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통신]

온화한 겨울에 모처럼 눈 내린 오슬로 새해맞이 풍경
2026년 새해 첫 해돋이는 노르마카(Nordmarka) 숲으로
퓨쳐라이브러리 숲에서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
북위 59도, 짧은 겨울 햇살의 소중함 일깨워

[고양신문] 북유럽의 겨울은 춥고 어두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북위 59도 즈음에 위치한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핀란드 수도 헬싱키는 그리 춥지않다. 다만 겨울엔 해가 짧아 햇살이 더욱 절실해진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Oslo) 인근 오스(Ås) 평야지역 연말 일몰 풍경.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Oslo) 인근 오스(Ås) 평야지역 연말 일몰 풍경.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애니메니션 영화 <겨울왕국>에 나오는 진짜 추운 겨울 날씨는 북유럽에서도 북위 66도를 넘어선 북극권에 가야 비로소 느낄 수 있다. 남북으로 긴 영토 노르웨이의 남부 지역은 겨울 기온이 한국과 비슷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산다.

올겨울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는 12월의 낮 기온이 대부분 영상을 유지하고 눈이 내리지 않는 온화한 날씨를 보였다. 학생들은 크리스마스 시즌부터 2주간의 방학을 보내고 있지만 마을 호수가 얼지 않고 눈이 오지 않아 자연 속 겨울 엑티비티를 그리워하고 있다. 

오슬로 인근 오스초등학교 12월 말 오후 3시 해질녘 학생들 자전거 탄 풍경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오슬로 인근 오스초등학교 12월 말 오후 3시 해질녘 학생들 자전거 탄 풍경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다행히 크리스마스 연휴를 지나며 예년 기온을 회복하고 힘찬 2026년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새해 첫날, 자연과 어우러진 웅장한 북유럽 해돋이를 보기 위해 오슬로 사람들이 주로 찾은 노르마카(Nordmarka) 숲으로 향했다. 모처럼 밤새 눈이 내렸지만 '겨울왕국'이란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소량이 쌓였다.

노르웨이 왕궁 앞 풍경. 모처럼 눈이 내렸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2025년의 마지막 밤을 불꽃놀이와 함께 요란하게 보낸 후 새해를 맞이하는 도심은 썰렁하다. 조금은 길어진 해에 어둠이 걷힌 노르웨이 왕궁 인근은 한산하다. 흐린 오전 날씨에 일출을 보기 어렵다는 예보가 있어서인지 숲을 향하는 열차는 한산하다. 기차에서 내려 올라프왕의 숲길을 따라 미래도서관(Future Library) 숲으로 향했다.

미래도서관(Future Library) 숲 입구, 100년후 종이책으로 탄생할 1000그루의 가문비나무 숲. 하늘색과 붉은색으로 트래킹 코스와 스키코스를 표시한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미래도서관(Future Library) 숲 입구, 100년후 종이책으로 탄생할 1000그루의 가문비나무 숲. 하늘색과 붉은색으로 트래킹 코스와 스키코스를 표시한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대한민국 한강 작가의 원고가 2114년에 종이책으로 탄생할 나무들이 자라는 미래도서관 숲은 노르웨이 오슬로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로 조성된 숲이다. 매년 새해 첫날이면 눈이 많이 쌓여 특수 이동 장비없이 방문하기 힘든 숲인데 올핸 아이젠과 보호장비 없이 이곳을 방문했다.

미래도서관(Future Library) 가문비나무에 빨간 리본이 달려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미래도서관(Future Library) 가문비나무에 빨간 리본이 달려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잠시 한강 작가가 '올해의 작가'로 방문해 행사를 진행했던 의자에 앉아 100년 후의 삶을 생각해 본다. 지속가능한 삶을 꿈꾸며 1000여그루의 나무들 중에 친구 나무 한 그루를 만나고 해돋이 전망대로 이동한다.

해가 뜰 시간이 지났는데 흐린 겨울 하늘에 햇살이 보이질 않는다.  노르웨이 겨울 숲길을 걷다보면 작은 숲속 오두막과 숲속 130년 전통의 노르웨이 스키점프 시설들을 만나게 된다.

노르웨이 오슬로 노르마카숲에 위치한 홀멘콜렌(Homenkollen) 스키점프대.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오슬로 노르마카숲에 위치한 홀멘콜렌(Homenkollen) 스키점프대.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오슬로 노르마카(Nordmarka) 숲은 노르딕 스키와 알파인 스키로 유명한 곳인데, 올 겨울 알파인 스키는 제설 장비를 이용해 뒤늦게 개장했고,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눈이 적어 스키광 노르웨이인들이 울상이다. 노르마카숲의 어린이들을 위한 스키장 개장도 새해 이후로 미뤄졌다. 예년과 달리 노르마카 숲길 곳곳의 스키 대여 시설이 썰렁하다.

노르웨이 오슬로  노르마카(Nordmarka) 숲 인근 노르딕스키 관련 대여시설, 온화한 겨울에 오픈이 지연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오슬로 노르마카(Nordmarka) 숲 인근 노르딕스키 관련 대여시설, 온화한 겨울에 오픈이 지연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마카 숲길 따라 곳곳에 위치한 숲속 오두막 휘테(Hytte)의 인기는 겨울에도 끊이길 않는다. 자연 그대로 전기와 물이 없는 휘테도 많지만 도심 인근엔 전기가 공급되기도 한다. 일출 시간을 넘겼는데 구름에 가린 해가 밉기만하다.

오슬로 노르마카(Nordmarka) 숲 인기 오두막 프글레뮈르 휘테 (fuglemyrhytta)에 일출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오슬로 노르마카(Nordmarka) 숲 인기 오두막 프글레뮈르 휘테 (fuglemyrhytta)에 일출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프글레뮈르 휘테(fuglemyrhytta)에 도착 했을 때 서서히 구름이 걷히며 멀리 햇살이 보이기 시작한다. 숲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새해 인사를 나누며 미소를 보인다. 새해 첫 해돋이는 누구에게나 희망이다. 벡타콜렌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 점점 하늘이 맑아지더니 찬란한 2026년 새해 첫 태양이 빛을 발한다.

오슬로 노르마카(Nordmarka) 숲 벡타콜렌(Vettakollen) 전망대 2026년 새해 일출.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오슬로 노르마카(Nordmarka) 숲 벡타콜렌(Vettakollen) 전망대 2026년 새해 일출.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저멀리 오슬로 피오르드(Fjord) 물빛에 반사된 태양과 하늘의 태양이 마치 쌍둥이 같다. 피오르드 뒤편으로 당장이라도 넘어 갈 듯한 낮은 뜬 태양은 더 귀하고 소중하다. 

오슬로 노르마카(Nordmarka) 숲 반려견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오슬로 노르마카(Nordmarka) 숲 반려견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목줄을 푼 반려견도 노르마카 숲을 찾았다. 오슬로에서는 겨울 시즌 반려견이 주인과 함께 숲에서 목줄을 풀고 산책이 가능하다. 첫 일출을 바라보며 오슬로 피오르드 물길따라 한반도까지 새해의 바람을 띄워 보내본다. 

노르마카(Nordmarka) 숲. 사람 얼굴을 닮은 바위 가 마치 북유럽신화의 트롤(Troll) 같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마카(Nordmarka) 숲. 사람 얼굴을 닮은 바위 가 마치 북유럽신화의 트롤(Troll) 같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숲을 걷다 보면 이끼긴 바위와 눈 덮힌 산과 빙하, 그리고 드넓은 바다로 향하는 피오르드가 마치 살아 숨쉬는 것 같다. 이끼 낀 바위가 밤이면 트롤(Trolls) 요정으로 깨어나 북유럽 사람들에게 많은 상상력을 만들기도 한다.

 노르마카(Nordmarka) 숲 이끼에 눈이 쌓여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마카(Nordmarka) 숲 이끼에 눈이 쌓여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30도를 넘는 무더운 여름과 온화한 초겨울을 보내며 지구 온난화를 몸소 체험한 북유럽 사람들에게 2026년 새해는 다시금 새로운 희망의 햇살로 떠오르고 있다.

길게 드리운 그림자가 북극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아차리게 한다. 새해를 맞아 있는 그대로의 자연, 눈 쌓인 '겨울왕국'이 희망이다. 새해 첫날의 간절한 소망처럼 긴 호흡으로 다시금 평화롭고 조화로운 삶을 지어가라한다. 

노르마카(Nordmarka) 숲 벡타콜렌 전망대 새해 일출 그림자[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마카(Nordmarka) 숲 벡타콜렌 전망대 새해 일출 그림자[이철규 북유럽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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