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통신] 북유럽 겨울풍경
일상이 설경(雪景)이 되는 엘사의 마법
초등학교 운동장은 아이스 스케이트 장으로
지구온난화로 짧아진 북유럽 겨울, 소중함 일깨워
[고양신문] 눈 덮인 설원과 짧아진 해, 길게 드리운 그림자를 보면 북유럽의 겨울은 때론 혹독하다. 하지만 노르웨이 사람들에게 긴 겨울은 단순한 계절이 아니라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북유럽 기온도 점점 높아지고, 눈이 오지 않아 울상일 때도 있지만 2월 노르웨이는 자연 그대로의 겨울왕국이다.
북극권의 오로라(Aurora)와 아름다운 겨울 피오르드(Fjord)를 찾아 노르웨이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고있는 요즘,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독특한 겨울풍경이 가득하다.
해가 짧아지다 못해 북위 66도 이상의 북극권은 아예 6개월은 겨울만 계속되는 극야 (極夜) 시즌에 돌입한다. 밤이 어두울수록, 날이 추울수록 오로라의 빛은 더욱 발한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도시와 마을, 숲과 바다는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변해간다. 오슬로 인근은 한겨울 정오에도 은은한 조명을 켠 집들로 따뜻하다.
특히 이색적인 노르웨이의 겨울 도심 풍경 중 하나는 바로 '아파트 베란다 아이스링크' 다. 오슬로와 트롬쇠 등지에는 아파트나 단독주택의 넓은 베란다 바닥에 물을 여러 차례 부어 얼린 뒤 작은 스케이트장을 만드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와 각 지자체 홈페이지와 쇼셜미디어 등에는 다양한 겨울나기를 소개한다. 피오르드 인근 마을의 아파트 베란다를 아이스링크로 만들어 가족들이 함께 스케이트를 즐기는 모습은 이제 겨울왕국에서 보기 드문 일이 아니다. "스키를 신고 태어난다"는 바이킹들에서 눈과 얼음과 함께하는 겨울은 삶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아파트 베란다 아이스링크는 영하 10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날 바닥에 정성껏 따뜻한 물을 부어가며 만든다. 작은 베란다 공간에서 노르웨이를 상징하는 가문비나무를 심는다.
아파트 베란다 아이스링크는 매해 겨울이면 노르웨이 공영방송에 소개될 정도로 이곳 사람들의 로망이기도 하다. 노르웨이 전통 음악에 맞춰 아이스 스케이트를 타는 가족과 연인들의 모습이 쇼셜미디어를 장식한다.
아이들을 위한 겨울 놀이공간을 만들어 주는 부모들도 늘어나고 있다. 집 마당에 아이스링크를 만들어 학생들이 학교 수업이 끝난 뒤 집 마당에서 겨울 엑티비티를 즐긴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는 4년째 집마당에 아이스하키장을 만든 트론하임(Throndheim) 가정집을 소개하기도 했다.
겨울을 준비하는 학교와 학생들의 모습 또한 흥미롭다. 며칠 동안 눈이 내려 산처럼 쌓인 날, 노르웨이 학생들의 쇼셜미디어에는 집 지붕위에서 눈덩이 위로 다이빙하듯 뛰어내리는 엑티비티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한다.
봄, 여름 내내 축구와 달리기 등 엑티비티를 즐기던 학교 운동장은 긴 겨울 동안엔 아이스링크로 바뀌어 학생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 날엔 지자체가 살수차로 학교 운동장에 따뜻한 물을 부어가며 아이스링크를 만드는 이색적인 모습도 볼 수 있다.
긴 겨울 아이스링크는 아이들의 신나는 스케이트장이 될 것이다. 이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삶의 방식이기도 하다.
노르웨이에는 '나쁜 옷은 있어도 나쁜 날씨는 없다 : det finnes ikke farlig vaer. bare darlige klaer'는 속담이 있다. 실제 노르웨이의 나쁜 날씨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춥거나 어두운 날씨에도 옷만 잘 챙겨입으면 문제 될 게 없다는 얘기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삶의 지혜가 느껴진다.
지구온난화로 북유럽의 겨울이 점점 짧아지면서 겨울왕국의 모습이 더 소중해지는 요즘이다. 긴 겨울과 어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안전모에 형광옷으로 갈아입고 설원을 뛰어다니며 자연과 더불어 힘차게 살아가는 북유럽 사람들의 모습이 조화롭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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