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드론앵커센터 1층, 주민거점 공간
화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 운영 
“우주 콘셉트로 아기자기하게 꾸몄어요”

[고양신문] 경의중앙선 화전역에서 내리면 공영주차장 바로 옆에 고양드론앵커센터가 보이고 ‘카페 27b OPEN’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현수막에는 ‘화전도시재생 주민거점시설’이라는 문구도 적혀있다. 

카페 27b을 운영하는 주체는 화전동에서 수년간 진행된 도시재생사업의 성과로 탄생한 주민조직인 화전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장성석, 이하 화전마관협)이다. 화전마관협은 공개입찰을 통해 고양시로부터 공간 사용 권한을 얻어냈다.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수년간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차곡차곡 쌓아온 주민들의 잠재된 역량을 구체적으로 실천해보고자 거점공간 마련에 도전한 것이다.

한 손으로 음료쟁반을 받쳐든 귀여운 우주인 인형의 마중을 받으며 카페 안으로 들어서면 아이보리, 주황, 노란색 톤으로 꾸며진 화사한 공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30여 평 넓이에 테이블 10여 개가 자리하고 있고, 안쪽에는 별도의 모임 룸도 갖췄다. 

천천히 둘러보니 구석구석 흥미로운 아이템이 가득하다. ‘드뿡이상점’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매대에는 화전마관협의 캐릭터인 ‘드뿡이(드론과 꿀벌의 조합)’가 디자인된 키링과 공책을 비롯해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든 수공예품, 우주와 관련된 소품들이 진열돼 있다. 눈여겨보니 카페 곳곳에서 우주인과 별들이 눈에 띈다. 화전마관협 안희정 이사의 얘기를 들어보자.

“카페가 자리한 건물이 드론앵커센터이고, 가까이에 한국항공대가 자리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카페의 콘셉트를 하늘과 우주로 잡았어요. 카페 이름인 ‘27b’도 천문학자들이 별에 이름을 붙이는 방식을 흉내냈습니다. 건물 주소가 화랑로 57-27번지거든요.”
친근하면서도 차별화된 이미지를 연출하기 위해 고심했을 조합원들의 수고가 짐작된다. 

‘하늘과 우주’라는 카페의 콘셉트는 시그니처 음료에도 반영됐다. ‘하늘에이드’는 초록색 지구 위로 펼쳐진 파랗고 투명한 우주를 떠올리게 하고 ‘구름에이드’는 가을하늘에 떠 있는 포근한 구름을 닮았다. 한모금 마셔보니, 눈으로 느꼈던 상쾌함이 입안으로 고스란히 전해온다. 안 이사는 “시그니처 음료에 대한 손님들의 반응이 좋다”면서 기쁘게 웃었다.

카페의 기본인 커피맛은 어떨까. 신해랑 매니저의 설명이다.

“브라질,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파푸아뉴기니산 생두를 각각 로스팅해서 후 블랜딩한 커피입니다. 화사한 꽃향과 다크초컬릿향, 호두와 베리류의 산미가 적당히 조화를 이루고 있지요.”

차림표에는 커피와 라떼, 에이드, 주스, 스무디, 티와 함께 토스트, 샌드위치, 크로플 등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류가 적혀있다. 가격도 착해 마을주민과 항공대 학생들, 드론앵커센터를 찾는 방문자들이 편하게 들르기에 안성맞춤이다.

카페 27b는 화전마관협 12명의 조합원, 그리고 화전도시재생사업을 함께 했던 많은 주민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디딤돌과 같은 공간이기도 하다. 오랜 날들 동안 함께 꿈꾸고 상상했던 사업들을 하나하나 펼쳐나갈 거점이기 때문이다. 

“카페 이름처럼 매달 27일마다 뭔가 재밌는 행사를 열어볼까 합니다. 영화도 감상하고, 음악회도 열고, 크고 작은 문화모임들을 이어가고 싶어요. 풍선아트와 리본만들기, 칵테일주조 등을 배우는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있고요. 또한 다른 도시재생지역 주민들과 다양한 사업들을 함께 만들 궁리도 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창밖으로 탁 트인 마당이 눈에 들어온다. 
“저곳에서는 화전 주민들이 재배한 건강한 농산물을 판매해볼까 합니다. 다가오는 김장철에는 절임배추도 주문받을 생각이고요. 멋진 공간이 생겼으니,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 다 해봐야죠(웃음).”

카페 27b에서 펼쳐나갈 사업들은 네이버카페 ‘화전마관협’을 통해 차례차례 공개될 예정이다. 문의 02-3158-3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