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이재준 고양시장
‘고양도시포럼’ 등재 동력 마련
고양 도시정책 지향점은 ‘환경’
북과 한강하구 공동연구했으면
▍장항습지 람사르 등록의 의미를 어떻게 보나.
고양시가 장항습지 람사르 등록을 추진한 지 11년 만에 비로소 결실을 거뒀다. 장항습지의 생태적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기쁨인 동시에, 앞으로 세계인이 요구하는 규약에 맞게 장항습지를 관리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장항습지와 함께한 활동가들에게 인사를 전해달라.
람사르습지 등록은 어느 한 사람의 능력으로 된 것이 아니다. 장항습지를 보전하고자 했던 수많은 시민들의 열망, 모니터링과 안내와 교육을 진행한 활동가들의 꾸준함, 그리고 전문가들의 연구와 노력이 함께 모아졌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함께해 주신 모든 시민여러분께 감사를 전한다. 장항습지를 보다 잘 보전해서 모든 분들의 뜻을 계속 이어가겠다.
▍일찍부터 장항습지 람사르 등록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경기도의원 시절부터 촉구건의안을 냈다. 람사르습지 등록은 고양시 도시정책이 환경에 맞춰져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장항습지 람사르 등재는 훨씬 일찍 실현될 수 있었는데, 환경부가 제시한 고양·파주·김포의 한강하구 전역 동시 등재안이 합의를 보지 못하며 너무 오랜 시간이 지체됐다. 결국 장항습지만을 단독 등재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2019년에 고양도시포럼을 통해 람사르협약을 관장하는 해외의 학자들을 초청해 장항습지의 생태를 직접 보여줬다. 그 전략이 주효했던 것 같다.
▍개발과 환경보전,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전략은.
오래 전에는 장항습지에 운동장을 조성하자는 시민들의 요구도 있었다고 들었다. 가치를 모르면 개발 욕구가 집중되게 마련이다. 더 늦기 전에 장항습지가 람사르습지라는 타이틀을 얻게 돼 천만다행이다. 새로운 개발구역과 장항습지 사이에는 자유로와 제2자유로 중간의 국공유지를 활용해 생태적 완충지대를 조성할 계획이다.
▍장항습지가 어떤 도시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장항습지는 생태적으로도 중요하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평화와 공존이라는 이상을 담고 있다. 한강 하구는 60년 넘는 세월 동안 분단의 철조망에 갇히면서 오히려 생명과 평화의 땅으로 남았다. 이 지역을 어떻게 생태적으로 보전할 것이냐는 남과 북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이 주제를 갖고 북한 학자들과 함께 습지와 철새 연구도 하면서 정치가 풀어내지 못하는 소통을 하면 얼마나 멋지겠나. 세대와 이념을 뛰어넘는 공존과 평화의 꿈을 장항습지에 담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장항습지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을 발전시키고 구체화하기 위해 시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장항습지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거기에서 도출된 의견을 중심으로 운영 방법을 정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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