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장, 아파트 ‘영끌’ 현수막에 사과요구... 한동안 본회의장 안 나타나기도  

2일 고양시의회 시정질문 시간에 이재준 시장이 스스로 공개한, 본인을 비난하는 아파트 ‘영끌’ 관련 현수막. 이 시장은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를 통해 해당언론으로부터 5월 10일 고양시장이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정정보도를 받았다”며 “이러함에도 동네에 현수막을 내건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이런 식의 정치공세로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에 대해 분명히 시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2일 고양시의회 시정질문 시간에 이재준 시장이 스스로 공개한, 본인을 비난하는 아파트 ‘영끌’ 관련 현수막. 이 시장은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를 통해 해당언론으로부터 5월 10일 고양시장이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정정보도를 받았다”며 “이러함에도 동네에 현수막을 내건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이런 식의 정치공세로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에 대해 분명히 시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 아파트 ‘영끌’ 현수막에 사과요구
한동안 본회의장 안 나타나기도  
의사진행 지체 상황 책임 물어
일부 시의원은 반대로 시장·의장에 사과요구 

[고양신문] 이재준 고양시장이 2일 고양시의회 시정질문 답변 자리에서 시정답변 대신 현수막을 통한 정치공세를 펼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고양시의회 의사진행에 큰 차질을 빚었다. 

이 시장이 문제로 삼은 현수막은 탄현역 인근에 걸린 것으로, ‘국민의힘 고양시의회 의원일동’이라는 이름으로 걸린 ‘아파트 영끌투기 시민은 분노한다! 이재준 시장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이었다. 이 문제로 고양시의회는 이날 오전 11시40분경 정회가 이뤄졌고, 오후 의사일정에도 이 시장이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음으로써 의사진행은 상당시간 지체됐다.

이날 오전, 시정질문하기로 한 열 명의 의원 중 두 번째 질문자로 나선 국민의힘 소속 김완규(탄현·일산1동) 의원이 시민들의 보행환경에 대한 질문에 나섰다. 이재준 시장은 시정답변을 하지 않고 돌연 작정한 듯 시장을 비난하는 내용의 해당 현수막을 본회의장에 공개했다. 이 시장이 작년 2월 도시철도가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해 온 식사지구에 아파트를 샀고, 이후 식사지구에 트램이 확정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영끌’ 의혹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지만 이는 잘못된 의혹이라는 점이 밝혀졌음에도 정치적 공세를 멈추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였다.  

이 시장은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를 통해 해당언론으로부터 5월 10일 고양시장이 실거주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정정보도를 받았다”며 “이러함에도 동네에 현수막을 내건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이런 식의 정치공세로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에 대해 분명히 시정되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 정중히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몇몇 의원들도 ‘사과하라’는 목소리가 본회의장에서 나왔고 곧바로 정회가 이뤄졌다. 

2일 열린 고양시의회의 고양시장에 대한 시정질문 자리에서 이재준 시장은 정치공세를 펼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2일 열린 고양시의회의 고양시장에 대한 시정질문 자리에서 이재준 시장은 정치공세를 펼친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오후 의사일정에도 이 시장이 본회의장에 출석하지 않자 고양시의회는 출석을 요구했고 이 시장은 이날 오후 3시20분에야 본회의장에 나타났다. 이 시장은 다시 본회의장에 입장해 “최근 통과된 이행충돌방지법의 적용범위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법이 특정 목적에 이용되거나 무차별적으로 적용되는 경우가 있다. 탄현역에 이런 식의 현수막이 걸리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유감스럽게도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는데 의회가 다시 속개되어서 의회 본연의 업무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선거가 다가오면 올수록 서로 예의를 갖춰주었으면 좋겠다. 김완규 의원님의 질문에는 충분히 서면답변을 드렸기 때문에 이것으로 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시장이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을 할 시간에 특정의원이나 특정정당에 대해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사과 요구를 함으로써 고양시의회 의사진행에 폐해를 끼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의당 소속 장상화 의원은 “시민들의 투표로 당선된 시의원으로서 참담함을 느낀다. 의원의 정당한 질의에 답변 거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문제는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고 말문을 연 뒤 “시장은 해당 의원이나 그 정당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었어야 하며 모든 의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훈계하거나 따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시장의 고양시의회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또한 일방적이고 편파적으로 회의를 진행한 고양시의회 의장에게도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한다. 이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을 시 저희 정의당 의원들은 이 시간 이후의 의사일정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 대한 원인제공과 책임은 시장과 시의회 의장에게 있음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선 국민의힘 소속 정연우 의원도  “시의회 의장이 고양시장에게 하신 ‘답변하실 것 없죠?’라는 발언은 중립이 무너진 발언이다. 중립이 무너진 발언에 대한 시의회 의장의 사과를 요구한다. 현수막을 보여주면서 시작한 시장의 발언은 시의원이 질문한 내용을 벗어난 발언이다. 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사를 구분하지 않고 개인의 사적인 감정이 섞인 발언을 한 것이다. 이 점에 대해 시장이 고양시의회 의원님들에게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이길용 의장 대신 의사봉을 쥔 이홍규 부의장은 이 시장에게 사과할 용의를 물었고 이 시장은 거부했다. 이후 국민의힘과 정의당 소속 의원들은 본회장을 빠져나갔고 민주당 의원들만 남은 채 시정질문이 밤 9시30분까지 이어졌다. 결국 이날 이 시장이 현수막을 내건 주체에 대해 요구한 사과도, 국민의힘·정의당 의원들이 순탄치 않았던 의사진행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 시장과 이 의장에 요구한 사과도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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