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넷 월요시민강좌> ‘숲은 사랑이다’
김기원 국민대 명예교수(산림치유 선구자)

건강넷 월요시민강좌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김기원 국민대 명예교수.
건강넷 월요시민강좌에서 강의를 진행하는 김기원 국민대 명예교수.

[고양신문] 인간의 삶에 숲은 필수적이다. 숲이 제공하는 혜택은 셀 수 없이 많다. 현대에 들어서며 숲은 단순히 목재 자원을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서, 문화 예술적인 가치로까지 승화하고 있다.

지난 26일, 사과나무교육센터 대강의실에서 열린 건강넷 월요시민강좌에서 김기원 국민대학교 명예교수가 ‘숲은 사랑이다, 숲으로 무병장수하자’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날 강좌에는 ‘6080 마을숲 친구들’ 프로그램과 연계된 숲해설가와 산림치유사, 건강넷 회원 등이 참석해 강의실을 가득 메웠다.

김기원 교수는 국내에서 ‘숲과 건강’ 연구를 본격적으로 개척한 산림치유의 선구자다. 어린 시절 자연 속에서 자라며 숲과 친숙해진 그는 고려대학교 산림자원학과를 거쳐 서울대학교에서 ‘산림욕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오스트리아 빈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국민대학교 교수로 재직했으며, 정년 퇴임 후에도 산림치유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김 교수는 강연 서두에서 “산림학을 공부한 지 올해로 51년 됐다”면서 “그동안의 연구와 경험을 바탕으로 숲이 우리에게 무엇을 제공하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연의 핵심 메시지는 ‘숲은 사랑’이라는 한 문장으로 집약됐다. 

김 교수는 빅뱅 이론과 우주의 탄생, 칼 세이건이 ‘창백한 푸른 점’이라고 말한 지구 사진을 소개하며 “우주 속에서 지구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자각하는 것이 생명 존중과 사랑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숨 쉬는 공기와 마시는 물, 빛나는 햇빛은 결국 나무에서 비롯된다”면서 “그 자체로 생명을 지켜주는 존재라는 점에서 숲은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무를 지구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 살며, 가장 위대한 단일 생명체라고 말하며 숲을 “신성한 공간이자 성소”라고 정의했다. 생명의 탄생과 유지, 그리고 마지막 안식에 이르기까지 숲이 관여하지 않는 순간은 없다는 설명이다. 

이날 강연에서는 숲이 제공하는 건강증진 효과에 대해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제시하면서, 숲은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니라 검증된 치유의 공간임을 강조했다. 18세기 산업혁명 시대, 열악한 환경에서 일했던 노동자들 사이에서 호흡기 질환이 유행했을 때 산림요양소 조성, 산림휴양 활동, 숲산책 생활화로 질병을 치료한 역사적 사례를 들었다.

숲과 관련된 현대적 임상 결과를 보면 숲은 면역력 향상과 정서 안정, 우울증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자살률을 낮춘다. 암 수술 환자의 회복 속도를 높이고, 뇌출혈의 경우에는 면역세포 증가 효과가 있다. 또한 고혈압을 낮추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항산화 작용을 높인다. 이 밖에 천식과 피부염 증상이 완화되고 자율신경계를 안정시켜 불면증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무엇이 이런 건강 효과를 가져다 주는 것일까. 숲의 소리와 향기, 습도와 햇빛, 피톤치드 등이 인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덕분이다. 실제로 나무가 보이는 병실의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경의 환자보다 회복 기간이 단축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강연을 마친 후 마을숲친구들 숲치유 강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김기원 교수.
강연을 마친 후 마을숲친구들 숲치유 강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김기원 교수.

숲 치유 효과를 높이기 위한 조건도 제시했다. 숲의 효용을 체감하려면 물이 있는 숲을 2주에 한 번은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간대는 계절마다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해가 뜨는 아침 시간이나 정오 무렵에 가는 것을 권한다. 피톤치드는 침엽수가 많은 해발 800미터 내외의 중산간 지역에서 봄과 여름, 초가을까지 가장 많이 나온다. 숲에 머무는 시간은 최소 3시간 정도가 좋다.

김 교수는 “오늘날 우리는 ‘숲의 사랑’으로 생명을 유지한다. 숲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병원에 가지 않고서도 무병장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무는 생을 마친 뒤에도 인간에게 나눔과 배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강연의 메시지가 한층 더 선명해졌다.

이날 사회를 맡은 이영아 전 고양신문 대표는 강의의 소감을 이렇게 들려줬다. “강연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숲의 사랑으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라는 말씀이 처음엔 의아했는데, 숲과 건강에 대해 한 차원 높은 시선을 가지게 된 것 같아 감사드립니다. 정신과에서 우울증약 처방 대신, 일주일 동안 숲속에서 생활하라는 처방을 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숲치료사가 동행하고,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숲 치유가 의료제도로 연결되는 사회가 언젠가는 오기를 바랍니다.”

건강넷과 고양신문, 사과나무의료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월요시민강좌는 오는 2월 23일 윤송아 아트컴퍼니 오엠 대표를 초청해 ‘몸과 마음을 깨우는 삶의 비타민, 예술’을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2026 마을숲 친구들 힘차게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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