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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아담한 공간에서 즐기는 아날로그 선율<공감공간> LP바 ‘Take5’
  • 정미경 시민기자
  • 승인 2018.02.26 10:48
  • 호수 1359
  • 댓글 0

소장 가치 높은 LP판 3000장 보유
연인, 가족 함께 찾는 아늑한 사랑방
"장르 불문, 신청곡 들려드립니다"

LP 바 Take 5의 내부 모습


[고양신문] LP바는 7080세대에게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 중 하나다. 일산서구 대화역 사거리 근처 ‘Take5’. 유흥가나 건물 지하에 있는 어두컴컴한 기존 LP바와는 전혀 다르다. 밝고 아담해서 조용하게 음악을 즐기고 싶거나 술 한잔이 생각날 때 혼자 가기에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바에 앉아 주인장 김수현 대표와 도란도란 음악이야기를 나눠도 좋다.

매장 한쪽 벽면에는 김 대표가 어려서부터 30년 동안 수집한 LP판 3000여 장이 꽂혀있다. 이중 70% 이상이 오리지널 원·초판이다. ‘Take5’라는 재즈 음악이 수록된 데이브 브루벡의 판은 물론이고, 비틀즈부터 90년대에 나온 김건모의 판, 표지 사진 때문에 발매가 금지된 원판까지 희귀한 판들도 많다. 김 대표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판을 가지게 됐을까?
“어렸을 때 동네에 롤러 스케이트장이 있었어요. 거기서 유럽 댄스음악을 처음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구요. 그 당시에는 테이프하고 판밖에 없었잖아요. 학교 성적을 올리고 어머니를 졸라 처음 판을 샀어요.”

오디오가 흔하지 않던 80년대 초 초등학생 시절, 악기를 연주하시기도 했던 아버지가 오디오를 구입하셨고,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음악이 그와 함께했다. 디스플레이용 판이 아니고 한 장 한 장 그가 선별해서 구입한 것들이라 애정이 깊다. 총 1만 여 장 정도를 보유하고 있고 매장에는 3000장을 갖췄다. 해외에서 직접 구입한 고가의 원판과 초판도 많다. 그가 직접 들어보고 검수를 한 덕분에 판의 질이 좋다. 손님들이 원하면 회심곡부터 옛 가요, 팝과 재즈 등 장르와 곡수에 상관없이 신청곡을 받고 틀어준다.

매장에서 그가 사용하는 기계 중 제일 오래된 것은 1962년 산이다. 지금 기계와는 또 다른 아날로그 맛이 있다. 스피커의 경우 더 좋은 사양의 고가 제품도 가지고 있지만, 매장에는 영업용으로 제격인 ‘보스 901’ 모델을 놓았다. 아내가 미국의 재즈 작곡가 데이브 브루벡의 재즈  ‘Take5’를 좋아해서 상호를 그렇게 지었다.
 

비틀즈 음반을 들고 있는 김수현 대표

 
그는 현재 회계사라는 직업이 따로 있다. 그런 그가 왜 이런 공간을 꾸몄을까?
“가게를 하기 전에는 집 지하에 음악실을 꾸며 놓고 지인들과 함께 모여서 음악을 들었어요. 회계 법인을 다니면서 그동안 열심히 살았죠. 앞으로 100세 시대가 다가오는데 65세에 은퇴하고 30년 정도를 밥만 먹고 산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 지금부터 미리 정년 없이 놀거리를 만들어야죠.”

2011년부터 일산에 살기 시작한 그는 작년에 근처를 지나가다가 빈 매장을 발견했다. 전면과 측면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서 비나 눈이 오는 날 분위기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산에 들어와서 아파트에서는 처음 살아봤는데 이웃들과 음식도 나눠 먹으며 너무 재미있게 살았다. 이 공간을 음악도 듣고 사람들하고 친분도 쌓으면서 그야말로 동네 사랑방으로 꾸며가고 있다.

올해 중순경 좀 더 크고 좋은 스피커를 가져오고 매장 인테리어도 리뉴얼할 예정이다. 아기자기한 소품으로 꾸민 공간 중 ‘고 신뢰관’이라 불리는 진공관 앰프는 그의 자랑거리다. 러시아 미사일이나 미국 통신기에서 뽑아 온 것으로 요즘은 보기 힘든 것들이기 때문이다.

애초 매장을 오픈할 때는 오전부터 커피도 판매했지만 커피는 지금 접었다. 오후 6시에 문을 열어 새벽 2시까지 영업하는 이곳에서는 맥주나 양주, 와인을 주문하면 간단하게 기본 안주가 제공된다. 특별히 생각나는 메뉴가 있다면 외부에 배달 주문을 해서 이곳에서 먹을 수도 있다. 혼자서 혹은 둘이서 와 분위기를 즐겨도 좋고, 부모가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와서 음악을 들으며 술이 아닌 음료도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소박하면서도 밝은 분위기 덕분에 동네 사랑방 같이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곳이기에 귓가를 맴도는 아날로그 선율도 더없이 정겹다. 

LP바 ‘Take5’
주소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로 757 동남아트월드 1층
문의 031-922-0565

 

일산서구에 위치한 LP 바 'Take5'의 김수현 대표
LP 바 Take5의 전면

정미경 시민기자  gracesoph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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