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공간] 고양동 카페 ‘더높빛+’
더높빛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거점공간
고양동 역사탐방 마무리 코스로 안성맞춤
“누구나 즐겨 찾는 마을 사랑방 만들고파”
[고양신문] 이름에서 짐작되듯 고양동은 고양 땅에서 가장 깊은 역사를 간직한 마을이다. 벽제천이 감싸고 흐르는 마을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고양향교와 중남미문화원, 600년 세월을 지켜본 향교골 은행나무, 조선시대 중국 사신을 맞았던 벽제관지, 느티나무 보호수와 비석거리를 차례차례 만날 수 있다. 주민들이 ‘고양동 높빛고을길’이라고 이름 붙인 이 길은 경기도 ‘구석구석 관광테마골목’에 선정되며 방문객들을 맞고 있다.
최근 높빛고을길에는 또 하나의 명소가 추가됐다. 바로 주민들로 구성된 더높빛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카페 ‘더높빛+(플러스)’가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이곳의 운영 주체는 고양동에서 수년간 진행된 도시재생사업의 성과로 탄생한 주민조직인 더높빛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유미정)이다. 조합은 공개입찰을 통해 고양시로부터 공간 사용 권한을 얻어냈다. 적지 않은 금액을 투자하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수년간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차곡차곡 쌓아온 주민들의 잠재된 역량을 구체적으로 실천해보고자 거점공간 마련에 도전한 것이다.
위치는 고양초 바로 옆, 느티나무가 아늑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비석거리 쌈지공원에 자리한 카페는 80여 평 단층건물이다. 마을 중심에 어떻게 이런 건물이 남아있었을까. 알고 보니 벽제농협이 사용하던 창고였다. 천장이 높고 내부 기둥 없이 탁 트인 건물을 리모델링하니 개방감 좋은 멋진 카페공간이 탄생했다. 정면과 측면에는 커다란 통창을 내서 햇살과 바람이 드나들고, 카페 앞 마을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정겨운 모습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왜 더높빛 플러스일까. 유미정 이사장에게 물어보았다.
“마을 이름인 고양(高揚)을 우리말로 풀면 ‘높빛’이 되죠. 여기에 주민들의 소망과 기쁨을 더하자는 의미로 플러스를 붙였습니다. 이름처럼 이곳을 중심으로 고양동 사람들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공간을 좀 더 살펴보자. 벽면은 창고건물 블록을 원형대로 활용해 레트로한 감성을 더했고, 바닥과 테이블은 차분한 초콜릿색으로 세련된 느낌을 전한다. 좌석 사이의 간격도 넓어 어느 자리에 앉든 일행들만의 독립적인 공간을 누릴 수 있다.
안쪽 벽면에는 액자를 걸 수 있는 프레임과 조명을 설치해 갤러리로 꾸몄다. 첫 전시로 인근 복지기관인 애덕의집 원우 사진동아리 회원들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카페에 들른 손님들이 전시를 함께 볼 수 있어서 참 좋다고 얘기하세요. 아무래도 고양동이 문화시설이 좀 부족한 지역이라 반가움이 큰 것 같습니다. 주민들이 참여하는 전시를 자주 열려고 합니다. 주변 미술학원 등에서도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요.”
갤러리 반대편 입구 쪽에는 커다란 스크린이 내걸렸는데, 자세히 보니 복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스크린을 바라보는 관객석으로 꾸몄다. 효율적이면서도 미적인 공간활용이다. 슬리퍼로 갈아신고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1층과는 다른 아늑한 공간이 이어진다.
“좌식으로 꾸민 복층은 어르신들과 청소년들, 아이와 함께 온 엄마들이 모두 좋아해요. 다리를 쭉 뻗고 오래도록 쉬다가 가기 좋으니까요.”
차림표에는 다양한 커피와 에이드, 티가 저렴한 가격과 함께 적혀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메뉴도 있다. 팥과 슈크림과 피자 중 고를 수 있다는 ‘으아리꽃빵’이 뭘까?
“이웃들과 도시재생사업을 하면서 고양동의 상징꽃을 만들자는 논의가 있었는데, 한 분이 모양도 이름도 예쁜 으아리꽃을 제안하셨어요. 그렇게 정해진 고양동 주민들의 상징꽃이 카페의 시그니처 디저트로 만들어진 것이고요.”
투명한 잔에 담긴 자몽에이드와 함께 으아리꽃방을 한입 먹어보니 바삭하고 쫄깃한 식감이 달달한 팥소와 너무도 잘 어울린다.
고양동 주민자치회장으로도 활동하는 유미정 이사장은 이곳 더높빛+ 카페에서 고양동 이웃들과 함께 펼쳐나가고픈 일들이 너무너무 많다고 한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동네 사랑방이자,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가 열리는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싶어요. 동아리활동과 평생교육프로그램도 활발히 열고요. 또한 외부에서 찾아오는 분들이 고양동의 역사를 탐방한 후 추억과 감동을 되새기는 장소로 만들려고 합니다. 고양동에 오시면 꼭 한번 들러주세요.”
문의 0507-1387-74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