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마약범죄 4→89건
마약 후 운전, 재차 검거돼
‘특정인끼리 마약’은 옛말
마약 구하기 훨씬 쉬워져

지난 10년간 고양경찰서 마약범죄 검거건수. 마약팀이 별도로 개설되어 있지 않은 일산서부·동부경찰서의 통계는 제외. 본 통계는 고양시 내외에서 고양경찰서 마약팀이 검거한 사건도 포함. 자료=고양경찰서
지난 10년간 고양경찰서 마약범죄 검거건수. 마약팀이 별도로 개설되어 있지 않은 일산서부·동부경찰서의 통계는 제외. 본 통계는 고양시 내외에서 고양경찰서 마약팀이 검거한 사건도 포함. 자료=고양경찰서

[고양신문] 최근 ‘마약 음료수 사건’ 등 서울에서 발생한 사건들로 ‘일상 속 마약’에 대한 공포가 심화된 가운데, 고양시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마약에 대한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부정확한 정보로 인해 실제보다 마약문제가 지나치게 과장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제기됐다.

10일 확인한 고양경찰서 검거건수 통계를 보면 마약범죄로 검거된 사건은 지난 2013년 4건에서 2022년 89건으로 부쩍 늘었다. 2013년 4건, 2014년 9건 등 한 자릿수로 집계됐던 관련 사건은 2015년 23건, 2016년 72건 등 급격히 증가하더니 최근에는 2021년 84건, 2022년 89건 등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증가한 마약범죄 검거율 만큼, 일상에서 마약범죄가 포착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실제 검거사례에서도 마약이 고양시민 일상 속에 자리 잡았다는 정황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1월, 고양경찰서는 타인 명의로 처방받은 향정신성의약품을 투약한 채 무면허로 차량을 운행한 피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주거지 화장실에서 필로폰 투약 후 환각 상태에서 승용차를 절취해 운행한 피의자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 당시 피의자는 마치 음주 상태인 것처럼 보였으나 음주 감지가 되지 않아 마약류 검사를 시행했고, 필로폰 투약사실이 확인되었다”라고 밝혔다.  

두 검거 사례 모두 ‘운전’ 중에 벌어진 사고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즉, 특정 장소에서 특정인들끼리 마약을 소비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큰 피해를 끼칠 뻔 했다는 것.

소개한 두 건의 검거사례를 제외하고도 고양시 내 마약범죄 사례는 소폭 증가 추세다. 사진은 2016년 4월 고양경찰서가 압수한 마약증거물.
소개한 두 건의 검거사례를 제외하고도 고양시 내 마약범죄 사례는 소폭 증가 추세다. 사진은 2016년 4월 고양경찰서가 압수한 마약증거물.

고양경찰서 형사과장은 “최근 마약류 범죄에 그치지 않고 환각 상태에서 벌어지는 2차 범행이 많아지고 있다. 술 냄새는 나지 않으나 비틀거리면서 주취자와 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 마약류 투약을 의심해야 한다”라며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마약과 그에 따른 2차 범행 및 사고에 시민들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양시 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러한 마약범죄로 인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지난 25일, ‘요새 진짜로 마약 하는 사람이 많아진 건가요?’라는 이름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의 댓글로는 ‘최근 들어 확실히 일반인들도 마약 구하기가 쉬워진 것 같다’ 등 일상 속 산재한 마약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하는 내용이 많았다.

그러나 고양경찰서 마약팀 관계자의 생각은 다르다. “최근 마약범죄가 기승을 부리기는 하지만, 단순히 술에 취한 것을 마약으로 신고하는 경우가 있는 등 고양시 내에 과장된 불안감이 퍼져있다. 올바르지 않은 정보로 인한 공포로 지역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진 않을까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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