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업보다는 은퇴 후 인생설계에 초점
활동적 헌신적 삶위한 영감 용기 제공
청년 프로그램에도 중장년 참여, 세대차 극복

[고양신문] 북유럽 시민학교는 청소년들이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해 꿈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기도 하지만, 은퇴를 준비하는 중장년들에게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새 삶을 위한 마중물이기도 하다. 

덴마크 시민학교 시니어 페스티벌 프로그램. 2025년 시니어 페스티벌, 학교 홍보자료. [이철규 북유럽 특파원]
덴마크 시민학교 시니어 페스티벌 프로그램. 2025년 시니어 페스티벌, 학교 홍보자료. [이철규 북유럽 특파원]

"나는 단어와 단어를 세탁기에 넣어 돌린 다음 탈수기로 말리는 방법을 노르웨이 시민학교에서 배웠다." 노르웨이 전 아동부 장관이자 의사인 트론비고 토르게르센(Trone-Viggo Torgersen)이 그의 저서 『생각하는 영혼』(Tenke sjæl, 한국어 번역본 『노르웨이 타임』)에서 한 말이다. 

노르웨이 작가의 북유럽 삶을 소개한 책 『생각하는 영혼』(Tenke sjæl)과 한국어 번역본 『노르웨이 타임』이 오슬로 인근 오스(Ås)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다. 작가는 노르웨이에서의 성장기와 시민학교에 대한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작가의 북유럽 삶을 소개한 책 『생각하는 영혼』(Tenke sjæl)과 한국어 번역본 『노르웨이 타임』이 오슬로 인근 오스(Ås)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다. 작가는 노르웨이에서의 성장기와 시민학교에 대한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초등, 중등, 고등학교 과정을 지나 꿈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청년 트론비고에게 노르웨이 시민학교는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새로운 인생의 마중물이 되어 주었다고 회고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북유럽 국가들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스웨덴 20.3%, 덴마크 20.4%, 노르웨이 18.3%로 OECD 국가 평균 18%보다 높은 수준이다. 출산율 역시 1.2% 수준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인구 고령화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있다. 다만 이민자와 전쟁 난민 등의 지속적 유입으로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북유럽 국가들은 고령화에 따른 대책의 일환으로 중장년층의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시니어의 연금 수령 시기를 늦추는 등 중장년층의 경제 활동 및 여가활동 기회를 높이려는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또한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시민학교에 중장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덴마크 시민학교 2025년 시니어프로그램 소개자료. 음악프로그램 사례. [이철규 북유럽 특파원]
덴마크 시민학교 2025년 시니어프로그램 소개자료. 음악프로그램 사례. [이철규 북유럽 특파원]

시민학교 중장년 프로그램은 재교육을 통한 일자리로의 복귀보다는 건강, 여행, 문화, 예술, 복지 연금 등 은퇴 이후의 여가활동과 인생설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함께 살아온 이들에게 중장년 이후의 삶에서도 늘 자연은 함께한다. 북유럽 대자연에서 엑티비티와 여행 프로그램, 손을 사용하는 수공예와  핸디크래프트(Handicraft), 작은 생태건축 집짓기, 보트 제작, 유기농 텃밭 등 매년 다양한 시민학교 프로그램을 기숙과정으로 운영한다. 

여름 시즌엔 시니어 페스티벌 프로그램, 테마 문화 강좌, 자연탐방 등 1~3개월 단기 과정을 운영하고, 주말엔 연금과 보험, 자산관리, 정신건강, 영양 식이요법 등 은퇴 후 경제, 문화, 건강 관련 특강을 운영한다. 일부 시민학교의 중장년과 시니어를 위한 프로그램은 50세, 55세 등 최소 연령제한을 두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프로그램의 나이 제한은 없다.  

청년들을 위한 시민학교 프로그램에도 나이 제한 없이 중장년을 포함한 다양한 연령의 학생들이 함께 기숙사 생활을 하며 공동체 학습을 진행한다. 시니어와 청년들이 함께 시민학교 수업에 참가해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며 세대간의 격차를 극복하며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노르웨이 시민학교, 작은 집짓기 과정 청년과 중장년 학생들이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태 재료를 이용한 생태건축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포센 시민학교 홈페이지 사진캡처. [이철규 북유럽 특파원]
노르웨이 시민학교, 작은 집짓기 과정 청년과 중장년 학생들이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태 재료를 이용한 생태건축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포센 시민학교 홈페이지 사진캡처. [이철규 북유럽 특파원]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한민국 중장년의 삶은 어떤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대한민국 중장년과 시니어를 위한 삶의 나침반이 필요한 때다. 열정을 잃으면 비로소 늙는다. 활동적이고 헌신적인 삶을 계속할 수 있는 영감과 용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하는 북유럽 시민학교 중장년 프로그램이 갱년기에 접어든 중장년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주고있는 것처럼, 대한민국에 중장년들의 힘찬 도약과 열정적 삶을 위한 인생 삶(살림) 프로그램을 기대해본다.


<북유럽 시민학교 중장년 프로그램 예시>
* 작은 집짓기, 보트제작학교 : 포센 시민학교 https://www.fosen.fhs.no/en/tiny-house-constuction/
* 스웨덴 시민학교 프로그램:리토리나(Litorina) 시민학교 / 가이에르 (Geijer) 시민학교.
* 덴마크 시민학교 마리리스트 시니어프로그램 : https://hojskolenmarielyst.dk/
* 노르웨이 연금학교 www.nordnorsk-pensionistskole.no
* 노르웨이 네스토르 http://www.nestorkurs.com인문,자연,어학,여행,연금 등 단기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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