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대, 17일 지역협력교육 자문단 발족식 열고 공식 출범
‘JB지역사랑프로젝트’ 운영
교양필수 교과목으로 편성
한 해 2000명 학생 참여해
“지역문제 발굴·해결하면서
지역상생과 학생성장 모색”
[고양신문] “모순투성이이기 때문에 더욱더 내 나라를 사랑하는 본 피고인은 불의가 횡행하는 시대라면 언제 어디서나 타당한 격언인 네크라소프의 시구로 이 보잘 것 없는 독백을 마치고자 합니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자는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 유시민의 ‘항소이유서’ 中-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20대 청년시절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이라는 죄명으로 1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가 위와 같은 마지막 문단으로 마무리되는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것은 1985년의 일이다.
어느새 36년의 세월이 흘렀다. 국가와 사회는 상당부분 민주화 됐고, 대학과 학생도 달라졌다. 한국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성공적으로 이룬 유일한 국가로 주목받고 있고,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K-방역’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대입정원보다 신입생 수가 적은 시대
대학은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대학교육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면서 대학입학 정원보다 신입생 수가 적어지는 상황이 예상보다 더 빨리 왔다.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탓도 있겠지만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는 43만여명으로 대학 입학정원인 49만여명 보다 적어 역전현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에는 대학입학 가능 인구수가 37만 6000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변화하지 않으면 대학이 더 이상 존속하기 힘든 구조로 빠져들고 있다.
중부대학교가 ‘JB지역사랑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학생성장교양학부의 교양필수 정규 교과목을 편성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에 나선 이유도 그러한 변화모색의 일환이다. ‘JB지역사랑프로젝트’ 교과목은 대학이 속해 있는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역사회의 문제를 발굴하고 또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위주로 하는 특화교양교육과정을 표방하고 있다.
거대담론 넘어 지역공동체 가치 부각
청년학생들에게는 36년 전 ‘항소이유서’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던 국가, 민족, 민주화와 같은 거대 담론을 넘어설 것을 주문하며, 오늘날 더욱 필요한 덕목은 지역과 함께 공동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미시적 시선과 더불어 이론뿐만 아니라 구체적 실행력을 갖춰야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부대는 그러한 ‘JB지역사랑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17일 고양캠퍼스와 충청캠퍼스를 화상으로 연결해 ‘지역협력교육 자문단’ 발족식도 열었다. 평일 오후 시감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발족식에는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64명 중에서 고양에서는 44명 중 윤미옥 고양시 기획조정실 팀장, 허신용 고양시자원봉사센터장, 권영기 고양상공회의소장, 김현진 예술과인간개발 상임이사 등 23명이, 충청에서는 20명 중 박열 지방자치인재개발원 사무관, 박정미 금산군 교육가족과 과장, 강상훈 아름다운가게 본부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양 캠퍼스를 합해 과반수가 넘는 36명의 참석 자문위원들은 중부대의 새로운 시도와 변화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듣고 대화하는 시간을 함께하며 응원과 협력의지를 표했다.
대학-지역사회 연계교육 중요해져
엄상현 중부대 총장은 “JB지역사랑프로젝트는 학생들에게 학점이 주어지는 교양필수 과정이라 매년 2000명의 신입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게 된다”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 과정에 자문위원 여러분께서 다른 한 축의 주인공으로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면 학생-학교-지역이 더불어 성장·발전하는 대한민국 교육계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당부와 기대가 담긴 인사말을 전했다.
엄 총장은 취임 초기부터 중부대 학생들을 바람직한 세계시민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지역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지역사회 연계교육의 필요성을 줄기차게 강조해 왔다. 그 일환으로 중부대학교만의 시그니처(상징)가 될 수 있는 필수교양교육을 개발해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양 캠퍼스에서 공식 운영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지역사랑프로젝트 수업은 지역과 대학이 연계해 ▲지역사회에 대한 이해 ▲지역사회의 문제 발굴 ▲지역사회 문제에 대한 단계별 문제해결 접근 ▲지역사회와 연계한 실제 체험 학습활동 기회 제공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 고차원적 사고, 의사소통과 대인관계, 자기개발, 정보와 기술 활용 역량을 높이게 된다.
이를 위해 교과목은 이론수업 15시간, 학생프로젝트 활동 15시간, 교내외 사회봉사 15시간 등 총 45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반드시 교내외에서 15시간 이상 사회봉사나 지역과 연계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해야만 이수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대학·학생이 지역문제 발굴·해결에 참여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최경애 학생성장교양학부 학부장은 “다양한 종류의 산-학 협력, 관-학 협력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그동안 대학이 속해 있는 지역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었다”며 “학생들이 적극적인 주체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자문위원들께서 대학과 지역사회를 둘러싼 다양한 현안과 문제에 대해 자문과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지역협력교육 자문단 발족식 공식 행사 이후에는 양 캠퍼스별로 참석 자문위원들이 담당 교수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고양캠퍼스에 참석한 자문위원들은 ‘고양누리길 전 구간 이정표 점검과 안전 진단을 통한 개선안’,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 제작’, ‘청각장애인을 위한 영상 자막 만들기’, ‘고양시 도시 브랜드 현황 점검과 강화 방안’, ‘고양시 유망 기업 탐방과 청년의 시각으로 본 기업혁신 방안’, ‘고양시 대형 개발사업과 지역경제 파급효과 분석’ 등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을 제시하며 “지역사랑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