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통신]
녹색당 4.7% 득표, 원내 교두보 마련 큰 의미
기후위기 대응, 특정 세대 집단 문제 아니란 확인
지난 19세 시장에 이어 최연소 국회의원 탄생
젊은 정치인, 경험 부족과 정치적 영향력 확보는 과제
[고양신문] 노르웨이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총선 투표에서 ‘화석연료 생산 폐기’를 주장한 녹색당 19세 후보가 당선됐다. 노르웨이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이란 기록을 세운 프뢰야의 당선은 젊은 층의 정치참여 증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성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지난 8일 마무리된 노르웨이 총선 투표는 80% 가까운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 169개 의석 중 중도좌파 연합이 88개 의석을 차지해 근소한 과반을 확보하며 정권을 유지하게 됐다.
노르웨이 공영방송 엔알코(NRK)는 사설을 통해 요나스 가르 스퇴레 (Jonas Gahr Støre) 노르웨이 총리의 재집권으로 부자 세금 유지, 청년 일자리 창출, 재생에너지 개발 촉진, 공정 행정서비스 디지털화, 이민 난민 유화 정책 등 기존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총선이 일주일 지난 시점에서 NRK 정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이번 선거는 우크라이나 전쟁, 북미외교, 이민 난민 정책 등 다양한 이슈가 부각됐으며, 특히 유권자들의 빈부격차, 부자감세, 사회복지 등 실생활과 밀접한 경제 이슈와 지구 온난화 기후대책 등 환경이슈가 표심을 가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총선에 젊은 층의 정치 참여 증가와 국회의원의 평균 나이가 젊어졌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기후 위기에 대응해 화석연료 생산을 폐기하자고 주장한 19세 프뢰야(Frøya Skjold Sjursæther) 후보는 녹색당(MDG, Miljøpartiet De Grønne, Green Party) 소속으로 의회에 입성하며 노르웨이 의회의 평균 연령을 낮추는 역할을 했다. 그녀는 환경 정책 실행을 위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기후관련 단체 활동에 집중하기도 했다.
또한 노르웨이 역대 최연소 국회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이번 선거가 정치 세대교체의 분기점임을 보여줬다. 2006년생인 그녀는 고등학교 마지막 학기를 중퇴하며 환경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자연보호 구역내의 풍력발전 시설 건설 반대, 온실가스 감축, 2040년까지 석유 및 가스생산 중단 등 급진적인 환경정책과 아동수당 2배 증액, 가난과 불평등 해소 등의 사회 복지 정책 등을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 환경이슈의 부각은 눈여겨볼 만하다. 녹색당은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 대응에 적극적인 정책을 펴며 2013년 2%대의 득표율에서 계속 증가세를 보이며 이번 선거에서 4.7%를 득표했다. 소수 정당으로 분류되던 녹색당이 최소 의석 장벽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국민적 지지를 얻고 원내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점은 기후위기 대응이 더 이상 일부 세대나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번 총선은 노르웨이 의회의 평균 연령을 40대 초반대로 낮추며 젊은 의회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정치의 세대적 다양성이 넓어지는 것은 민주주의의 건강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는 평가와 함께 젊은 의회 구성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경험 부족은 불가피하며, 의정 활동에 필요한 전문성을 단기간에 쌓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세상 어느 정치인도 시작은 초보자였다. 중요한 것은 그녀가 기후 위기와 지속가능성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에 달려 있다.
19세 국회의원의 당선은 단순히 최연소 국회의원의 탄생이 아니라, 환경 변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제도권 정치에 반영된 결과가 아닐까? 이제 남은 과제는 그녀와 같은 젊은 정치인들이 실제로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정책을 만들어내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 일이다. 노르웨이 정치가 이번 변화를 계기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