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통신]

좌파 연정 근소한 차로 과반의석 확보하며 재집권
기존 정책기조 유지, 부에 대한 세금 유지 또는 강화될 듯
부재자 선거 관심 증대, 학생들도 투표기간 학생투표참여
젊은층 우파 진영지지 증가에 진보당 제1 야당 급부상

[고양신문] 지난 8일 실시된 노르웨이 총선에서, 현 집권 야당인  노동당이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이 가까스로 과반을 확보하며 정권을 유지하게 됐다. 중도좌파 5개 정당의 연합이 전체 169석 중 87석을 확보하며 과반의석(85석 이상)을 확보, 노동당(Labour Party)의 요나스 가르 스퇴레(Jonas Gahr Støre) 총리가 다시 한 번 집권하게 됐다.

노르웨이 선거 시즌을 앞두고 노르웨이 의회 앞에 우크라니아 난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노르웨이 선거 시즌을 앞두고 노르웨이 의회 앞에서 우크라니아 난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이번 선거는 8일 선거일 이전부터 부재자 투표와 학생투표가 이어지며 시민들과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노동당은 28.2%의 득표율로 가장 높은 득표를 얻었으며, 녹색당(Green Party, MDG)은 처음으로 4% ‘준거 의석(leveling seats)’ 한계를 넘어 선거구 전체에서 의석을 확보해 의회진입을 안정화했다. 하지만 보수당(Conservative Party)은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제3당으로 밀려났다.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중앙역 인근에 설치된 부재자 투표소 풍경.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중앙역 인근에 설치된 부재자 투표소 풍경.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이번 선거에서 부유세(Wealth Tax), 생활비, 물가 상승 및 불평등, 전쟁, 이민, 안보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특히 우파의 포퓰리즘 정당인 진보당(Progress Party)은 반이민 정책 확대, 범죄 강력 대응, 부유세 폐지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젊은 남성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다. 투표결과 역대 최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47개 의석을 차지, 제1 야당 자리를 차지했다.

노르웨이 선거 개표방송 현황. 노르웨이 공영방소 NRK 자료화면 캡처: 왼쪽사진은 총리로 재 선출된 요나스 가르 스퇴레(Jonas Gahr Støre) 총리.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선거 개표방송 현황. 노르웨이 공영방소 NRK 자료화면 캡처: 왼쪽사진은 총리로 재 선출된 요나스 가르 스퇴레(Jonas Gahr Støre) 총리.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한편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 스웨덴 SVT, 핀란드 YLE 등 주요 북유럽 언론사들은 이번 선거는 우파 포퓰리즘 세력의 급성장과 보수당의 침체가 뚜렷해진 선거라고 보도했다. 이번 총선은 중도좌파가 근소한 승리를 거두면서도, 우파 포퓰리즘 세력의 약진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흐름이 동시에 전개돼 앞으로의 4년 동안은 연정 과 소수 정부 형태에서 끊임없는 조율과 정치적 타협이 요구될 것이라고 논평했다.특히, 노르웨이 복지·재분배 정책의 상징이었던 부유세 관련해서 현행 부유세 유지, 이민, 난민정책 등 노동당 요나스 가르 스퇴레 총리 재집권으로 기존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르웨이 제2도시 베르겐 선거홍보부스 - 정당을 상징하는 다양한 색상의 부스에 시민들이 몰려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제2도시 베르겐 선거홍보부스 - 정당을 상징하는 다양한 색상의 부스에 시민들이 몰려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한편 이번 선거는 80% 의 투표율을 보이며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았다. 거리 곳곳에서 각 정당들의 부스를 쉽게 볼 수 있었으며, 부재자 선거구에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노르웨이는 선거 기간 중고등 학생들이 정당 정책을 토론하고, 투표에 직접 참여하는 등 학생들의 정치 참가가 매우 높아졌다.

노르웨이 오슬로 인근 고등학생들이 지지 정당을 선정해 토론을 하고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오슬로 인근 고등학생들이 지지 정당을 선정해 토론을 하고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학생들의 정치 참여 증가는 노르웨이 의회 방문수업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의회 홈페이지에는 학년별로 정치관련 사회 이슈 주제를 선정해 주기적으로 의회 방문 수업과 정치 토론을 진행한다.

노르웨이 의회홈페이지에 제공 중인 고등학생용 토론주제 자료 : 인권, 이민, 전쟁, 성소수자, 경제, 환율 등 다양한 주제의 정치 이슈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노르웨이 의회홈페이지에 제공 중인 고등학생용 토론주제 자료 : 인권, 이민, 전쟁, 성소수자, 경제, 환율 등 다양한 주제의 정치 이슈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이렇게 중ㆍ고등학교 때부터 학생들이 정치 참여를 하고 선거시즌에는 직접 학교에서 투표를 진행하면서 젊은 정치인이 탄생하기도 한다. 2년 전 진행된 노르웨이 지방의회 선거에서는 로갈란드(Rogaland)주의 한 지자체에서 10대 청년 시장이 당선되기도 했다.  19세의 청년 시장은 30대의 사회 선생님을 부시장으로 영입해 시장직을 잘 수행하고 있다.

선거시즌 학생들의 정치관련 수업이 늘고 있다. 사진은 오슬로 시의회 학생들의 방문 선거관련 수업모습.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선거시즌 학생들의 정치관련 수업이 늘고 있다. 사진은 오슬로 시의회 학생들의 방문 선거관련 수업모습. [이철규 북유럽특파원]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에서 노르웨이 학생들과 청년층의 정치 참여 증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5 9월 선거 이후 다시금 정책 이념 정쟁을 뒤로하고 국민이 행복한 노르웨이를 만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계속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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