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통신]

동계스포츠 강국 노르웨이, 겨울에도 축구 인기몰이
FIFA 29위 노르웨이, 9위 이탈리아 꺾고 28년 만에 진출
오슬로 축제분위기, 시청사앞 대규모 축하행사 이어져
'국민스포츠'로 포용과 지속 가능성 강화 목표

[고양신문]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인근 11월 말은 겨울 초입이다.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현지인들이 하나둘 실내 경기장으로 이동하는 시기다. 노르웨이 구기종목 중 손과 발을 이용하는 풋볼(Fotball)과 핸드볼(håndball)의 인기는 대한민국의 붉은악마 열기에 맞먹는다.

노르웨이 오스 고등학교 (Ås videregående skole)에서 축구 동아리 학생들이 방과 후 야간 축구를 하고있다. 사진은 가을시즌.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오스 고등학교 (Ås videregående skole)에서 축구 동아리 학생들이 방과 후 야간 축구를 하고있다. 사진은 가을시즌.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특히 축구경기는 봄, 여름, 가을시즌에는 야외 경기장에서, 겨울시즌에는 실내 경기장에서 노르웨이 학생들과 시민들의 생활스포츠로 인기가 높다. 한겨울에도 실내 풋살(Futsal)경기장을 찾는 축구 동호회 회원들을 보면 '나쁜 날씨는 없다'는 노르웨이 속담이 떠오른다.

노르웨이 오스 지자체 (Ås kommune) 야외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축구경기 전 워밍업을 하고있다. 여름시즌 사진.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오스 지자체 (Ås kommune) 야외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축구경기 전 워밍업을 하고있다. 여름시즌 사진.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축구광 노르웨이인들에게 4반세기 만에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겨울 스포츠 시즌을 시작하는 11월, FIFA 랭킹 29위 노르웨이가 FIFA 랭킹 9위 이탈리아를 원정 경기에서 4-1로 꺾으면서 월드컵 유럽 예선 경기에서 8전 전승으로 2026년 북중미 FIFA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다. 

노르웨이 월드컵 대표팀. 윗열 왼쪽 첫 번째 대표 공격수 홀란(Håland).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보도화면 캡처.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월드컵 대표팀. 윗열 왼쪽 첫 번째 대표 공격수 홀란(Håland).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보도화면 캡처.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이번 월드컵 예선 기간동안 오슬로의 홈구장 울레볼 스타디온(ullevål stadion) 축구경기장에서 노르웨이 팬들은 경기내내 노르웨이 깃발을 휘날리며 벅찬 감정으로 응원을 이어갔다. 대표팀 주공격수 홀란(Håland)은 예선 8경기에서 16골을 몰아 넣으며 노르웨이 무패 행진을 이끌었다.

노르웨이 월드컵 예선 홈경기가 벌어진 울레볼 스타디온(ullevål stadion)과 위쪽 오슬로피오르드(OSLO Fjord)전경.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보도화면 캡처.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월드컵 예선 홈경기가 벌어진 울레볼 스타디온(ullevål stadion)과 위쪽 오슬로피오르드(OSLO Fjord)전경.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보도화면 캡처.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이탈리아 원정 경기를 마치고, 월드컵 진출을 확정짓고 돌아온 축구 대표팀은 오슬로 시청사에서 성대한 환영을 받았다. 1998년 이후 28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새로운 역사는 늦은밤 시민들을 불러 모았다. 이번 월드컵 본선 진출은 단순한 스포츠 성과를 넘어 국민적 자부심과 희망의 상징이 됐다.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국기와 노르게(Norge) 마크를 든 어린이가 월드컵 대표팀의 본선 진출을 환영하고 있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보도화면 캡처.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국기와 노르게(Norge) 마크를 든 어린이가 월드컵 대표팀의 본선 진출을 환영하고 있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보도화면 캡처.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축구는 1993년 FIFA 랭킹 2위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2017년 88위까지 떨어지며 월드컵 예선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이번 월드컵 진출로 오슬로 시청 외벽은 노르웨이 국기 조명으로 물들었고, 많은 환영 인파가 몰려 28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축하했다.  

노르웨이 월드컵 본선진출확정 오슬로 시청사 환영행사,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보도화면 캡처.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월드컵 본선진출확정 오슬로 시청사 환영행사,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 보도화면 캡처.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또한 이번 월드컵 진출은 노르웨이 국민스포츠 축구의 열풍으로 이어져 노르웨이 월드컵 응원가 제작, 여성팬 증가와 여성축구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계 스포츠의 최강자 노르웨이는 축구 사랑이 남다르다. 각 지자체마다 실내 스포츠센터를 가보면 축구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한국처럼 아침 조기축구는 거의 없고, 오후 4시 퇴근 이후와 주말엔 실내 축구 동호회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평일 저녁 늦은시간 축구 모임은 지역공동체 활성화로 이어진다.

노르웨이 생활과학대학(NMBU) 실내축구 경기장 모습. 축구동호회 참석 인원수에 따라 축구장 크기와 골대 크기를 조정해 사용한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생활과학대학(NMBU) 실내축구 경기장 모습. 축구동호회 참석 인원수에 따라 축구장 크기와 골대 크기를 조정해 사용한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한편 노르웨이축구연맹(NFF, Norwegian Football Federation)은 생활체육의 일환으로장기 생활스포츠 전략 목표로 '축구 클럽을 사회적 공동체의 중심지로 만들기'를 내걸었다. 2030년까지 축구 동호회 회원수를 노르웨이 인구의 약 9% 수준인 47만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노르웨이 축구협회(NFF) 목표 :  '모두를 위한 축구 -  기쁨, 꿈 그리고 공동체'라는 비전 vision 2025-2030 자료.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축구협회(NFF) 목표 :  '모두를 위한 축구 -  기쁨, 꿈 그리고 공동체'라는 비전 vision 2025-2030 자료.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이를 위해 저소득층, 여성, 이민자 등 사회적 배경이 다양한 사람들의 생활 스포츠 참여를 늘리리고, 6~12세 어린이의 축구 참여 증가를 목표로 '모두를 위한 축구-  기쁨, 꿈 그리고 공동체'라는 비전을 실현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1800개의 친환경 축구 시설 구축을 목표로 지속 가능한 축구 경기장 기반시설 구축과 자원봉사자와 지역 축구 클럽으로 운영되는 공동체 축구모임을 지향하고 있다.

노르웨이 월드컵축구 본선진출 환영 행사 : 노르웨이 국기를 흔들며 축구사랑 인파가 몰리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월드컵축구 본선진출 환영 행사 : 노르웨이 국기를 흔들며 축구사랑 인파가 몰리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이제 부모들은 유모차 바퀴를 스키날로 바꿔달고, 크로스컨트리 노르딕 스키와 개썰매를 타고 등하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할 긴 겨울시즌이다. 추워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28년 만의  FIFA 월드컵 진출은 또 다른 생활체육의 희망의 횃불이 되고있다.

11월 마지막 주말, 저녁시간 학생들이 실내 축구경기를 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11월 마지막 주말, 저녁시간 학생들이 실내 축구경기를 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노르웨이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바이킹 축구를 알리기 위한 노력과 국민들의 축구사랑은 계속되고있다. 이번 FIFA 월드컵 본선 진출을 계기로 노르웨이 시민을 위한 스포츠 공동체로 거듭나길, 축구광 노르웨이의 지속가능한 사회체육 모델이 전 세계적인 본보기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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