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세율 정책에 유가상승... 치솟는 주유비 감당 못해
최대 10크로네(한화 약 1550원) 저렴한 스웨덴으로
부가세 절반 할인으로 식품가격도 스웨덴이 저럼
노르웨이 정부, 세율정책 등 관련 대책 마련 고심중
[고양신문] 중동 전쟁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세계 주요 석유 수출국인 노르웨이에서 이웃나라로 '원정 주유'를 떠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노르웨이 정부의 고세율 정책과 유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치솟는 주유비를 감당하지 못한 노르웨이 일부 운전자들이 국경을 넘어 상대적으로 기름값이 저렴한 스웨덴으로 향하고 있다.
노르웨이 주요 일간지 아프텐포스텐(Aftenposten)은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상태와 중동 내 전면전 확산 우려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하면서 산유국 노르웨이도 기록적인 기름값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부 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30크로네(한화 약 4500원)를 넘어서며 지난 2022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시 고유가 기록을 갈아치웠고, 스웨덴 국경으로 원정 주유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고유가관련 대책으로 4월 1일부터 휘발유세를 리터당 4.41노르웨이 크로네(한화 약 670원), 경유세는 리터당 2.85노르웨이 크로네(한화 약 430원) 인하 계획을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화물차 운송협회 등 생계형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지난 3월말에 이어 4월 중순 추가 고속도로 저속운전 시위를 예고하고 있다.
이에 노르웨이 정치권 일각에서도 추가적인 고유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정부는 '탄소 중립' 기조와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을 이유로 완강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노르웨이 의회 내부에서도 추가 대책 마련 방식과 시기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는 부활절 연휴가 시작하는 3월 마자막주 주말을 맞아 많은 노르웨이 사람들이 기름값과 식료품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르웨이-스웨덴 국경 인근 스웨덴 소도시로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 세관은 국경을 넘어 주유를 하는 경우에는 휘발유와 경유 가격차를 이용한 불법 탈세 불법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스웨덴 국경을 넘어 주유를 하는 경우에는 일반 연료 탱크 용량이 600리터 미만 연료를 가득 채울 수 있고, 차량당 승인된 예비 연료통에는 최대 10리터까지 연료를 추가로 휴대할 수 있다.
특히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한 시간여 거리에 있는 스웨덴 스트룀스타드(Strömstad)컴뮨의 노르비(Nordby) 쇼핑센터에는 쇼핑과 주유를 동시에 즐길 수 있어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국경을 넘으면 많게는 리터당 10크로네 (한화 약 1550원) 저렴하게 주유가 가능하고, 식품에 붙는 부가가치세도 노르웨이보다 저렴하게 식료품 구매가 가능하다.
그렇다보니 주말이면 스웨덴 노르비 쇼핑센터에는 번호판에 'N(Norway)'이 적힌 노르웨이 차량들이 길게 줄을 서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한편 노르웨이 식품 부가세율은 15%로 고정된 반면, 스웨덴은 기존 12%인 식품 부가세율을 경기 침체를 이유로 6%로 낮출 예정이다. 또한 스웨덴은 5월 1일부터 휘발유와 디젤의 세금을 추가 인하할 예정이다.
결국 스웨덴의 식품 부가가치세 절반 인하, 휘발유 및 경유에 붙는 세금인하 정책의 영향으로 노르웨이 국경을 넘어 스웨덴을 찾는 '원정 주유', '원정쇼핑' 행렬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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