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2500만원, 분뇨밀폐지원
주민 “10년 노력 보상받은 듯”
[고양신문] 고양시는 지속해서 축사 악취를 호소해온 시민들을 위해 ‘돈사환경개선사업’을 실시한다. 이번 여름 세 차례 넘는 주민 집회 등을 통해 제기한 가좌·대화마을 민원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으로 가좌마을·대화마을 주민들은 인접한 송포 양돈단지의 분뇨 악취로 고통을 호소해 왔다. 주민들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민원을 제기하며 시 차원의 해결책을 요구했지만, 일산서구청은 작년 4월 법곳동 821번지에 주민 소통 없이 신축 허가를 내 행정·농가·주민 갈등이 커졌다. <본보 1619호 ‘주민목소리 무시한 행정…남은 건 ‘악취’뿐’ 참조> 그러나 이번 ‘돈사환경개선사업’으로 시가 농가의 협력 속에서 ‘중재자’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내, 악취 문제 해결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올해 돈사환경개선사업 일환으로 시는 예산 2500만원을 투입해 ‘분뇨수집조 밀폐’를 지원한다. 비료로 사용하기 위해 축산농가에서 모은 분뇨는 사계절 중 특히 여름에 부숙(발효)되며 심한 악취를 내뿜는다. 냄새의 근원인 분뇨수집조의 개방된 공간을 모두 막아 냄새를 줄이는 것이 이번 지원의 골자다. 고양시 돈사 중 총 5곳을 지원하며, 4곳은 일산서구 내 송포 양돈단지에, 나머지 1곳은 덕양구 도래울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면적당 공사비가 약 12만5000원 투입되는 해당 지원사업은 이번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통과했다. 예산 규모는 총 2500만원이며, 시와 농가가 1대 1로 부담한다. 시 농산유통과 담당자는 “송포·가좌·대화 주민들이 지속해서 악취를 호소해 원인을 분석해 보니, 악취 근원이 가좌마을 돈사 분뇨 수집조인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경기축산진흥센터에 컨설팅을 신청해 이번 5개 농가에 첫 지원을 시작했고, 이를 발판 삼아 앞으로도 악취 문제를 장기적인 측면에서 해결·조율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와 시가 함께 부담하는 ‘축사시설 악취 저감 지원사업’은 총예산 25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도비 사업으로 사업량이 배정됐으나 수요가 없어 사업비를 반납했다는 것’이 삭감 사유다. 개별 농가에서 해당 사업을 신청해야 퇴비장, 정화시설 같은 가축 분뇨처리시설 개보수를 지원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신청 농가가 없어 고양시에 배정된 예산을 반환한 것.
경기도 사업의 경우 농가 참여율이 저조해 무산됐지만, 시에서 추진하는 이번 지원사업은 이미 농가들이 5곳이나 신청한 만큼 주민과 농가, 시 행정이 함께 이뤄낸 결과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여름 잦았던 주민민원과 집회 등이 인근 축사 주인들의 문제 인식과 시 정책에 영향을 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화마을 주민 장성수(50세)씨는 “길게는 20년 넘도록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온 가좌·대화·송포 주민들이 협동한 결과이며, 악취 문제에 관심을 두고 협조해 주신 개별 농가들에 감사드린다”라며 “악취 포집기 설치, 축사 현대화 등 풀어가야 할 과제가 많은 만큼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행정과 농가, 주민이 하나 되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