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원당시장 주차장·화장실 둘러보니

문덕빌딩 1일 평균 20명 이용
상업시설 밀집, 주차여력 없어
원당 4지구 기부채납 기대
주차장 68면 “내년 6월쯤” 

원당시장 내부 모습. 늘 활력이 넘치는 원당시장과 일산시장은 고양시 대표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았지만 특히 원당시장의 경우 이용객들을 위한 주차장과 화장실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원당시장 내부 모습. 늘 활력이 넘치는 원당시장과 일산시장은 고양시 대표 전통시장으로 자리 잡았지만 특히 원당시장의 경우 이용객들을 위한 주차장과 화장실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고양신문] 하루 평균 1000여 명이 이용하는 원당전통시장에 주차장이 있을까. 안타깝게도 상업시설이 밀집된 시장 인근 특성상 대형 공영주차장이 없다. 기계식 주차타워로 최대 30면을 주차할 수 있는 문덕메디칼빌딩(성사동 696-2, 이하 문덕빌딩)이 유일하다시피 하다. 원당전통시장 이용객들은 이곳에서 최대 1시간 무료주차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아는 이용객들은 많지 않다.

1908년에 형성돼 1983년에 현대화계획에 따라 정비된 일산시장과 1980년에 개설된 원당시장, 두 곳은 고양시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다. 일산시장은 인근에 402면의 공영주차장이 있다. 1만원 이상 구매 시 30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 이에 반해 원당시장은 차량으로 방문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주변에 상업시설이 밀집돼 차량 접근이 쉽지 않은 데다 주차장 형편도 넉넉지 않기 때문이다. 

원당시장에서 전용주차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문덕빌딩 주차타워 차단기 앞에는 ‘원당시장(1시간 무료) 주차장’이라는 작은 푯말이 보일 듯 말 듯 걸려있다. 시장에서 1만원 이상 구매하면 주차권을 받아 최대 1시간 이용료인 3500원 할인받을 수 있다. 현재 1일 평균 이용객은 20여 명 정도다. 

문덕빌딩이 원당시장 주차장으로 지정돼 이용객에게 할인혜택을 주기 시작한 건 2019년 6월부터다. 고양시 소상공인지원과는 주차장 이용보조금 약 2000만원을 매년 원당시장 상인회에 지원하고 있다. 지난 3일 주차장에서 만난 문덕빌딩 관리인은 “주차장 공간이 충분하지 않지만 원당시장 상황을 알기 때문에 협조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지난 5년간 원당시장 이용객들에게 주차할인을 해준 문덕빌딩 주차타워 입구 사진. 상인회에 따르면 하루 평균 20명의 시장이용객이 이곳을 이용하며 시장 상인들은 시장이용객들의 주차를 위해 시장과 떨어진 곳에 주차 후 걸어온다고 한다.
지난 5년간 원당시장 이용객들에게 주차할인을 해준 문덕빌딩 주차타워 입구 사진. 상인회에 따르면 하루 평균 20명의 시장이용객이 이곳을 이용하며 시장 상인들은 시장이용객들의 주차를 위해 시장과 떨어진 곳에 주차 후 걸어온다고 한다.
오후 1시쯤 만차가 되자 차단기가 닫혔다. 사진의 뒤차는 더 이상 들어올 수 없어 만덕빌딩 주차장 앞에서 기다리는 상황.
오후 1시쯤 만차가 되자 차단기가 닫혔다. 사진의 뒤차는 더 이상 들어올 수 없어 만덕빌딩 주차장 앞에서 기다리는 상황.

상인회는 문덕빌딩 주차타워 이외 인근 주차장 여러 곳과도 매년 협의를 시도하지만 늘 거절당하고 있다. 시장 이용객 편의를 위해 리스쇼핑센터, 문덕빌딩, 농협로컬푸드직매장 성사점 총 3곳의 주차장과 접촉하고 있지만 주차공간을 선뜻 내주는 곳은 매년 문덕빌딩이 유일하다.

리스쇼핑센터의 경우 13면 주차가 가능하며 이용료는 시간당 6000원으로 비교적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늘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주차 수요가 많아 시장 이용객 편의를 봐줄 수 없는 상황이다. 리스쇼핑센터 관리자는 “지금의 이용객만으로도 벅차다”라는 입장이다. 

농협로컬푸드직매장 성사점 주차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0면 이상으로 주차공간이 비교적 넉넉하지만 “고정 주차 차량이 많아 곤란하다”고 말했다. 농협로컬푸드직매장 주차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원당시장 이용을 재빨리 마치고 잠시 농협에 들러 간단한 제품을 구입하면 30분 무료주차할 수 있다”라며 “주차 관리인도 알면서 넘어가주시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원당시장 이용객들이 주차공간 부족과 함께 겪는 또 다른 불편은 화장실 부족이다. 시장 내에 개방화장실이 없어 이용객들은 상인들로부터 열쇠를 받아 인근 영프라자빌딩 1층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시장과 거리가 있는 문덕빌딩 2층 개방형 화장실까지 가야 한다. 문덕빌딩 측은 원당에 40년 이상 살고 있는 안중돈 시의원(주교·흥도·성사1·성사2)의 건의를 받아들여 시장 이용객들 편의를 봐주고 있다. 문덕빌딩 관리인은 “고양시에서 단연 으뜸인 원당시장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시장 활성화와 홍보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문덕빌딩 측의 이러한 결정은 원당시장 이용객들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시장 내 개방화장실이 없어 큰 불편을 겪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 18년 전부터 원당시장과 접한 영프라자빌딩 1층의 개방형 화장실이 굳게 잠긴 이유는 밤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과거 회식문화 등으로 인해 화장실 관리가 엉망이었던 것이 현재 시장이용객들에게까지 영향을 준 셈이다. 

현재 시장 인근에서 개방된 화장실은 문덕빌딩 2층 화장실이 유일하다. 
현재 시장 인근에서 개방된 화장실은 문덕빌딩 2층 화장실이 유일하다. 
시장과 접한 영프라자 1층 화장실은 상인들의 열쇠가 없으면 이용할 수 없다.
시장과 접한 영프라자 1층 화장실은 상인들의 열쇠가 없으면 이용할 수 없다.

시장 상인회는 현재 원당4구역 개발에 따른 기부채납으로 지어줄 주차장 건립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9월 사용승인 문제로 우여곡절 끝에 입주를 마친 원당4구역은 당초 예정인 9월 입주 시기에 맞춰 시장 이용객들을 위해 주차장을 지어주기로 했다. 

하지만 현재 소유권 등의 문제로 주차장은 아직 삽도 뜨지 못한 채 소송 중인 상태다. 시장에서 만난 강연희 원당시장 상인회장과 김성미 시장매니저는 “현재로선 주차장 대안이 없어 내년에도 아마 문덕빌딩과 계약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원당4구역 주차장이 만약 내년 완공되면 지하 1~2층에 총 68면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안중돈 시의원도 주차타워가 생기는 곳에 작게나마 개방형 화장실을 설치하자는 제안을 지난달 28일 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고양시에 요구한 바 있다. 이곳 주차장이 내년 완공되면 향후 2026년 주차장이용보조금 예산을 편성해 이곳에 최대 2시간 무료 주차혜택을 줄 수도 있다.

강연희 상인회장(맨오른쪽)과 상인들이 하루 시작에 앞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강연희 상인회장(맨오른쪽)과 상인들이 하루 시작에 앞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와 관련 강연희 상인회장은 “원당시장을 위한 고양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프라자 화장실과 관련해 “시장 이용객들을 위해 영프라자 공용화장실을 개방하면 화장실 관리비로 월 200만원씩 상인들이 내야 한다는데 시장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상인들이 무슨 수로 그 큰돈을 감당하느냐”고 토로했다.

원당시장 일대는 현재 정화조 개선 공사로 인해 내년 완료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공사 완료 전까지 정화조 용량등의 문제로 화장실 유지관리 비용이 클 수밖에 없어 내년을 기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원당시장 화장실 개선에 대해 고명님 고양시 소상공인지원과장은 “영프라자 1층 화장실 리모델링을 통해 개방형 화장실로 공사하는 것까지는 시가 할 수 있지만 유지비용까지는 시가 지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안으로 새마을금고 측면 아파트 단지 어린이공원에 지어질 개방형 화장실이 가까워 현재로선 그곳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지원과가 언급한 개방형 화장실 사진. 시장에서 보도로 약 2분 정도 소요된다. 
소상공인지원과가 언급한 개방형 화장실 사진. 시장에서 보도로 약 2분 정도 소요된다. 
원당시장 앞, 아침을 시작하는 상인들 모습. [사진제공 = 김성미 상인회 시장매니저]
원당시장 앞, 아침을 시작하는 상인들 모습. [사진제공 = 김성미 상인회 시장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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