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동병 원당4구역 조합장  

건설사 무료계약옵션 포기 등
공사비 증가부담 발빠르게 해결
타 원당재개발 지지부진 아쉬워
지자체 지원·협조 이끌어내야

[고양신문] 덕양구 원당시장 인근 원당4구역은 2021년 3월 아파트를 착공해 3년 5개월 만에 공사를 마무리 하고 있다. 3년 넘는 공사기간 동안 많은 시민이 통행과 주차에 큰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오는 8월 30일 공사가 마무리되면 원당4구역과 원당시장 사이 도로가 4차선으로 넓어진다. 또한 기존 KT건물 옆 공터에 ‘(성사)별마루공원’도 생긴다. 여느 재정비사업이 그렇듯 원당4구역 역시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곳이다. 

2007년 지정된 원당재정비촉진(뉴타운) 지구 8개 구역 중 가장 먼저 입주하는 원당4구역 재정비사업을 이끈 김동병 조합장. 2011년 추진위원장, 2012년 조합장이 된 후 아파트 공사와 입주까지 13년 동안 뚝심있게 사업을 이끌어왔다. 이 기간 동안 무수한 갈등과 맞서온 김동병 조합장은 원래 쌀가게를 운영하던 평범한 주민이었다. 아파트 입주라는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 김동병 조합장을 원당4구역 조합사무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원당4구역 조합사무실에서 촬영한 김동병(68세) 조합장
△원당4구역 조합사무실에서 촬영한 김동병(68세) 조합장

▍어떻게 조합장을 맡게 됐는지. 
17살에 원당으로 이사 와 이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서 쌀가게를 했다. 처음 재개발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을 당시 같은 상가에 있던 35명 중 3명을 제외하고 모두 반대했다. 하지만 평소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마을 주민들이 나를 추진위원장으로 추천했다. 가족들 반대에도 이를 받아들인 이유는 ‘약 40년을 지낸 우리마을에 뭐 하나라도 남기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2012년 조합설립 당시 나이는 56세였다. 주변에서도 쌀가게 하던 사람이 뭘 할 수 있겠냐고 무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늦은 나이지만 서울에 소재한 주거환경연구원에서 24기 도시정비전문관리사 과정을 공부했고 많은 경험을 통해 현재는 총회, 홈페이지, SNS 등 모든 질문에 즉답해주는 조합장이 됐다.

▍조합운영에 어려웠던 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는 정책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그 지역 사업장에 돌아간다. 재개발은 재건축보다 신경써야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으면 사업진행이 어렵다. 또한 학교 일조권 문제로 큰 위기를 맞은 적도 있다. 인근에 있던 모유치원 측이 최초 50억원을 요구해 운영에 큰 위기가 왔지만 조합원들과 지자체 도움으로 비용을 최소화했다. 토지수용과 기부채납 비용이 예상보다 많아 어려움도 겪었다. 무엇보다 뉴타운 사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반대하는 입장을 설득하는 것도 어려웠다. 우리 단지가 빠르게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지난 13년을 돌이켜보면 이 밖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원당4구역은 그래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최근 공사비 증가 부담은 어떻게 해결했나.
최초 공사비 견적은 평당 484만원이고 현재 510만원에 협의했다. 공사비 등 물가상승이 심했지만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건설사와의 무료 계약 옵션 일부를 빠르게 포기하며 공사에 속도를 냈다. 만약 이러한 결정이 늦어졌다면 더 많은 공사비가 추가됐을 것이다. 여러 항목에서 예산을 줄인 덕분에 조합예산에 여유가 생겨 일반 분양자의 의견을 반영한 키즈존, 물놀이터 등 추가적인 조경시설에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조합이 일반 분양자를 위한 추가적인 공사를 진행해 일반 분양자들과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었다.

자녀를 키우는 세대를 위한 물놀이터 조경시설. [사진제공 = 원당4구역 입주예정자]
자녀를 키우는 세대를 위한 물놀이터 조경시설. [사진제공 = 원당4구역 입주예정자]

▍추가 분담금은 얼마정도였고 현재 시세는 어떤지.
우리는 위치가 좋아 사업성을 높게 평가받아 종전평가액과 비례율을 잘 받았다. 종전 평가액은 빌라 기준 평당 800만~1000만원을 받았고 단독 대지의 경우 600만~800만원을 받았다. 또한 사업성을 인정받아 비례율 150%를 받은 것이 큰 장점이다. 조합원 분양가는 평당 1300만원이었기 때문에 추가분담금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다. 일반분양가는 2300만원으로 조합원분양가와 평당 1000만원 차이가 났다. 2021년에 착공해 일반 분양가는 5억2000만~5억7000만원 정도였지만 현재 시세는 6억3000만원 수준이다. 조합원 프리미엄은 한때 4억원까지 올라갔다가 현재 부동산이 주춤하며 3억원에서 3억5000만원 수준이다. 우리는 타이밍 상 분양시기와 건설시기를 잘 잡아 큰 위기를 빗겨간 운이 좋은 사례다.

▍타 재개발 사업장에 도움을 준다면.
저는 총회에서 질문을 하면 변호사가 필요한 전문적인 답변을 제외하고 전부 직접 답한다. 왜냐하면 간혹 조합장이 직접 대답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조합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입주자들의 질문에 모든 댓글을 직접 달고 있다. 또한 빠르고 정확한 소통을 위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현재 우리 단지를 고양시에서 가장 성공한 재건축 단지로 평가하는 곳이 많다. 실제로 노하우에 대한 자문위원장 등 여러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하지만 조합장이 된 후로 상당히 힘들었고 더 이상 조합 일은 하고 싶지 않다. 단지 아쉬운 부분은 원당의 재개발 구역들이 다 같이 진행되지 못한 점이다. 원당1구역과 주변 사업장들은 우리보다 앞서 사업을 시작했지만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개발 사업은 사람들을 내쫓고 궁핍하게 만드는 나쁜 사업이 아니다.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등)은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해 보다 나은 삶을 갖기 위함이다. 고양 재개발 사업장이 성공하려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조합의 적극적인 요청과 지자체와의 신뢰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원당4구역 항공사진. 단지를 둘러싼 도로를 확장하며 특히 단지 입구는 4차선으로 확장한다. (구)KT건물 옆 공터에 '별마루공원'을 설치해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원당4구역 항공사진. 단지를 둘러싼 도로를 확장하며 특히 단지 입구는 4차선으로 확장한다. (구)KT건물 옆 공터에 '별마루공원'을 설치해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원당4구역은 8월 기반시설까지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고 9월 1일부터 입주 예정이다. [사진제공 = 원당4구역 조합]
원당4구역은 8월 기반시설까지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고 9월 1일부터 입주 예정이다. [사진제공 = 원당4구역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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