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공간> 카페 & 레스토랑 컬드삭

행주나루 내려다뵈는 최고의 명당
1·2층 아늑한 카페, 3층은 정통 레스토랑
“전망과 분위기와 음식맛, 모두 으뜸”

 


[고양신문] 가끔은 커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조금은 특별한 곳에서 가장 근사한 시간을 누리고픈 때가 있다. 새해를 맞는 기대감을 누군가와 나누고픈 요즘도 그럴 때 중 하나가 아닐까.

공간 선택의 기준으로 작용하는 요소는 사람마다 다르다. 커피나 식사의 맛을 먼저 따지는 이가 있는가 하면, 장소의 느낌과 분위기에 방점을 찍는 이도 있을 터. 행주동 한강변에 자리한 카페 겸 레스토랑 ‘컬드삭’은 두 가지 성향이 고민 없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행주나루 앞을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내려다보는 조망, 울창한 상수리나무와 키 큰 소나무가 어우러진 1200평 정원, 여기에 유학파 셰프가 선보이는 스페셜한 메뉴까지 갖췄으니 ‘특별한 날 특별한 시간’을 충전하고픈 이들에게 맞춤이다.
 


가장 특별한 날에 찾고픈 곳

컬드삭의 전신은 90년대 중반 문을 연 ‘웨스트레이크’였다. 지금도 찾아오는 길에는 옛 상호를 표기한 안내 간판이 남아 있어 오랜 단골들의 향수를 달래준다.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행주나루터 주변은 한강을 따라 철책선이 가로막고 있었고, 찾아오는 길도 협소했다.

하지만 가까이에 시정연수원이 들어서고, 고양누리길이 열리며 접근하기가 편해졌다. 카페 역시 변화에 발맞춰 공간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최상급 품질의 요리와 음료로 차림표를 짰다. 웨스트레이크라는 이름도 과감히 버리고 ‘컬드삭’의 시대를 연 것. 컬드삭(Cul de Sac)은 '막다른 골목'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다. 실제 카페가 자리한 위치가 그렇기도 하고, 긴 일상의 여정 끝에 만나는 아늑한 휴식처라는 뜻도 함께 담았다.

몇 해 전부터 발걸음을 가로막던 철책선도 시원하게 뚫리고 강변을 따라 행주산성 역사공원이 조성되면서 찾는 이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그러면서 컬드삭은 고양시 인근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명당을 품은 공간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가만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더니 주변 환경이 나날이 근사하게 변모하고 있는 셈이다.
 


전망 좋은 창가 따라 독립된 테이블 이어져

시정연수원 앞에 차를 대고 붉은 벽돌과 판석이 깔린 길을 따라 컬드삭으로 들어선다. 자연석과 철제가 조화를 이룬 대문을 지나 소나무와 참나무 숲이 울창한 풍경이 고풍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을 전한다. 야외 테이블이 마련된 테라스는 수령 지긋한 나무들이 뿌리 내린 자리를 고스란히 살린 채 조성됐다. 봄부터 가을까지, 시원한 나무그늘과 햇살에 반짝이는 행주강 물결을 감상하려는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좌석이기도 하다. 화사한 봄꽃이 피는 계절에는 맞춤형 야외 웨딩이 열리기도 한다.

컬드삭의 1층과 2층은 커피와 음료, 간단한 디저트와 주류를 주문할 수 있는 카페다. 공간 구성의 콘셉트는 푸근함과 아늑함이다. 창가를 따라 예닐곱 개의 크고 작은 공간들이 독립적으로 구분지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튼을 칠 수 있는 2층 테이블은 둘만의 시간을 보호받고픈 연인이나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에게 인기다.
 

행주산성역사공원과 인접한 컬드삭으로 들어서는 정문. 벽돌과 자연석을 조화롭게 활용했다.
컬드삭 카페. 1층은 개방적인 느낌으로, 2층은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아늑한 느낌으로 공간을 꾸몄다.


모던 아메리칸 요리의 진수

3층은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일반적으로 이탈리안 스타일, 또는 프렌치 스타일을 표방하는 곳이 많지만, 컬드삭은 각국의 특징적인 정통 요리를 두루 아우른 모던 아메리칸 스타일이다. 뉴욕의 유명 요리학교를 졸업한 셰프이자 컬드삭의 경영자인 김재범 대표의 요리에 대한 자부심이 메뉴 하나하나에 듬뿍 배어있다.

“오렌지 글레이즈 오리가슴살구이는 껍질은 바삭하고 살은 부드럽게 구워 내는 오리고기를 상큼한 오렌지 소스를 곁들여 먹는 요리입니다. 비프타르타르는 프랑스인들이 즐겨 먹는 서양식 육회요리로 와인이나 맥주에 아주 잘 어울리는 메뉴입니다. 캐주얼하면서도 풍성한 한 끼를 원하는 손님께는 프렌치프라이와 프티 샐러드가 함께 제공되는 뉴욕스트립스테이크를 권해드리구요.”

커피 역시 인근에서 브라질과 콜롬비아산 최상급 원두를 사용하는 로스팅카페를 운영하는 김 대표의 동생으로부터 제공받는다. 가격 대비 품질이 높은 와인을 제공할 수 있는 비결도 김 대표의 꼼꼼한 안목 덕분이다.
 

컬드삭 정원 테라스에 마련된 야외 테이블. 봄부터 가을까지는 가장 인기 있는 자리다.
포크와 나이프가 세팅된 3층 테이블.
뉴욕스트립 스테이크
비프 타르타르
안심 스테이크


겨울엔 정원에 멋진 설경 펼쳐져  

엄동설한 한겨울에는 아무래도 컬드삭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조금 한가해진다. 반대로 생각하면 실내의 명당자리를 잡기에 더없이 좋은 때이기도 하다. 창가에 자리를 잡으면 컬드삭이 자랑하는, 숲과 강이 조화를 이룬 전망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다. 눈이라도 내리는 날이면 가히 환상적이다. 일 년에 한두 번은 컬드삭 창가의 멋진 풍경을 내가 누려보는 것도 좋겠다 싶다면, 지금이 기회다.

 

컬드삭(Cul de Sac)
고양시 덕양구 행주산성로 117-34
031-938-7771

 

컬드삭과 인접한 행주산성역사공원. 한강 너머로 해가 저무는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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