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세월> 지성이 아빠 문종택 감독
15일 고양상영회, 감독과의 대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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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대통령님 여기서 말씀 좀 드리겠습니다. 이 나라의 주인이 누구인지 한번 묻고 싶습니다. 대한민국 주인이 누구냐고."
2014년 4월 진도체육관에서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 문지성의 아버지 문종택씨는 외치고 있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고함을 치는 그의 머리는 까맣다. 세월호참사로 인해 유가족, 생존자, 실종자들의 가족이 된 이들은 10년 동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걷고, 싸우고, 외쳐왔다. 

너무 당연한 외침은 외면당하고, 왜곡되었고, 심지어 사찰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성이 아빠가 스스로 카메라를 잡고 기자, 피디, 언론사, 그리고 감독이 된 이유다. 안산, 청와대, 광화문, 팽목항, 동거차도, 서거차도, 세월호 인양 현장, 문씨의 카메라는 현장 어디든 달려갔고, 유가족, 시민들과 함께 했다.  

4월 3일 개봉한 영화 <바람의 세월>은 문종택 감독이 그동안 기록해온 영상 5000여개와 자료들을 모아낸 다큐멘터리다. 감독은 문종택·김환태, 주연은 ‘4·16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과 촛불 시민’이다. 

문종택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그동안 세월호 관련해 특별법에 의한 세월호특별조사위가 있었고, 선조위, 사참위가 있었습니다. 안타깝지만 사참위로 분명한 진상규명 조사의 매듭이 되지 못했습니다. 저는 조사관들과 함께 동행하며 조사의 한계, 조사할 수 없는 상황들을 목격했습니다. 결국 세월호는 정치적인 사안만 남은 찢어진 빈 껍데기, 녹슨 세월호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안타까운 현실을 영화로 다 담지는 못했지만 우리들의 애통함, 그 시간들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피해자가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되는지를 보여주려 했습니다.”

10년 동안 세월호 현장에는 지성아빠, 문종택 감독이 있었다.
10년 동안 세월호 현장에는 지성아빠, 문종택 감독이 있었다.

그의 영화를 본 유가족들은 화면 속의 자신과 이웃, 서로의 얼굴을 찾아 ‘누구 아빠, 엄마는 젊었네’라며 울고 웃었다고 한다. 일반적인 언론의 카메라에는 담기기 어려운 일상, 삶의 이야기도 엿볼 수 있었다. 문 감독은 “피해자라는 이유로 항상 지적을 받았다. 웃으면 웃는다고, 울면 또 운다고”라며 “일반적인 언론의 카메라에는 담기기 어려웠던 우리들의 일상, 삶의 이야기가 있어서 좋았다고들 했다”고 말했다.   

지성아빠, 문종택 감독
지성아빠, 문종택 감독

“이제 10년이 지났으니 그만 하자고, 안전사회를 만들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합니다. 그러나 우리 부모들 중 누구도 진상규명이 다 되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들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지금처럼 우리들이 나서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문종택 감독은 “세월호 엄마, 아빠라는 이유로 끝까지 진상규명을 위해 싸우겠다”며 “지난 10년처럼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다. 

고양시 세월호참사 10주기 다큐영화 기획상영회는 15일(월) 오후 7시 롯데시네마 라페스타점 1관. 영화가 끝난 후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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