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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편의점·식당 발길 ‘뚝’… 매출 반토막에 생계 '막막'코로나19 시름 앓는 지역사회③ 경제적 ‘자가격리’ 몰린 소상공인·자영업
  • 이병우 기자
  • 승인 2020.04.03 20:12
  • 호수 1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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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신문] 고양신문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분야별 지역사회의 경제적 충격을 전하는 기획을 준비했다. 이번 호에는 비정규직·활동가, 문화예술인에 이어 세 번째로 소상공인·자영업을 다룬다. 

사상 초유의 위기. 이 말이 소상공인들에게 만큼 어울리는 계층이 또 있을까. 거의 모든 업종이 매출 급락으로 고스란히 직격탄을 맞고 있다. 메르스 사태보다 더할뿐더러 IMF 이후 최대 위기라는 것이 대다수 소상공인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고양시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6명과 일산서구소상공인연합회장을 함께 만나 이들이 체감하는 고통을 들어보았다. 전통시장, 개인택시운송업, 인테리어·가구업, 물류장비업, 공인중계사 겸 편의점, 건강보조식품업 종사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충격과 정부의 지원책에 대한 평가와 요구를 쏟아냈다. 이들의 목소리는 비명에 가까웠다.

참여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박해균 일산전통시장 상인회장, 편창대 고양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장, 박종훈 공인중개사, 양진영 인테리어 & 가구 소장, 정의태 물류장비업체 대표, 이병걸 건강보조식품업 대표, 나도은 일산서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 코로나 사태 때문에 업종별로 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는지 가감 없이 말해 달라.  

박해균 일산전통시장 상인회장

박해균 : 생선, 야채 등 먹거리를 제외한 모든 품목의 매출이 약 80% 가까이 뚝 떨어졌다. 이는 일산시장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전통시장에 해당할 것이다. 제사상을 포함한 다양한 공예 상(床)을 판매하는 저의 점포의 경우 95% 매출이 떨어졌다. 특히 지난 1월말 코로나 확진자로 인해 일산시장의 타격이 없지 않았다. 확진자가 모친이 살고 있는 후곡마을에 들렀었다. 이 사실에 더해 그 확진자가 일산시장까지 왔다갔다는 소문 때문에 일산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들이 뚝 끊기기도 했다. 

편창대 고양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장

편창대 : 저녁 이후 식당, 술집 손님 줄다보니 덩달아 택시 고객이 사라졌다.  택시를 이용하는 고객이 약 60% 이상은 줄어들었다. 대낮에도 역세권 택시정류장에는 빈 택시가 꼬리를 물고 있다. 3월초 파주 운정 가람마을에 사는 확진자가 일산백병원 응급실에 입원한 적이 있는데, 이때 확진자의 택시 이용 동선이 SNS를 통해 순식간에 알려지면서 택시이용이 급격히 줄었다. 

양진영 빌트로 인테리어 & 가구 소장

양진영 : 인테리어·건축 업종의 경우, 우선 사람을 만나서 일이 추진되는데, 만남 자체가 많이 줄었다. 만남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어려움은 여전하다. 업종 특성상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적게 드는 외국인 노동자가 고용되는데, 이제는 코로나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기 힘들어졌다. 국내 노동자를 고용하면 비용이 올라가게 되고, 인테리어·건축 단가도 올라가게 된다. 결국 클라이언트는 계약을 할지 망설이게 된다. 

이병걸 건강백세 건강원 대표

이병걸 : 업종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업종과 지역이 매출 하락했다. 경기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 중에 하나가 건강즙 전문점이다. 필수 먹거리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여유가 있을 때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3월 달이면 보약을 많이 찾고 매출이 높을 시기인데 찾는 손님이 줄었다.  

인적 끊긴 재래시장 매출 80% 하락 
편의점, 월급 못 주고 직원 줄여야 

 

박종훈 윈윈 공인중개사 대표 

박종훈 : 요즈음 부동산중개업 사무실 분위기는 마치 절간 같다. 부동산 거래가 침체된 것은 코로나 영향도 많겠지만 다른 경제적 요인도 있을 것이다. 부동산중계업보다 제가 따로 운영하고 있는 편의점 얘기를 해보겠다. 저희 구역 슈퍼바이저(SV)가 이마트24 편의점을 25개 관리하는데, 제가 운영하는 편의점이 매출액 기준 랭킹 2위다. 그럼에도 직원 월급, 임대료, 전기료 등 고정비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된다. 저희 편의점이 이런 상황이라면 나머지 23개 편의점은 더 타격이 심할 것이다. 고정비 중에서도 인건비 비중이 크기 때문에 직원을 줄여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제가 편의점을 20년간 운영했는데, 20년 동안 인건비가 4배 올랐다. 고정비가 올라가면 손익분기점이 올라가고 따라서 매출액을 만족시키지 않으면 편의점을 접어야 한다. 그렇지만 위약금 문제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추가 대출을 해서라도 버텨야 한다. 

정의태 해인물류장비 대표

정의태 : 전동지게차와 물류장비를 판매·렌탈하는 저희 업종의 경우 주로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다. 저희 업종은 여기 모인 분들의 업종과 가깝든 멀든 얽혀있다. 부동산 중계를 많이 해야 누군가는 입주를 하고 입주 과정에서 저희 장비를 쓸 것이다. 편의점 매출이 높아야 물류창고에서 저희 업종과 거래량을 늘일 것이다. 여기 모인 여러분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에 곧바로 저희 업종이 느끼는 체감경기다. 

◼ ‘착한 임대료 인하 운동’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내릴 수 있겠는가. 

박종훈 : 임대인에게 ‘착함’을 요구하는 자체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체로 임대인들의 연령이 높다. 근로소득이 전혀 없는 퇴직한 분들이 임대소득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분들은 현재 상가 공실도 많은 상황에서 임대료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나도은 일산서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나도은 : 임차인의 고통 일부를 임대인에게 전가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 정부가 임차인을 지원해 임차인과 임대인이 윈윈하는 방법이 낫다. ‘착한 임대료 인하 운동’으로 임차인과 임대인 사이에 괜한 긴장을 유발하는 정책은 옳지 않다. 


◼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각종 대책과 지원금을 내놓고 있다. 실제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가.  

박종훈 : 자영업 하는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임대료가 아니다. 바로 인건비다. 편의점의 경우 두 사람 고용하던 것을 한 사람으로 줄이고, 한 사람 고용하던 것을 없애고 사장이 직접 모든 일을 하게 된다. 한시적으로라도 최저임금제를 풀어주었으면 한다. 최저임금제는 두 사람 고용하던 것을 한 사람만 고용하게 해서 실업자를 양산하는 측면을 가지고 있다. 

편창대 :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바람은 택시를 타는 데에도 지역화폐가 쓰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택시업 등 운수업에 한정해서는 현재의 지역화폐는 무용지물이다. 지역화폐와 교통카드를 접목하는 시스템을 마련해 준다면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저임금제 한시적으로 풀어줬으면 
여행사 80% 최근 2~3개월 줄도산

나도은 : 저의 형님이 여행업을 하신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여행업계 1위와 2위인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제외한 모든 여행업체는 이미 부도가 났거나 부도가 날 것이 뻔한 상황에 있다.
최근 유럽과 미국에서 운행중단 노선이 증가하면서 예약 취소된 항공권이나 여행상품의 중개 수수료를 환불하면서 고양시를 비롯한 국내 여행사 80%가 최근 2~3개월 동안 줄도산 했다. 외국여행 중 해당 국가 입국이 거절되어 돌아와야 되는 경우는 여행사 피해액이 그나마 적은 편이다. 문제는 외국에서 2주 격리 되는 경우인데, 이 때 이 모든 비용을 여행사가 책임져야 한다. 

박해균 : 코로나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정부차원의 대출지원 정책이 실시되고 있지만,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소상공인들은 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존 대출이 많고, 신용등급이 낮아 담보여력이 낮은 수많은 소상공인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지원 혜택이 줄어드는데,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이야말로 지원이 더 절실한 사람들이다. 장사하면서 대출 없는 소상공인을 찾기가 힘들 다. 수십 장의 서류를 발급받아도 결국에 대출 대상이 되지 못해 절망한다. 

박종훈 : 동감한다. 코로나라는 비상 국면에서는 더 과감한 정책이 필요하다. 대출 심사 기준을 현격하게 낮춰야 한다. 기존의 금융관행을 버리고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더 과감한 대출을 허용해야 한다. 설사 원금을 회수를 하지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더라도 말이다. 

나도은 : 저의 형님이 여행업을 하시면서 어려우니까 대출을 받으려고 12군데를 찾아다녔다. 결국 찾지 못하고 도산했다. 3000만원을 대출 받으려 신청하면 대출금을 받는 시점은 신청한 때로부터 3개월 이후다. 그런데 대출을 신청한 달에 직원들 월급을 지급해야 한다. 노동법에 걸리지 않기 위해 그달에 월급을 지급 안할 수가 없다. 그러니까 대출금 받기 전에 도산하는 것이다. 긴급재난지원금이나 재난기본소득을 위해 몇 조를 쉽게 풀면서 왜 도산 직전의 사업자에게는 대출이 이렇게 어렵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대출받아 장사, 대부분 신용등급 낮아  
신용등급 낮아도 대출 받을 수 있어야 

박종훈 : 적기에 필요한 자금을 지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른 논바닥에 필요한 것은 적기의 물 한 바가지인데, 다 말라 죽고 난 다음에 물을 주는 격이다. 지금의 코로나 사태에서는 대출 심사기준을 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박해균 : 현재 직접 대출 1000만원이면 두 달 정도 버틴다고 한다. 워낙 돈이 없기 때문에 상인들은 두 달이라도 버티고 싶어 한다. 예를 들어 우리 일산시장에 지난 2월에 꽈배기 집이 새로 생겼다. 이 사람이 신용등급이 낮아서 코로나 터진 이후로 대출 받을 길이 없다. 유일하게 이 사람에게 돈을 손에 쥐어줄 수 있는 방법은 상인회에서 대출을 받아서 이 사람에게 다시 대출해주는 방법 밖에 없다.  

나도은 : 코로나 사태 국면에서는 지금처럼 대출 경로가 끊기는 것보다 일단 돈을 적시에 빠르게 먼저 지급해야 한다. 이후 회수를 하지 못하는 문제가 터졌을 때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서 사후 수습할 수도 있다. 이처럼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수습하는 방법으로 순서를 완전히 뒤바꾸는 과감함도 필요하다. 다 죽고 난 다음에 대출 받아봐야 의미가 없다. 현재 정부나 지자체는 대출이 아니라 무상으로 돈을 지급하는 마당에 이 정도의 과감함은 필요하다. 그리고 소상공인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이나 재난기본소득 일회성의 몇 십 만원은 그다지 의미가 없다. 소상공인들에게 필요한 자금은 몇 십 만원이 아니라 몇 천 만원이다. 

박종훈 : 저는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1인당 10만을 줘서 소비하게 하면 자영업자들에게는 매출 부분에서 분명히 도움이 된다.    

양진영 : 소상공인의 과세 부담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연매출 일정수준 이하의 소상공인들에게는 세금 부분을 감면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는 세금을 감면토록 하지 않고 세금 감면을 일정시기 유예하는 선에서 그치고 있다. 

이병걸 : 정부의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은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정부가 지원책을 발표하는 것만큼 현장의 소상공인들은 그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병우 기자  woo@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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