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 추천작 10선

개막작 ‘올드마린보이’ 등 한국 사회의 이면 조명 
개인과 사회, 시대의 경계를 허문 다양한 작품 포진

[고양신문] 평범함 속의 비범함, 익숙함 속의 낯섦을 담아내는 다큐멘터리는 오늘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을 선물한다. 오는 21일부터 8일간 42개국 114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나는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과 같다. 다종다양한 세상이야기가 펼쳐질 다큐영화 축제의 장인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놓칠 수 없는 10편의 작품을 조재현 집행위원장과 박혜미 프로그래머의 추천으로 미리 만나보자.   

■ 조재현 집행위원장 추천작 5편
 
1. 올드마린보이 Old Marine Boy 진모영┃86분┃개막작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사상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진모영 감독의 신작 ‘올드마린보이’는 강원도 고성에서 머구리(잠수부)로 일하는 탈북 남성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가족과 함께 국경을 넘어온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남한 사회에서 그의 삶은 북한을 넘어오던 그 날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목숨을 걸고 작업을 하는 수중 촬영 장면은 고향을 두고 떠나온 이방인이자, 가족을 지켜내야 하는 한 가장의 외롭고 고독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 상영 : 21일 19시 캠프그리브스 / 23일 16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2관 / 26일 13시 메가박스 백석 7관

 

2. 카운터스 Counters 이일하┃96분┃국제경쟁

 

2014년 6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개막작이었던 ‘울보권투부’의 이일하 감독은 신작 ‘카운터스’로 3년 만에 DMZ국제다큐영화제를 찾는다. 헤이트 스피치(혐오 데모)를 목격한 야쿠자 다카하시가 야쿠자를 그만두고 혐오 데모를 저지하는 카운터스의 편에 서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유쾌하게 담아낸 ‘카운터스’는 독특한 캐릭터와 재기발랄한 전개, 감각적인 편집 등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들이 펼치는 활동을 통해 무거운 시민운동이 아닌, 재미를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운동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 상영 : 23일 19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2관 / 25일 14시 30분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1관

 

3. 망각과 기억2 : 돌아 봄┃4.16연대 미디어위원회┃175분┃한국경쟁
참사에서 살아 나온 생존자의 시간, 희생자의 형제와 자매가 들려주는 유가족으로서의 삶,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했던 민간잠수사들의 아픔과 투쟁의 이야기를 통해 세월호 참사 후 3년을 추적한다. 고통의 시간을 돌아보는 것과 돌아오는 봄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지는 작품이다. 옴니버스로 구성된 5편 중 한 편인 ‘잠수사’는 지난 7월 별세한 故박종필 다큐멘터리 감독의 유작이다.
▲ 상영 : 22일 15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3관/ 24일 13시 20분 메가박스 백석 2관
 
 

4. 앨리스 죽이기 To Kill Alice 김상규┃76분┃한국경쟁
종북 콘서트 논란에 휩싸인 신은미와 그녀를 다루는 언론에 주목한 김상규 감독의 ‘앨리스 죽이기’는 우리 안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분단의 역사와 상흔, 레드 콤플렉스를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사건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언론과 시민의 모습과 반응을 뚝심있게 기록한 이 작품은 지난해 DMZ국제다큐영화제 제작지원 신진작가 프로젝트 지원작이어서 더욱 반갑다.  
▲ 상영 : 22일 19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3관 / 24일 16시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2관

 

5. 더 이상 숨을 곳이 없다┃자라다시트 아흐메드┃86분┃글로벌비전
2011년 이라크에서 미군이 철수한 이후부터 IS(이슬람세력)이 다시 점령하는 등 전쟁과 폭격, 위협이 끊이지 않는 이라크 중심부의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노리 샤리프는 전쟁 속에서 5년 동안 자신의 일상을 카메라로 기록한다. 주인공은 절망적 상황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다. 세계 최대의 다큐멘터리영화제인 ‘암스테르담국제다큐영화제(IDFA)’ 장편경쟁부문 대상 수상작이다. 
▲ 상영 : 22일 20시 메가박스 백석 8관 / 24일 11시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1관

 

■ 박혜미 프로그래머 추천작

6. 반 고흐 인 차이나┃유 하이보, 티안치 유 키키┃83분┃글로벌비전

 

‘짝퉁 유화’의 본고장 중국 남부 선전시 다펀 마을. 화공 8천 명이 해마다 모조품 유화를 6백만장 이상 그리는 이곳에서 고흐의 그림을 위조하는 소작농 출신 화가의 꿈은 고흐의 나라 네덜란드에 가서 그가 그린 진품을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다. 대규모의 모사품을 생산해내는 중국의 유화 시장과 그 안에서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으려 애쓰는 개인의 모습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이 작품은 ‘메이드 인 차이나’에서 ‘크리에이티드 인 차이나’로 탈바꿈해가는 중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  
▲ 상영 : 22일 오후 6시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6관 / 26일 18시 메가박스 백석 2관

 

7. 사랑해, 말 한 마디 ┃파웰 로진스키┃81분┃글로벌비전
모녀의 심리 상담 과정을 따라가는 이 영화는 단순하지만 긴장감이 넘친다. 가까우면서도 먼 모녀 사이의 갈등의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며 두 사람 사이의 회복을 찾아가는 모녀의 이야기다. 모녀 관계를 둘러싼 현실과 여성의 삶을 성찰하는 이 영화는 애증의 모녀관계에서 존중하는 사이로 성장하고 싶은 모녀관객을 위한 추천작이다. 
▲ 상영 : 22일 15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3관 / 24일 12시 30분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3관

 

8. 자유를 향한 질주┃피에르 모라스┃100분┃다큐패밀리

 

달리겠다는 마음과 신발 한 켤레만 있으면 누구나 가능한 것이 ‘달리기’이건만, 불과 50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엘리트 남성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던 달리기가 모두의 것이 되기까지, 달릴 권리를 위해 싸웠던 투쟁과 여성 마라토너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담았다. 지금은 당연한 것들이 ‘권리’로 자리잡기까지의 투쟁의 역사가 펼쳐진다.  
▲ 상영 : 22일 14시 메가박스 파주 출판도시 6관 / 24일 16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8관 / 27일 16시 10분 메가박스 백석 7관

 

9. 아다 콜라우의 시장선거┃파우 파우스┃86분┃특별기획: 광장이여, 노래하라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주택대출금을 갚지 못해 집에서 쫓겨나는 시민들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피해자를 위한 플랫폼(PAH)'을 만들었던 풀뿌리 시민활동가인 아다 콜라우가 어떻게 시장이 될 수 있었을까? 시장으로 만든 사람들은 누구일까? 이 영화는 광장에서 이어진 정치의 변화가 일상으로 어떻게 옮겨올 수 있을지, 주체가 되는 정치는 어떻게 가능할지 탐구할 수 있는 좋은 참조사례다.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왜 이곳에 모였는지를 기억”하자는 연설은 광장을 기억하는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준다.
▲ 상영 : 23일 18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7관 / 28일 17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컴포트 6관

 

10. 마리보 시위(인터랙티브)┃메이플 라즈, 밀튼 기옌┃90분┃특별기획: 광장이여, 노래하라
DMZ국제다큐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인터랙티브 다큐멘터리로, 다큐멘터리의 형식적 실험을 통해 ‘혁명’과 ‘진보’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영화는 감독이 참여해 토론과 상영이 동시에 이뤄지는 라이브 방식이다. 관객들은 몇 가지 포인트에서 결정을 내려, 각기 서로 다르게 갈라지는 스토리텔링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각 포인트에서 저항과 시위의 전략과 윤리에 대해 토론을 하면서, 폭력 혹은 평화적시위를 할 것인지를 결정해 나감으로써 참여적 영화보기를 경험할 수 있다.   
▲ 상영 : 23일 10시 30분 메가박스 백석 2관 / 24일 오후 19시 메가박스 백석 컴포트 6관

정리 최유진 기자(eugenecoolkr@naver.com)
자료제공 DMZ국제다큐영화제 사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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