 2017.06.29 21:33
  • 호수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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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습지 보전과 이용을 논의하는 세미나에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다.

 

[고양신문] 한강 하구 생태계 보고인 고양시 장항습지를 둘러싼 다양한 논의를 토의하는 세미나가 27일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렸다. 고양시 환경보호과 주최로 열린 이번 세미나는 ‘장항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한 세미나’라는 제목에 걸맞게 각계 전문가들과 생태활동가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자로 나서 폭넓은 의견을 주고받았다.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한강유역환경청 강순미 팀장은 한강하구습지 보호지역의 보전 현황과 관리계획을 보고했다. 특히 고양, 파주, 김포, 인천에 걸쳐있는 한강하구습지 중 장항습지만이 유일하게 일반인 출입과 탐방이 허용된 곳이라는 점을 짚으며, 생물다양성의 보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양시 환경보호과 한찬희 과장은 지속적인 모니터링, 친환경 논습지 조성, 생태체험교육, 겨울철 먹이주기 등 시와 민간단체가 힘을 합쳐 진행하고 있는 체험교육과 보전활동을 소개했다.

장항습지 육화 진행 우려 표명

관리기관 보고에 이어 전문가들의 발표가 진행됐다. 고양시에서 가장 활발한 생태모니터링과 교육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에코코리아의 이은정 사무처장은 2003년부터 시작된 시민생태모니터링단체 활동을 통해 축적된 조류, 어류 등의 구체적인 모니터링 데이터를 소개했다. 이어 장항습지 생태계의 몇 가지 현안을 짚었다. 우선 장항습지생태계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버드나무숲 아래의 물골이 점점 육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육화 이유를 지속적인 퇴적과 수량 감소로 인한 것으로 분석하며 습지 지형과 식생의 심각한 변화에 우려를 표했다.
 

장항습지의 2017년 6월 현재 모습. 선버들 사이로 갈대가 밀생하는 등 육화 현상이 뚜렷히 진행 중이다.


DMZ 생태연구소 김승호 소장은 한강하구습지의 전체적인 구도 안에서 장항습지 현황을 살피며 장항습지 생태가 다른 지역의 습지들과 상호적인 관계 속에 있음을 상기시켰다. 특히 문산천 등에서 진행되는 지속적인 준설이 습지지형과 생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짚었다. 또한 군사지역으로 묶인 한강하구습지 특성상 ‘민관군 합동 습지상황실’ 설치를 비롯해 통합적인 관리주체 설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한강 하구의 사회·경제·문화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하구관리특별법’ 제정이 우선돼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이미 2007년에 환경부에서 한강하구습지의 람사르습지(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 등재 추진이 발표됐지만, 해당 지차체들 간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10년 동안 아무런 진전이 없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장항습지만을 단독으로 떼어 람사르 습지에 우선적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전략적으로 검토할 것을 제안했다.

신곡수중보 철거 전제로 한 습지 변화 연구 필요

마지막 주제발표에 나선 한봉호 서울시립대 교수는 장항습지 생성과 변화 과정, 생태적 가치를 거시적으로 살폈다. 한 교수는 1970년에 설치된 한강변 군사용 철책이 결과적으로 장항습지의 보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하구 습지의 지형과 생태는 항상 역동적으로 변화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장항습지 경계를 고양시 구간에 고정된 영역으로 제한하지 말고, 한강의 중심을 포함한 주변 지역으로 확대해 사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만 ‘장항습지는 신곡수중보의 산물’이라는 고정관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장항습지의 생태 평가지수를 다양하게 제시하며 람사르 습지 등재 여건을 충분히 충족시킨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최근 논의가 활발한 신곡수중보 철거 문제에 대한 언급도 했다. 우선 생태적으로 신곡수중보 상류와 하류의 생태적 차이가 명백함을 밝히며 수중보 철거 필요성을 주장했다. 동시에 신곡수중보 철거에 따른 장항습지 변화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항습지를 상징하는 생물종인 말똥게.


장항습지-강화-장단반도 잇는 생태트라이앵글 지정 제안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정책토론 시간에도 패널로 참가한 각계 전문가들의 의미 있는 제안이 제시됐다. 서울대학교 이은주 교수는 장항습지와 강화도 북단, 북한땅 장단반도를 잇는 생태 트라이앵글을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장항습지를 대표하는 식물종인 선버들의 역할과 가치에 보다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공존연구소 김연미 소장은 장항습지의 보전과 관리에 대한 방안으로 도나우강 습지를 관리하는 오스트리아 빈의 사례를 들며 장항습지를 세로로 보호하는 생태적 인공섬 조성을 제안해 관심을 끌었다.

용태영 KBS 생태전문기자는 장항습지에 날아드는 재두루미에 주목하며, 장항습지를 수도권 생태관광의 관문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용 기자는 순천시와 일본 이즈미시가 두루미 마을에 성공한 예를 들며 고양시야말로 생태 환경과 편리한 접근성 등을 고려할 때 조류탐조를 중심으로 한 생태관광의 최적지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졌다고 평했다.

장항습지 단독으로 람사르 등재 추진해야

이창주 시민탐조클럽 대표는 고양시가 담당부서와 시민단체 모두 습지 보전에 대한 의지가 가장 높은 지자체라는 점을 강조하며, 람사르 습지 등재에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강 하구 전체를 묶는 것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며, 특징을 살려 개별적으로 접근하자고 주장했다. 또한 습지에 대한 빅데이터가 축적되지 못하는 문제점을 지적하며 데이터를 관리하고 조직하는 시스템 작업을 하루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평수 고양도시농업네트워크 공동대표는 환경부가 10년 전에 약속한 내용이 지켜지도록 보다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강 건너편 김포지역 습지가 개발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현상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장항습지 외에는 하구 습지 보전의 대안이 없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현재 아주 협소한 시설로 운영되고 있는 습지방문자센터 규모를 한강유역청과 환경부, 고양시가 협력해 적극적으로 개선해 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환경운동을 펼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행주어민들과의 갈등 조율, 외래식물의 번식 억제대책, 한강변 농민들의 제초제 사용 등의 구체적인 문제점들을 꼼꼼히 지적하기도 했다.

마지막 발표에 나선 고양시환경친화사업소 권지선 소장은 앞선 발표자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할 것을 약속하며, 시급성과 중요성을 고려해 효율적인 대응 방안들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토론과 질의 응답의 좌장 역할을 한 한봉호 교수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날 논의된 의견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 장항습지는 람사르 습지 등재 여건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함 ▲장항습지를 우선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 후 에코 트라이앵글 보전지역 지정을 건의함 ▲ 기후 변화 등에 대처하기 위한 환경부 주관의 TF팀 추진 절실함 ▲ 장항습지를 수도권의 대표적인 생태관광 관문으로 조성 가능성 확인 ▲ 신곡수중보 개방에 대비한 중앙정부의 적극적 역할 필요 ▲ 환경부에서 해당 지자체 전체를 한자리에 모은 협상 테이블 주선 필요 등이다.

이날 세미나에는 최봉순 고양시 제2부시장과 고양시의회 김영식 환경경제위원장을 비롯해 100여 명의 참석자들이 끝까지 자리를 함께하며 장항습지의 보전과 활용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공유했다.
 

 

유경종 기자  duney7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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