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과 함께하는 이웃
황일훈 통밀나루 대표

통밀가루 빵 22종 제품 선보여
서울·김포, 일산에 직영매장 운영

[고양신문] “통밀빵은 어떻게 먹고 보관하면 좋은지 설명하다 보면 고객과 자연스럽게 대화가 길어집니다. 처음에는 통밀빵이 거칠다는 선입견이 있으신 분들도, 우리 빵을 맛본 뒤 다시 찾아주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황일훈 통밀나루 대표는 오전 제빵 작업을 마치면 매장을 찾은 고객들과 빵 이야기를 나눈다. 어떤 재료를 사용했는지, 제품마다 맛과 식감은 어떻게 다른지, 집에서는 어떻게 보관하면 좋은지 직접 설명한다. 제품을 만드는 일만큼 고객이 자신의 빵을 제대로 알고 선택하는 과정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황일훈 통밀나루 대표가 갓 구운 식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황일훈 통밀나루 대표가 갓 구운 식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황 대표가 통밀과 인연을 맺은 것은 약 10년 전이다. 당시 유통업에 종사하던 그는 새로운 사업 품목을 찾던 중 통밀가루를 접했다. 시장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그는 통밀을 주재료로 한 베이커리 브랜드 ‘통밀나루’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국내 대형 유통매장 6곳에 제품을 선보였다. 황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통밀 특유의 거친 식감을 줄이고 부드러운 맛을 살리는 일이었다. 반죽에는 계란과 버터 대신 식물성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제조법을 적용했고, 여러 차례 시험을 거쳐 자신만의 통밀가루 배합 비율도 만들었다. 현재 사용 중인 통밀가루는 이 배합 기준에 맞춰 제분소에 의뢰하고 있다.

롯데마트 주엽점 1층에 위치한 통밀나루. 빵이 나오는 시간이면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롯데마트 주엽점 1층에 위치한 통밀나루. 빵이 나오는 시간이면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2017년 법인을 설립한 뒤에는 제품의 품질과 맛을 높이는 데 더욱 힘을 쏟았다. 2018년 무렵부터 2019년까지 일산서구 대화동 하나로마트에서 판매 기반을 다졌고, 그 기간 전국의 유명 베이커리와 제빵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면서 제조 방식과 매장 운영 사례를 살폈다. 직접 보고 배운 내용을 자신의 제조법에 접목하면서 통밀나루만의 제품을 다듬어 갔다.

제품과 제조법이 자리를 잡자 2020년부터는 통밀나루 이름을 내건 직영매장 확대에 나섰다. 고객 접근성과 유통 효율을 고려해 대형 유통매장에 직영점을 마련했다. 그러나 오픈한 대형 유통업체의 사정으로 매장이 폐점돼 운영하던 5개 매장 가운데 3곳에서 철수해야 했다. 설치했던 제빵 설비까지 거둬들이는 어려움도 겪었다.

톻밀로 만든 부드럽고 식감좋은 제품 22종을 선보이고 있다.
톻밀로 만든 부드럽고 식감좋은 제품 22종을 선보이고 있다.

황 대표는 “정성 들여 운영하던 매장에서 기계를 빼낼 때는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지금은 현재 운영하는 매장과 찾아주시는 고객에게 집중하고 있습니다. 다시 매일 빵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통밀나루는 서울과 김포, 일산 등에서 직영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판매 제품은 모닝빵과 식빵, 견과빵 등을 포함해 22종이다. 기본 반죽에는 같은 제조 기준을 적용하고 제품별로 견과류와 속재료 등을 달리해 종류를 나눈다. 모닝빵과 식빵, 견과류를 넣은 제품이 꾸준히 판매되는 대표 품목이다.

통밀가루 반죽과 발효는 부드러운 식감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렇기에 신중을 기한다.
통밀가루 반죽과 발효는 부드러운 식감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그렇기에 신중을 기한다.

빵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 차례로 매대에 나온다. 생산량은 그동안 축적한 매장별 판매 자료를 참고해 조절한다. 필요한 수량을 가늠해 당일 생산량을 맞추면서 남는 제품을 줄이고, 매일 새로 만든 빵을 판매하는 것이 운영 원칙이다.

매장 안쪽 제빵 공간을 개방형으로 구성한 것도 통밀나루의 특징이다. 고객이 반죽과 제빵 작업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제조 공간을 매장과 가깝게 배치했다. 대형마트 안에 자리한 매장은 해당 점포 영업시간에 맞춰 운영한다.

통밀나루를 찾는 고객층도 다양해졌다. 가정에서 간편하게 먹을 빵을 찾는 소비자부터 어린이집과 각종 단체의 주문까지 수요가 넓어졌다. 지역 밖 고객은 온라인 검색 후 주문하거나 매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한다. 단체 주문의 경우 필요한 날짜보다 2~3일 앞서 신청받아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

제품에 사용되는 원료와 성분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다. 통밀나루는 국가인증 외부 식품 시험기관에 제품의 영양성분 분석을 의뢰해 제품 정보를 확인하고 있으며, 원료와 제조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식품의 효능을 앞세우기보다 사용 원료와 제조 방식, 신선한 생산 원칙을 고객에게 정확하게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빵을 진열하고 있는 황일훈 대표.
빵을 진열하고 있는 황일훈 대표.

황 대표는 “고객들이 통밀빵을 드신 뒤 부드럽고 고소하고 담백하다. 건강빵인데 ‘맛있다’, ‘또 사러 왔다’고 말씀해 주실 때 가장 큰 보람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오랫동안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는 만큼 처음부터 지켜온 맛과 품질을 흔들리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추구하는 통밀나루의 방향은 화려한 모양이나 강한 맛보다는 담백하고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빵이다. 특정 연령이나 소비층에 국한하지 않고 가족이 함께 찾을 수 있는 통밀 베이커리 브랜드를 지향한다.

그동안 쌓은 제빵 경험과 매장 운영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일에도 관심이 있다. 통밀나루 매장을 운영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제조와 매장 관리 경험을 공유하고, 제빵 관련 대학이나 교육기관에서 현장 사례를 소개하는 기회도 갖고 싶다는 바람이다.

유통업에서 출발해 통밀가루를 만나고, 여러 매장을 열고 닫는 과정을 거쳐온 지난 10년. 황 대표가 지금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매일 필요한 양의 빵을 만들고 고객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는 일이다. 그렇게 쌓인 경험은 오늘도 통밀나루의 새로운 빵으로 매대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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