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공무원에 폭언 일삼은 악성민원인 고발
악성민원 대응팀 구성, 시차원 고발 등 적극 대처
[고양신문] “많은 공무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일선 민원 현장에서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친절히 건네주신 한마디가 누군가를 웃게 만듭니다. 공무원도 우리의 이웃입니다.”
구독자가 74만인 ‘충주시 홍보맨’의 민원편 멘트다. ‘악성 민원인’으로 분한 김선태 담당자가 민원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에게 ‘내가 누군지 알아’라며 호통을 치고, 서류를 집어던지다가 출동한 경찰에 연행되는 장면에 공무원들은 지지를 보냈다.
고양시에도 주민자치센터나 민원 부서 사이에서 유명한 이름들이 몇 명 있다. 지속적으로 찾아와 지나친 업무를 요청하거나 담당자에게 폭언, 성희롱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민원부서에 와서 본인의 팬티를 보여주거나 내 딸 같다면서 해당 직원에게 이상한 말을 하거나 외롭다면서 매일 찾아오는 경우도 있어요. 법적으로 처벌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고양시에서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분이 4명 정도 있어요.”
고양시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악성민원 1명이 200명의 일반 민원업무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결국 성실한 시민들의 권리가 침해되는 것”이라며 “다른 지자체에서 악성민원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고양시에 와서 같은 행위를 하는 사람을 노조 이름으로 고발하기도 했다. 행안부와 경기도의 지침에 따라 고양시가 이제라도 대응을 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양시는 공무원에게 폭언을 일삼는 악성 민원인을 시 차원에서 고발하고, 악성민원 대응팀(TF)을 구성해 적극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양시는 보도자료에서 “악성 민원인 A씨는 자신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관계 공무원에게 욕설은 물론 여직원에게는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폭언 등을 수십 차례 하였을 뿐만 아니라 2020년부터 현재까지도 많게는 하루에 수십 통 이상 전화를 하고 있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였다”며 “특히 해당 민원인은 최근 김포시 공무원이 자살한 것을 조롱하면서 고양시 공무원들에게 극단적 선택을 하라는 심한 말은 물론 여직원들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을 수시로 했으며, 이로 인해 한 여직원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 심리상담사에게 상담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시는 행정전화를 통해 욕설 및 성적인 폭언 등을 하는 해당 민원인에 대한 엄정 조치를 위해 ‘고양시 소송사무 처리규칙’에 따라 고문변호사를 선임해 폭언 녹음파일 등을 토대로 고양경찰서에 5월 17일 고발했다. 이동환 시장은 3월 29일 시청 내부망에 ‘고양시 직원여러분께 올리는 글’이라는 게시물을 작성한 바 있다.
이동환 시장은 게시글에서 “직원 보호를 위해 우선 공개되는 직원들의 이름이나 사진을 일선 학교나 경찰서처럼 익명 처리를 도입할 것”이라며,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주민의 행복한 삶을 돕기 위해 최일선에서 성실히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거나 위축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인 보호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악성민원 대응팀은 박원석 제1부시장을 단장으로, 소통협력담당관실이 담당부서를 맡고, 감사관실, 법무담당관실, 행정지원과, 주민자치과, 민원여권과행정단 행정지원 인적지원 민원여권과와 고양시공무원노조위원장, 원당지구대장이 참여한다. 6월 중 회의가 예정됐으며 정기적으로 관련 회의를 하고, 사례수집, 위법행위에 대한 대응을 할 예정이다.
소통협력담당관실 담당자는 “직원들이 민원 위협 행위에 대해 대응이 필요할 경우 시장 명의로 고발할 예정”이라며 “그동안은 위법행위에 대해 유형별로 경기도에 제출하는 정도였는데 앞으론 민원인을 특정해 자료 수집하고 대응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