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홍열 시의원, 회의 중 심장 통증.. 병원 이송
"회의 중단" 요구 아랑곳 않고 회의 속개
찬성11 vs 반대5, 도시계획심의 통과
고덕희, 김민숙 의원 "반대했지만 역부족"

데이터센터 건립 승인을 막아내기 위해 16일 고양시청 앞에서 비를 맞으며 시위를 펼친 식사동 주민들.
데이터센터 건립 승인을 막아내기 위해 16일 고양시청 앞에서 비를 맞으며 시위를 펼친 식사동 주민들.

[고양신문]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양시가 식사동 데이터센터 건립을 결국 조건부 승인했다. 고양시는 16일 오후 고양시청에서 열린 2025년도 제6회 도시계획위원회에 ‘식사동 데이터센터 승인’을 안건으로 올렸고, 격론 끝에 찬성 11, 반대 5로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데이터센터 반대 위시티연합비상대책위원회 강순모 위원장.
 데이터센터 반대 위시티연합비상대책위원회 강순모 위원장.

회의는 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됐다. 앞서 식사동 주민 200여 명은 ‘데이터센터 반대 위시티연합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강순모)’를 중심으로 회의 시작 1시간 전부터 고양시청 앞으로 집결해 “주민 의견 배제한 도시계획심의 원천 무효!”를 외치며 반대 시위를 펼쳤다. 이 자리에는 김성회 국회의원도 참석해 “주민 동의 없는 데이터센터 절대 반대”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시위대는 시청 정문 밖에서 가두 시위를 이어갔고, 주민대표 10여 명이 회의장 복도까지 입장한 상황에서 회의가 시작됐다. 앞서 심의위원에 포함된 임홍열, 고덕희, 김민숙 3명의 고양시의원들은 “주민들의 입장을 대변해 승인을 막아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주민들 역시 시의원들이 승인을 저지하는 역할을 맡아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4시20분 무렵, 안건 통과를 앞장서서 막던 임홍열 의원이 심장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임 의원은 최근 건강이 악화돼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었다.  

깜짝 놀란 주민들은 “사람이 쓰러졌다. 안전이 우선 아니냐”며 회의 중단을 요구했지만 회의는 속개됐다. 회의장 밖 주민들은 강하게 항의했으나 결국 회의장 안에서는 표결이 진행됐고 ‘조건부 승인’으로 안건이 통과됐다. 시의원 2명과 민간 심의위원 3명이 반대표를 던졌지만, 역부족이었다. 승인 조건으로 명시된 내용은 ▲보전관리지역 훼손임야 차폐조경강화 ▲기업유치 이행계획 충실히 이행 ▲도로는 착공 전까지 인가받고 준공 전까지 개설 ▲협의체 구성 등 4개 항목이다.

가장 먼저 회의장을 나와 결과를 전한 김민숙 시의원은 주민들을 향해 “막아내지 못해 죄송하다”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식사동 비상대책위원들은 “조건부 승인이라는 매우 실망스러운 결과를 안았지만, 결코 굴하지 않고 데이터센터 건립을 끝까지 막아내겠다”며 새로운 투쟁방안 모색을 예고했다. 

임홍열 의원이 병원으로 이송됐음에도 회의는 재개됐고, 주민들은 초조하게 회의 결과를 기다렸다. 
임홍열 의원이 병원으로 이송됐음에도 회의는 재개됐고, 주민들은 초조하게 회의 결과를 기다렸다. 

 

가장 먼저 회의장을 나와 주민들에게 '조건부 승인' 결과를 알린 김민숙 시의원(오른쪽 두 번째).
가장 먼저 회의장을 나와 주민들에게 '조건부 승인' 결과를 알린 김민숙 시의원(오른쪽 두 번째).
회의에 앞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주민 동의 없는 데이터센터 건립 결사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힌 김성회 국회의원. 
회의에 앞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주민 동의 없는 데이터센터 건립 결사 반대" 입장을 재차 밝힌 김성회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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