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좌마을 주민 반대집회 열어
지난15일, 환경감시단 출범도
“10년간 해결없어 직접나서”

지난 20일 열린 반대집회에서 주민들은
지난 20일 열린 반대집회에서 주민들은 "생존권 위협하는 축사 신축 결사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부당함을 토로했다.

[고양신문] 인근 축사단지의 분뇨 악취로 고통을 호소해 온 가좌마을 주민들이 10년 만에 문제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법곳동 축사단지와 불과 780m 떨어진 가좌마을 1단지 주민들은 지난 15일 주민총회에서 자체 환경감시단을 조직 후, 이번주 화요일 축사단지 앞에서 집회를 여는 등 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그간 조용히 민원만 넣어온 가좌마을 1단지 주민들의 ‘첫 단합’인 만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가좌마을이 위치한 가좌지구 주민들은 축사 농가 가좌지구가 처음 형성된 1990년부터 40여 곳으로 늘어난 현재까지 민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악취 문제해결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시는 그간 적극적인 문제해결은 커녕 작년 4월 법곳동 821번지에 축사 신축허가를 내렸고, 신축부지와 인접한 JDS지구 주민들로부터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러한 반발에 시는 지난 5월 신축사의 용도변경을 추진하는 등의 조속한 해결을 약속했지만 최근까지 별다른 진척이 없자 마침내 가좌마을 주민들이 움직인 것이다.

가좌마을 1단지 입주민들이 자체 조직한 환경감시단은 20일 오전 법곳동 821번지 축사 신축 현장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날 첫 집회였음에도 가좌마을 주민을 비롯한 타 주택 거주민들까지 합세하여 주최 측 추산 43명이 참여해 집회 현장의 열기를 더했다. 본격적인 집회에 앞서 이들은 ‘축사신축 결사반대’라고 쓰인 깃발들을 공사 현장에 설치하고, 주최 측에서 준비한 현수막과 시위도구를 들고 구호를 외치는 등 시 차원의 적극적 대책을 요구했다.

입주자대표회의 최협(65세) 회장은 “시는 그동안 악취를 호소해 온 주민들이 여러 차례 보내온 민원이 무색하게도 일절 소통 없이 이번 축사신축 허가를 내렸다”라며 “가좌마을 주민 일동은 JDS지구 주민들의 환경권을 지키기 위해 축사 신축을 적극적으로 저지할 뿐 아니라 그동안 시가 미뤄온 종합적인 해결을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가 먹는 물과 음식은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지만, 우리가 숨 쉬는 공기는 선택이 아닌 강제라는 점에서 해당 악취 문제는 시 주요 현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가좌마을 주민 이제호(82세) 씨는 “고양시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축사 단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법곳동 821번지 축사 신축허가로 대표되는 환경 및 주민여론을 고려치 않은 시 행정이 가장 큰 불만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모인 주민들은 해당 허가뿐 아니라 시의 미적지근한 후속 대응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집회에 참여한 주민들의 주 요구사항은 △법곳동 821번지 축사 용도변경 △악취측정을 위한 무인포집기 설치 등이다.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전반적인·장기적인 악취문제 해결에 앞서 정확한 원인 분석과 작은 문제부터 해결되어야 한다는 것. 아울러 이날 집회를 주최한 최협 회장은 “법곳동 인근 가좌지구가 아직까지도 축사관리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점 또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시위에 앞서 가좌마을 1단지 주민들은 주민총회를 통해 우사악취의 심각성과 집회 방향성 등을 논의했다.
시위에 앞서 가좌마을 1단지 주민들은 주민총회를 통해 우사악취의 심각성과 집회 방향성 등을 논의했다.

집회와 더불어 가좌마을 주민들은 주민총회에서 환경감시단을 조직하고 신축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등 주민 차원의 움직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난 6월 15일, 가좌마을 1단지 입주자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주민총회는 법곳동 821번지 축사 신축과 관련해 피해 내용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주민 소통의 장이었다. 

이날 총회에 앞서 입주자대표회의 최협 회장은 축사 악취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최 회장은 축산악취의 발생 원인과 분뇨에서 발생한 황화수소 등의 유해가스가 우리 인체에 미친 영향과 사망사례 5건을 설명하고, 고양시와 비슷한 안성시의 사례를 소개하는 등 문제의 원인·해결 방안을 상세히 발표했다. 이후 이어진 주민자유발언에서는 지난 20일 열린 제1차 주민집회 방향성을 설정하는 등 주민차원의 움직임을 논의 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아파트 관계자는 “축사 인접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존권 및 환경권과 청정 가좌동의 이미지를 훼손한 건축주에게 본 공사의 중단 및 철회와 더불어 가좌동 주민들에 대한 피해배상 또한 촉구할 예정이다”라며 투쟁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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