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생생통신]

지구온난화로 노르웨이 브릭스달 빙하 크기 감소
한해 70m씩 후퇴, 수십년 내 절반 이내 줄 것 경고
아일랜드 제외 북유럽 국가들 기온상승 두드러져

[고양신문] 세계기상기구(WMO)가 2024년에 발표한 유럽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대륙은 세계 평균보다 두 배나 빠르게 온난화 되고 있다. 특히 북유럽 국가는 온난화 영향으로 빙하(氷河, glacier) 크기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노르웨이 여름 브릭스달 빙하 가는길, 에머랄드빛 강물과 설산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 =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여름 브릭스달 빙하 가는길, 에머랄드빛 강물과 설산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 =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6월 한국 관광객들이 노르웨이 여행에서 즐겨찾는 브릭스달 빙하를 방문했다. 노르웨이 서부 요스테달빙하 국립공원(Jostedalsbreen Nasjonalpark)에 위치한 브릭스달 빙하는 약 2000m 고도에서 시작하는 길이 약 2.5㎞의 산악 빙하로 지구 기온 변화와 산업화 등의 외부 요인에 따라 빙하의 크기가 변하고 있다.

노르웨이 서부 요스테달빙하 국립공원(Jostedalsbreen Nasjonalpark)에 위치한 브릭스달 빙하 6월 모습 . 빙하의 크기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서부 요스테달빙하 국립공원(Jostedalsbreen Nasjonalpark)에 위치한 브릭스달 빙하 6월 모습 . 빙하의 크기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브릭스달 빙하는 1967년부터 약 30년간 465m가량 전진하며 크기가 커지기도 했지만, 그 이후로 꾸준히 크기가 줄어들고 있다. 한해 평균 약 70m씩 후퇴하고 있다는 노르웨이 수자원 에너지국의 보도가 있을 정도로 크기가 점점 줄어서 이제 빙하를 보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산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다. 노르웨이 수자원국은 수십 년 이내에 빙하의 크기가 절반 이내로 줄어 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브릭스달 빙하 2024년 여름 방문 사진. 올 6월 사진에 비해 빙하가 바위산 아래로 전진해 있음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브릭스달 빙하 2024년 여름 방문 사진. 올 6월 사진에 비해 빙하가 바위산 아래로 전진해 있음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100여년 전에는 브릭스달 빙하를 보기 위해 말을 타고 이동했는데 지금은 트롤카(Troll car)를 타고 빙하로 이동한다. 

빙하를 보기위해 트롤카(Troll car)를 타고있는 관광객들.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빙하를 보기위해 트롤카(Troll car)를 타고있는 관광객들.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바위산 곳곳에서 낙차 큰 폭포를 만나고 빙하가 녹아 흐르는 브릭스달 강과 계곡을 오르다 보면 에머랄드빛 강물과 호수를 만나게 된다. 

브릭스달 빙하 가는길, 에머랄드 빛 강물. [사진=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브릭스달 빙하 가는길, 에머랄드 빛 강물. [사진=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현지 주민들이 운영하는 브릭스달 빙하 트롤카는 이 지역의 주요 경제원이다. 트롤카 운전 안내자는 빙하 크기가 점점 줄어들어 빙하를 보러 오는 관광객이 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또한 트롤카의 매연이 공기를 오염시켜 지구 온난화를 가중시키고, 결국 빙하의 크기를 줄일 수도 있어 전기 트롤카 등 친환경 이동 수단 도입을 검토하고, 노르웨이 환경과 빙하 연구를 통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빙하 가는길 트롤카에서 바로 본 브릭스달 폭포.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빙하 가는길 트롤카에서 바로 본 브릭스달 폭포.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도 북유럽의 온난화 문제를 자주 언급하고 있다. 2024년은 역사상 세계에서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으며, 유럽의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아이슬란드를 제외한 북유럽 국가들의 기온 상승을 보이고 있고, 특히 노르웨이 북부와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의 기온 상승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북유럽 온난화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자료 화면 캡쳐)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북유럽 온난화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자료 화면 캡쳐)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브릭스달 관광 안내소에 잠시 들러 오래전 빙하의 모습이 담기 사진 한 장과 누군가의 바람을 담은 돌탑 엽서 한 장을 샀다. 빙하의 모습이 급격히 변해가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더해본다.

브릭스달 빙하 안내소의 홍보엽서. 빙하 크기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브릭스달 빙하 안내소의 홍보엽서. 빙하 크기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브릭스달 빙하 여행 안내소 우체통에 그려진 100여년 전 브릭스달 마을 풍경은 오늘날의 빙하의 모습과 전혀 다르다. 바위 산 아래까지 덮인 웅장한 빙하 아래로 브릭스달 강이 흐르고, 말을 타고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는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다.

브릭스달 빙하 안내소에 설치된 우체통에 그려진 100여년 전의 브릭스달빙하 풍경.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브릭스달 빙하 안내소에 설치된 우체통에 그려진 100여년 전의 브릭스달빙하 풍경. [사진=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바위와 산과 강물과 풀은 매년 그대로인 것 같은데, 빙하(氷河, glacier)의 모습은 오늘도 환경에 따라 몸집을 늘였다 줄였다 한다. 다시금 지구 환경을 고민하고, 자연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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