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가와지볍씨 발굴 30주년 이융조 명예관장 기념특강
1991년 발굴 당시 어려움 회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보도 감격
청주 소로리볍씨 발굴로 이어져
[고양신문] ‘벼, 타임캡슐을 열다’ 특별전이 열린 24일에는 고양가와지볍씨 발굴 30주년을 기념하는 특강도 진행됐다. 이날 이융조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 명예관장은 ‘고양가와지볍씨 연구 성과에 대한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 명예관장은 이날 특강에서 고양가와지볍씨가 한반도에서 가장 오래된 재배볍씨로 대외적으로 알리기까지 그 이면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많았다고 전했다. 1991년 발굴 당시의 상황을 회고하며 “당시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학생들이 참여했는데, 발굴 예산으로는 학생들에게 밀짚모자와 장갑만 지급했고, 식사도 시장에서 직접 구입해 조달한 재료로 하루 세 끼와 간식을 해결했다. 또한 잠자리는 김수원 선생의 배려로 대화리 전체에서 오직 한 채 남아 있는 집의 방 2개를 빌려 여학생들이 사용했다. 남학생들은 헛간과 발굴용 천막에서 더운 여름 102일간을 견뎌내야만 했다”고 회고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보도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설명도 했다. 이 명예관장은 “1994년 7월, 일본 마이니찌 신문이 ‘가와지볍씨를 취재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단순히 전화 인터뷰를 한 것이 아니라 마이니찌 신문 나라 지국장이 직접 국내로 날아와서 이틀 동안 집중적으로 나와 박태식 박사, 허문회 교수 등을 인터뷰 했다”며 당시의 감격을 전했다. 이어 “일본 나라국립문화재연구소 아수카자료관 구가쿠(工樂) 학예실장은 ‘한반도에서 벼농사가 약 5천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상식을 뒤집은 발견이다. 앞으로 일본 연구자도 참여하여 공동연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융조 명예관장은 고양가와지볍씨 의미와 박물관의 역할에 대하서도 설명했다. 이 명예관장은 “고양가와지볍씨가 미국 베타연구소의 측정으로 5020년 전인 신석기 시대의 것으로 밝혀졌다. 박태식 박사는 소지경 절단면을 전자주사현미경으로 확인해서 우리나라 신석기시대 재배벼임을 실증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고양가와지볍씨 의미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세계벼의 진화·발전 연구에 획기적인 성과를 얻게 하는 시발점과 기본축이 됐다”면서 “고양가와지볍씨 발굴은 이어 8000년 전의 볍씨인 충주 조동리볍씨와 약 1만7000년 전에서 1만5000년 전 사이의 볍씨로 보이는 청주 소로리볍씨 발굴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2014년 개관한 고양가와지볍씨 박물관에 대한 긍지도 밝혔다. 이 명예관장은 “고양가와지볍씨 박물관은 각기 2차례의 국제회의를 개최하면서 농경과 관련된 자문을 얻고자 8개 국가에서 19명의 ‘해외 석학 학술자문위원’을 위촉했다. 이렇게 다수의 해외석학 학술자문위원을 확보하였다는 사실은 박물관의 큰 자랑이라고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