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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음도 병마도 제치고 일흔살에 차넣은 전국대회 우승고양시 70대 축구회, 대통령기 전국축구대회 우승
  • 이병우 기자
  • 승인 2017.09.09 16:46
  • 호수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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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강전부터 파죽지세 모두 1-0 완승
3월 이어 두 번째 전국대회 챔피언
MVP, 고양팀 최연장자 전선필 선수

[고양신문] 일흔을 넘긴 어르신들로만 구성된 축구모임인 ‘고양시 70대 축구회’가 제7회 대통령기 전국생활체육 축구한마당 황금부(70대 연령대 축구 토너먼트 경기)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 3월 제36회 대한축구협회장기 전국축구대회 황금부에서 우승한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 전국대회 우승이다. 이로써 고양시 70대 축구회는 정상의 실력을 입증하며 전국적 지명도를 얻은 셈이다.

지난 1~3일 강원도 홍천군에서 벌어진 대통령기 전국생활체육 축구한마당 황금부에 참여한 팀은 모두 15개 팀. 모두 각 시·도 예선전을 통과해 1~2위를 차지한 팀으로서 해당 시·도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는 팀이었다. 비록 70대가 겨루는 황금부이지만, 15개 각 팀을 구성하는 선수면면을 보면, 젊은 시절 고향에서 저마다 내로라하는 축구경력을 갖춘 선수들이었다. 대부분 학창시절 축구선수로 뛰었던 경험과 자부심에다 늙음과 함께 자칫 시들어버릴 수 있는 축구 열정을 여전히 간직한 어르신들이었다.

고양시 축구계에서 경사가 났다. 고양시축구협회(회장 조정래) 산하의 고양시 70대 축구회가 제7회 대통령기 전국생활체육 축구한마당 황금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사진제공=고양시 70대 축구회

고양시 70대 축구회가 놀라운 점은 하루에 8강전, 준결승전, 결승전을 모두 소화하며 일궈낸 우승이라는 점이다. 전후반 각 25분으로 게임당 50분의 경기였지만, 나이를 고려하면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경기 스케줄이었다. 지난 3일 오전 9시에 부산팀과 8강전, 오전 11시에 강릉팀과 준결승전, 오후 1시50분에 서울팀과 결승전 등 3게임 모두 1대 0 스코어로 파죽지세로 상대팀을 제압했다. 특히 결승전에서 맞붙은 서울팀은 젊은 시절 실업팀에서 뛴 직업선수가 7명이나 포함된 황금부 최강팀으로 강력한 우승후보였다.

서울팀과의 결승전에서 결승골의 상황은 이러했다. 후반전에서 고양시팀의 김진문(72세) 선수가 우측 측면에서 공을 몰며 거세게 치고 올라가면서 최전방 공격수 임경규(70세) 선수에게 센터링을 했지만 공은 그만 상대팀 수비수의 발에 빗맞았다. 빗맞고 앞쪽으로 흐르는 공을 임경규 선수 바로 뒤에서 달리오던 김형래(70세) 선수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강타해 서울팀 골대를 갈랐다. 팽팽하던 경기가 일순 고양시 팀으로 기우는 순간이었다. 8강전부터 단 한골도 내주지 않던, 이기영(73세) 선수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고양시팀 수비수들을 감안한다면 우승고지의 8부 능선을 넘은 셈이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에는 본선 5게임을 모두 소화한 선수이자 고양시팀의 최연장자인 전선필(75세) 선수가 차지했다. 사진제공=고양시 70대 축구회

대한축구협회장기 전국축구대회 황금부 최우수 선수(MVP)도 당연히 고양시팀에서 뽑혔다. 바로 다섯 게임을 모두 소화한 선수이자 고양시팀의 최연장자인 전선필(75세) 선수였다. 1년 전에 무릎 관절 수술을 해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전후반 50분 내내 미드필드에서 성실히 뛰며 고양시팀 후배들을 독려하며 귀감이 됐다. “5게임을 소화해도 무릎은 괜찮은데 대신 입술이 다 부르텄어요. 내 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고양시 명예를 걸고 뛰다보니 피곤해서 입술이 부르텄나봐요”라고 말하는 전선필 선수는 요즘도 하루에 3시간씩은 반드시 운동한다. 전선필 선수를 포함해 김상수(70세)·천무목(71세)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본인 기량의 200%를 발휘했다는 축구회 내부의 평가를 받았다. 비록 70대가 되지 않아 준회원에 머물러 있지만 안계복(62세)씨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회원들이 시합을 마치면 식사와 숙소를 준비하고, 시합이나 연습 장소로 회원들을 이동시키기 위한 교통 관련 업무 등 잡다한 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다.

고양시 70대 축구회는 10년 전 지금의 70대 선수들이 모두 60대였을 때 태동했는데, 세월이 흘러 자연스레 70대가 되면서 축구회 명칭을 지금처럼 바꿨다. 고양시 70대 축구회의 뛰어난 경기력은 송중근(73세) 감독과 이재현(69세) 코치의 지도하에 이뤄지는 연습에서 비롯된다. 연습이라지만 승부가 분명히 가려지는 실전 게임을 방불케 한다.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은 파주시·인천시·서울시 마포 등 70대 선수들을 초청해 게임을 하는데 거의 매번 이기지만 가끔 질 때도 있다고 한다. 고양시 70대 축구회의 ‘큰 형님’들은 나이를 올려 파주시와 아우르며 사실 75~85세 사이의 선수들로 구성된 축구회 창단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시 70대 축구회

두 번씩이나 전국대회에서 우승을할 만큼 실력을 갖췄지만 회원들 면면을 들여다보면 다들 한두 군데 성치 않은 몸들이다. 암을 극복했지만 무릎수술을 받았던 전선필 선수, 시합전날 허리통증으로 진통제를 맞고 뛴 임경규(70세) 선수, 탈장으로 고생하는 장장곤(70세) 선수, 궁도 심판을 18년 동안 했지만 지금은 몸 이곳저곳 아픈 이상천(76세)선수, 고양시 전용구장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은 김재삼(72세) 선수 등 선수단 모두 병치레를 하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늙음과 병마라는 수비수를 제치고 인생의 황혼에 날려보는 회심의 슛을 아직도 꿈꾸고 있다.

사진제공=고양시 70대 축구회
 

이병우 기자  woo@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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