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통신]

노르웨이 동계올림픽 4회 연속 종합우승
스퇴뢰 총리, 동계올림픽 유치 의지표명
복지 국가형 생활체육 성공모델 재조명

[고양신문] 대단원의 막을 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이변은 없었다. 노르웨이가 금메달 18개, 은메달 12개, 동메달 11개를 획득해 다시 한 번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노르웨이 송네피오르드 친환경페리에 노르웨이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노르웨이 송네피오르드 친환경페리에 노르웨이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키점프, 바이애슬론 등 동계올림픽 메달밭에서 41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우승의 의미는 동계올림픽 역대 최대 메달과 4개 대회 연속 우승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동계 올림픽 최대 강국'이라는 수식어를 넘어 생활체육의 성공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2026 동계올림픽 메달 순위 자료 [ 밀라노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2026 동계올림픽 메달 순위 자료 [ 밀라노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나쁜 옷은 있어도 나쁜 날씨는 없다'는 노르웨이 속담처럼 노르웨이 사람들은 유년시절부터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익힌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겨울이면 스키가 일상이다.  주말이면 지하철역에 스키 든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오슬로 시내 마이요스트엔 (Majorstuen)역사에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들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오슬로 시내 마이요스트엔 (Majorstuen)역사에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들고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자연스레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 등 국제대회를 위한 엘리트 스키 선수를 육성한다기보다는 생활스포츠로 삶 그 자체가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간다. 스키는 스포츠 이전에 교통수단이다. 유모차 바퀴를 스키날로 바꿔끼우고, 등하굣길 학생들이 스키와 썰매로 이동하는 모습은 일상이다. 

오슬로 북부 노르마카 지하철 1호선 종점. 숲으로 스키와 썰매를 타러온 현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오슬로 북부 노르마카 지하철 1호선 종점. 숲으로 스키와 썰매를 타러온 현지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북부에 위치한 노르마카(Nordmarka)숲 홀멘콜렌 스키점프대에는 한여름 무더위에도 롤러 스키를 타며, 겨울을 준비하는 현지인들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스키 사랑은 대단하다. 겨울 숲길은 크로스컨트리 스키길이 생길 정도로 도보이동보다 스키길이 더 우선 순위를 갖는다.

노르웨이 숲 하늘색 트레킹코스. 붉은색 크로스컨트리 코스 표시.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숲 하늘색 트레킹코스. 붉은색 크로스컨트리 코스 표시.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숲 나무 밑둥에는 하늘색, 붉은색의 마크가 표시되어 있는데, 여름 숲 하이킹 코스와 겨울 노르딕 스키길을 알리는 표시다. 두 표시가 함께 표시돼 있기도 한데 겨울철에는 스키길 마크가 우선이다.  겨울철 스키길을 도보로 이용하다간 욕먹기 쉽상이다.

오슬로 북부 노르마크카(Nordmarka)숲 올라프왕의 스키길, 여름에 하이킹코스로 겨울엔 크로스컨트리 스키길로 이용된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타고난 스키사랑은 동계올림픽의 좋은 성적으로 이어진다. 유사한 자연 환경에도 핀란드가 11개의 메달을 획득해 23위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생활체육 기반의 두꺼운 선수층은 자연스레 좋은 결과를 낳았다. 대자연이 스포츠 경기장이고, 스포츠 동호회가 친목의 장인 것이다. 이는 많은 인구와 자본 중심의 전통적인 스포츠 강국과 대비되는 '복지국가형 스포츠 시스템'의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다.

오슬로 홀멘콜렌스키점프대 앞에 올라프 왕의 스키 조각상이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한편 이번 동계올림픽 우승 직후, 노르웨이 스퇴뢰( Jonas Gahr Støre) 총리는 노르웨이 올림픽 신청을 위해 SNS에 성명을 발표하는 등 향후 올림픽 유치계획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고 스포츠, 정치계에서도 올림픽 이슈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노르웨이 스퇴레 총리가 연말연시 새해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스퇴레 총리가 연말연시 새해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동계올림픽 우승 이후 향후 올림픽을 노르웨이에서 개최하자는 여론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는 현지시각 23일 진행 중인 여론조사에서도 동계올림픽을 다시 개최 해야한다는 의견이 62%로 반대의견 29%를 두 배이상 앞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에서 동계올림픽 다시 개최 해야할까요? 찬성 62%, 반대 29%,, 불확실 8%. (2월 23일 투표 진행 중 2만6900여명 투표결과) .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 기사 캡쳐]
노르웨이에서 동계올림픽 다시 개최 해야할까요? 찬성 62%, 반대 29%,, 불확실 8%. (2월 23일 투표 진행 중 2만6900여명 투표결과) .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 기사 캡쳐]

한편 노르웨이는 1994년 릴레함메르를 동계올림픽 이후 여러 차례 동계 올림픽 유치 논쟁이 있었지만, 높은 비용과 환경 문제, 국민 여론의 반대 등으로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우승을 계기로 노르웨이 내부 여론은 오슬로와 트론헤임을 중심으로 한 분산 개최 모델, 트롬쇠 인근 북부지역 개최 등이 거론되는 등 동계올리픽 유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다만 노르웨이가 동계올림픽 유치를 진행한다 하더라고 가장 빠른 시기는 2038년 이후나 가능하다.

겨울왕국 노르웨이 홀멘콜렌스키점프대 인근숲에 나무 곰 조각상이 웃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겨울왕국 노르웨이 홀멘콜렌스키점프대 인근숲에 나무 곰 조각상이 웃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겨울왕국 노르웨이의 이번 올림픽 우승 장면은 낯설지 않다. 그러나 그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자연을 사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우직한 삶속의 생활체육의 승리가 아닐까?

노르웨이는 이제 유럽의 변방 인구 550만 명 남짓의 작은 나라가 아니라 스칸디나비아반도 설원과 빙판 위에 우뚝 선 거인이다.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반 세기만의 동계올림픽 개최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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