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련이 바라본 미국은 ⑥

버지니아 센터빌에 살고 있는 오윤이는 초등학교 3학년, 오성이는 킨더(한국의 유치원과 비슷하지만 공교육에 포함되는 교육기관)에 다니고 있다. 오윤이는 8시 30분에 스쿨버스를 타서 9시에 학교에 도착한다. 학교에서는 읽기, 쓰기, 의사표현능력(Oral communication), 수학, 과학, 사회, 음악, 예술, 체육을 배우며, 일주일에 한번씩 도서관에 가는 수업이 있다. 킨더를 다니는 오성이는 영업수업(Language Art), 음악, 예술, 체육, 수학, 과학, 사회를 배우는데 교사 1인과 보조교사 1인이 함께 수업을 한다.

오윤이와 오성이의 일주일동안의 방과 후 시간표는 다음과 같다. 월요일, 수요일에는 수영장에 가고, 화요일에는 오윤이가 축구를, 수요일에는 오성이가 축구를 한다. 목요일에는 피아노 레슨을 받고, 금요일에는 한글학교에 가며 토요일에는 축구시합에 참여한다. 이들 형제는 봄, 가을에는 축구를 하고, 여름에는 수영을 하며, 겨울에는 농구를 한다.

미국 아이들은 축구, 야구, 농구, 라크로스와 같은 팀스포츠(Team Sports)를 꼭 한 개 이상 참여하며, 방과후에도 스포츠 활동을 제일 많이 한다. 동네마다 아이들이 하는 축구 혹은 농구클럽들이 여러 개가 있어서 주말마다 시합하는 것이 가능하다. 축구클럽은 체육전공자들이나 코치들이 자원봉사 형식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계절별로 100불도 안 되는 비용으로 축구를 할 수 있다.

미국은 아이가 움직이려면 무조건 엄마가 함께 차로 움직여야 한다. 게다가 아이를 집에 혼자 둘 수 없도록 법으로 정해져있기 때문에 한 아이가 축구를 가면 다른 아이도 함께 나서야 한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하는 팀스포츠(Team Sports)인 축구(Soccer, 사커)에 아이들을 데려다주는 엄마를 사커맘(Soccer Mom)이라고 부른다.

사커맘들은 바쁘다. 학교는 엄마들의 자원봉사가 없이는 돌아가지 않을 정도다. 아이들이 현장학습을 갈 때는 엄마들이 함께 가서 아이들의 도시락을 들어주고, 진행을 도와준다. 학교에 가서, 수업에 필요한 재료준비를 돕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사서를 하기도 한다. 학교에 필요한 기금은 행사를 통해서 모은다. 출판사와 제휴해서 책을 한 권 살 때마다, 책으로 학교에 기부를 하게 한다든지, 음악회나, 벼룩시장을 개최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 기금을 모은다. 이런 일들은 대부분 학부모들의 자원봉사로 이루어진다.

미국사람들은 아이들의 학교에서 자원 봉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한국 학부모들만 바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보니 미국의 엄마 역시 바쁜 것은 똑같았다. 아이 뒷바라지와 학교 자원봉사라는 내용까지 흡사하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사커맘(Soccer Mom)이란?
미국의 중산층 백인여성을 일컫는 말로 SUV(Sport Utility Vehicle, 험난한 코스를 다니기에 적합) 차를 운전하며, 전업으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방과후에 아이들을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시키는 여성을 말한다. 미국아이들이 방과후에 하는 대표 스포츠 축구(Soccer, 사커)와 결합된 단어다.

 

김혜련·전 고양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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