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의 전혀 없이 정쟁만 
학교 무상급식 등 예산 지연

[고양신문] 고양시의회가 15일 임시회 동안 심의하기로 한 예산안과 안건을 전혀 처리하지 못한 채 다음회기를 기약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따라 긴요하게 쓰여야 할 예산이 발목이 잡히면서 시민들의 민생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시의회는 지난 7일부터 21일까지 계획된 제276회 임시회를 통해 지난 6월 미처리된 조례 등을 포함해 총 102건의 안건과 올해 2차 추경예산 1946억원을 다룰 예정이었다. 하지만 임시회 첫날인 7일과 마지막 날인 21일 의회파행의 책임을 따지는 의사진행발언만을 했을 뿐, 대부분 시간은 정회로 채워졌다. 정작 중요한 안건과 예산안 심사는 거들떠보지 않아 사실상 의회 기능이 마비됐다.

이번 의회 파행으로 차질이 우려되는 것은 지역 내 유치원과 각급 학교에 지원하는 무상급식이다. 최근 식재료비와 공공요금 인상분을 충당하고자 110억원을 추경에 편성했으나, 이번 사태로 262개교 11만8000여명 학생들의 급식이 원활하게 이뤄질지 미지수다.

또한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가산급여,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생계급여와 희망키움통장·내일키움통장, 저소득층 청년의 자립을 돕는 청년저축계좌·청년내일저축계좌 등 생계지원형 사업들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입원·격리자 생활지원비, 난임부부와 미숙아·선천성 기형아에 대한 의료비 지원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러함에도 고양시의회 양당, 고양시의장, 고양시장 등 누구도 의회 파행을 멈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제276회 임시회 마지막날인 21일에도 민주당은 입장문을, 국민의힘은 호소문을 발표하며 당의 입장만을 내세웠다. 이날 민주당은 “이동환 고양시장의 본회의 불출석은 상습적이고 고의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그간 의회 불출석에 대한 이 시장의 사과부터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8번의 이 시장 본회의 불출석을 지적했다. 민주당은 또한 “시장의 막무가내식 태도에도 고양시의회의 의장인 김영식 의원은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며 시의장을 겨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역시 이날 호소문을 통해 “민주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에서 비롯된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하고 조건 없는 본회의장 복귀”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양특례시의회 사망선고!’라고 적힌 표지판을 들고 검정색 정장을 입은 채 시의회와 시청 내부를 돌며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고양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21일 ‘고양특례시의회 사망선고!’라고 적힌 표지판을 들고 검정색 정장을 입은 채 시의회와 시청 내부를 돌며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고양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21일 ‘고양특례시의회 사망선고!’라고 적힌 표지판을 들고 검정색 정장을 입은 채 시의회와 시청 내부를 돌며 퍼포먼스를 펼치기도 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