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무엇이 문제인가
고양시 지역의사회의 시선

심욱섭 고양시의사회장

권역별 지역의료를 살리고 
의료전달체계가 바로잡아야

심욱섭 고양시의사회장은 "실제 중요한 문제는 1, 2, 3차 의료기관별 역할이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욱섭 고양시의사회장은 "실제 중요한 문제는 1, 2, 3차 의료기관별 역할이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양신문] “의료전달 체계가 없어지니 2003년부터 2020년까지 18년 동안 동네의원 환자의 35%가 종합병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실손보험이 큰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민 3000만 명 이상이 실손보험에 가입하고 있는데 동네의원을 이용하면 별 혜택이 없으니 감기환자도 종합병원, 대학병원으로 바로 갑니다.”

의료분쟁으로 의료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심욱섭 고양시의사회장은 실제 중요한 문제는 1, 2, 3차 의료기관별 역할이 무너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심 회장은 “유명무실해진 의료전달 체계와 함께  실손보험의 의료비 지원으로 인해 환자들이 2, 3차, 종합병원으로 쏠려 암환자가 경증 환자에 밀려 2~3개월씩 기다리게 됐고, 의료비는 오히려 치솟게 됐다”며 강한 어조로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이로 인해 2, 3차 의료기관, 서울의 대학병원들은 감기를 비롯한 경증 환자들로 넘쳐나고, 지역의 1차 의료기관은 환자가 부족해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 

고양시의사회 소속 병의원은 650여곳 정도. 의사부족으로 인한 응급실 문제를 일선 의원들에서도 체감하고 있다. 응급환자들이 진료나 입원할 곳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감기인 줄 알고 왔는데 폐렴인 경우 종합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데 입원을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어요. 환자도 힘들지만 저희도 난감하죠. 특히 공휴일에 응급환자가 오면 당황스럽습니다.”

응급·필수의료 병원과 의사들이 줄어드는 문제 역시 의료개혁 실패 때문이라고 심 회장은 지적했다. 정부의 저수가 의료보험 정책으로 인해 동네의원은 환자가 줄고 의료 분쟁은 늘어나는 상황에서 산부인과, 소아과, 외과 등 필수과 전문 의사들이 전문과를 포기하고 비보험과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전공의들도 필수과를 기피하게 되면서 ‘필수과 몰락’ 상황까지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해법은 간단합니다. 권역별 의료를 살리고,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돌아가게 하면 됩니다. 코로나 유행 당시 지역에서 의사들이 협력해서 아이디어를 내고, 현장에서 적극적인 방역 협조로 위기를 이겨내지 않았습니까. 정부가 30조원을 투입한다고 했지만 우리는 그것보다 적은 예산으로도 시스템만 잘 바꾸고, 의사들과 협력해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현재의 심각한 의료상황에 대해 환자와 가족들에게는 죄송”하다며 심 회장은 “정부가 쉬운 방법이 있는데 어렵게만 가려고 한다”고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인터뷰를 했던 지난 3일, 휴일에도 진료를 하는 심욱섭 회장의 병원에는 마감까지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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