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주민들, 이 시장 ‘영끌’의혹보도 반박  ‘SBS는 사과하라’  

트램유치는 주민 투쟁의 결과
공공연한 정보와 공익 추구를
‘이해충돌’로 모는 것은 왜곡 
고양시 아파트 사상 최대 상승 
트램 유치 식사동도 동반 상승

[고양신문] 이재준 고양시장이 도시철도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해 온 식사지구에 아파트를 샀고, 이후 식사지구에 트램이 확정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다는 보도가 파장을 낳고 있다. 

지난달 30일 SBS는 식사지구에 역 신설을 추진했던 이 시장이 식사지구 아파트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를 줄인 말)해서 매입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이어 31일에는 채널A도 거의 동일한 내용으로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는 전국적으로 공직자가 직위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나온 보도이기 때문에 이 시장에 대한 비판을 몰고 왔다. 

이와 관련해 식사동 주민들이 주축인 ‘고양도시철도추진연합’은 지난 1일 성명서를 통해 “시민운동의 성과인 트램을 개인의 투기를 위한 정책으로 호도한 왜곡보도를 사과하고 정정하라”고 요구했다. 윤종현 고양도시철도추진연합 대표는 “고양시장의 실거주 목적의 주택 구입을 투기로 비화시켜 지역주민들의 투쟁 성과를 폄하하는 보도를 즉각 중지하고 사과방송 하라”라고 비판했다. 

식사동 등 주민들로 구성된 고양도시철도추진연합이 1일 SBS 고양시장 투기의혹 보도와 관련해 편파왜곡 보도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하면서 언론중재위에 제출할 중재신청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식사동 등 주민들로 구성된 고양도시철도추진연합이 1일 SBS 고양시장 투기의혹 보도와 관련해 편파왜곡 보도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하면서 언론중재위에 제출할 중재신청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 시장은 작년 2월 7일 식사지구 위시티 일산자이 4단지 전용면적 162.7㎡(59평)의 아파트 한 채를 7억1500만원에 사들였다. 이 시장이 아파트를 사들인 시점은 신교통 수단으로 식사선 트램이 결정된 작년 12월로부터 9개월 이전 시점이다. 같은 시기에 GTX 창릉역 유치도 결정됐고 이보다 앞서 여러 개의 지하철 노선이 확정됐다. 창릉신도시와 맞물린 교통대책은 그동안 교통 불편 때문에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다는 고양시 지역주민들의 불만을 어느 정도 완화했고, 실제 고양시 전역의 아파트값이 사상 최대로 급상승했다. 

이 시장이 사들인 아파트와 같은 단지, 같은 평수의 아파트 역시 올해 2월 22일 12억7000만원으로 급등했다. 시세차익을 따지면 5억5500만원다. 킨텍스지구, 원흥지구, 삼송지구 등의 아파트는 가격 상승폭이 더 크다. 대화동 킨텍스 꿈의그린 39평의 경우 작년 7월 11억5000만원에서 올해 2월 17억6500만원으로 불과 5개월 만에 6억원 상승했다. 도내동 원흥동일스위트 34평의 경우 작년 3월 6억원에서 올해 1월 11억원으로 5억원 상승했다.  

일부 언론보도 처럼 식사지구에 도시철도를 추진한 것은 이재준 시장의 사적이익을 챙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역주민들이 10년 넘게 단합해 얻어내려고 했던 공적 이익에 대한 대변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통이 낙후된 지역의 숙원을 해결하기 위해 고양시는 2018년 ‘고양시 철도교통 구축 및 연계 효율화 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했고 고양선의 일산연장의 타당성을 타진해왔다. 앞서 2008년 경전철이 무산된 이후식사동 주민들은 교통문제 해결을 줄기차게 요구해왔고, 이러한 식사지구 교통문제 해결은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의 단골 공약이었다.  

고양시 전역의 전반적인 집값상승과 더불어 지하철 유치, 트램 유치가 공공연한 정보였고, 시장 개인의 의지로 결정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장의 영끌 투기는 억울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비서실 관계자는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구입한 정상적 경제활동에도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왜 하필 식사지구에 이사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비서실 관계자는 “주민들이 밤마다 찾아와서 시위를 해서 주변 이웃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관사 추진을 했지만 무산되자 가족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좀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가 필요했다. 그나마 시청과 가까운 식사지구에서 적당한 매물로 나와 구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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