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다기관 공동연구 결과
남아 0.825, 여아 0.875 초과 시 지방간 위험
[고양신문]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유진 교수가 국내 6개 대학병원과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소아·청소년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NAFLD) 예측에 체질량지수(BMI)보다 허리-엉덩이 비율(WHR)이 더 효과적인 지표임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2022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비만 등으로 진료를 받은 10~19세 소아·청소년 781명을 분석했다. 이들 중 39.6%(309명)가 지방간으로 진단됐으며, 남아(51.1%)의 발병률이 여아(23.1%)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아 0.825, 여아 0.875를 허리-엉덩이 비율의 기준치로 산출하며, 이 수치를 초과할 경우 지방간 발생과 뚜렷한 연관성을 보인다.
특히 지방간 환자 중 BMI가 비만 수준(95백분위수 이상)인 경우보다 허리-엉덩이 비율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가 더 많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단순히 체중과 키의 비율인 BMI보다 복부 지방 분포를 직접 반영하는 허리-엉덩이 비율이 지방간 위험 예측에 더 적합함을 보여준다.
실제 임상 사례에서도 BMI는 정상이었으나 허리-엉덩이 비율이 기준치를 넘은 12세 남아에게서 지방간이 발견된 반면, BMI는 비만 수준이었지만 비율이 기준치 이하였던 여아는 지방간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가 확인됐다.
최유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단한 신체 계측만으로 소아 지방간 위험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며, "학교 검진이나 정기 건강검진에서 허리와 엉덩이 둘레를 함께 측정하는 것이 소아 지방간을 보다 효과적으로 조기 발견·관리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향후 소아·청소년 건강검진 체계에 반영돼 만성 간질환 악화와 사회적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편,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악타 바이오메티카'(Acta Bio-Medica) 최근호에 게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