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 개막

28일까지 42개국 114편 다큐 선보여
메가박스 백석 등 4개 시·군 상영


 

조재현 집행위원장·이재율 경기부지사·민통선 대성동 마을 대표 등이 함께 한 영화제 개막 선언.


[고양신문] 다양한 국가, 다양한 소재, 다양한 시선의 다큐멘터리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DMZ국제다큐영화제가 지난 21일 조재현 집행위원장, 이재율 경기도 행정부지사, 홍보대사 배우 조진웅과 지우, 영화관계자와 초청게스트, 관객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8일간의 축제를 시작했다. 파주 민통선 안에 자리한 캠프 그리브스에서 막을 올린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는 고양, 파주, 김포, 연천 등 경기 북부 DMZ 인접 4개 시군에서 오는 28일까지 진행된다.

개막 행사가 열린 캠프그리브스는 미군부대가 이전하며 반환된 부지로 현재는 민통선 체험관광을 위한 유스호스텔로 사용되고 있는 곳. 세계 유일 분단국가의 긴장과 상처를 고스란히 체감할 수 있기에 ‘평화와 소통, 생명의 가치’를 표방하는 DMZ국제다큐영화제의 주제와 더 없이 부합하는 장소다. 참가자들은 개막식이 열리기 전 캠프그리브스에 마련된 DMZ영화제 관련 전시를 관람하거나, 캠프 곳곳을 구경하며 설레는 마음으로 축제의 시작을 기다렸다.

개막식 오프닝은 민통선 안 최북단 마을 대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이 제작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 장식했다. 이어 독립영화 감독과 배우들로 구성된 밴드 ‘깜장고무신’의 열정적인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독립영화계의 대부이자 밴드 리더인 김동원 감독은 평화를 촉구하는 재치있는 내용의 노래와 랩을 숨가쁘게 소화해 객석의 커다란 박수를 받았다.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조진웅과 서우가 프레스존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독립영화인들로 구성된 밴드 ‘깜장고무신’이 개막식에서 인상적인 공연을 펼쳐 큰 발수를 받았다.


방송인 류시현과 배우 권율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서 조진웅 홍보대사는 “우리 땅에 들어오면서 검문과 통제를 경험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다큐를 통해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다시 고민하자”고 말했다. 조재현 집행위원장은 “현실에서 다큐를 보고, 다큐에서 현실을 본다”면서 다큐멘터리가 전하는 감동을 함께 즐겨달라고 청했다. 이어 이재율 부지사와 집행위원장, 대성동 주민대표, 대성초등학교 어린이, 홍보대사 등이 함께 무대에 올라 한 목소리로 영화제 개막을 선언했다.

올해 영화제의 개막작은 2014년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로 다큐멘터리 영화 최고 흥행을 기록한 진모영 감독의 신작 ‘올드마린보이’가 월드프리미어로 상영됐다.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매일 죽음의 위험을 각오하고 바다로 뛰어드는 탈북민 머구리(잠수부) 박명호씨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한 가족을 부양하는 아버지의 묵직한 삶을 따뜻하면서도 활기차게 담아 내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감동적인 내용과 함께 박진감 넘치는 수중 촬영 장면이 시각적 쾌감을 선사했다. 진모영 감독은 인사말에서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장편 데뷔작부터 인연을 맺은 참 고마운 영화제”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42개국에서 출품된 114편의 다큐멘터리가 관객들을 만난다. 경쟁부문은 국제·아시아·한국·청소년 등 4개 섹션으로 구성되고, 신인 다큐작가 발굴을 위한 ‘젊은 기러기상’도 신설됐다. DMZ비전은 식민과 분단 이산의 상처를 치유하고 통일의 비전을 그려보는 섹션이다. 그밖에 2016 대한민국을 달구었던 촛불광장을 영상으로 생생히 만나는 섹션 ‘광장’과 다큐멘터리의 고전부터 현대까지의 스타일의 변화를 살필 수 있는 ‘다큐멘터리와 미장센’도 특별기획전으로 준비됐다.

다큐멘터리 고유의 힘을 보여주는 대가들의 작품과 새로운 경향을 시도한 신작들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푸짐한 성찬이 다큐멘터리 팬들 앞에 차려졌으니 마음을 열고 함께 즐기기만 하면 된다. 자세한 상영정보는 영화제 홈페이지(http://dmzdocs.com)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개막식 참가자들이 캠프그리브스에 마련된 영화제 관련 특별전시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개막식 진행 마이크를 잡은 방송인 류시현(맨 왼쪽)과 배우 권율(맨 오른쪽).
올해 영화제의 개막작 ‘올드마린보이’를 연출한 진모영 감독. 진 감독이 손에 들고 있는 DMZ국제다큐영화제 특별매거진은 고양신문에서 제작했다.
조재현 집행위원장은 올해 영화제 진행의 모토를 "시민 속으로 찾아가는 다큐"로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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