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보도] 생태계 훼손 심각한 공릉천 하구 하천정비공사 (3)

생태축 단절 초래하는 과도한 공사
청와대 국민청원 등 시민 관심 증폭
“이제라도 막을 방법 함께 모색해야”

생태계를 훼손하며 진행되는 공릉천 하구 하천정비공사에 대한 고양, 파주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24일 공사 현장 모습.
생태계를 훼손하며 진행되는 공릉천 하구 하천정비공사에 대한 고양, 파주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24일 공사 현장 모습.

[고양신문] 공릉천 하구에서 강행되고 있는, 생태축을 단절시키는 과도한 하천정비공사의 실태를 지적한 본지 기사(▼하단 관련기사 첨부)가 나가자 고양과 파주 시민들을 중심으로 커다란 반향이 일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을 표한 이들은 공릉천 하구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생태모니터링 활동가들이다. (사)에코코리아를 비롯해 시민탐조클럽, 새와사람사이, 파주출판도시 갈대샛강 시민생태조사단 등의 단체들이 관련기사와 영상을 단체 SNS에 올리며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공릉천 하구가 속한 파주에서는 파주환경운동연합과 헤이리예술마을 주민 모임인 ‘공릉천 친구들’, 파주지역을 대표하는 지역언론인 ‘파주에서’가 향후 공동대응 의사를 전해왔다. 그런가 하면 본지 기사 내용을 토대로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돼 28일 현재 800여 명의 참여자를 모았고, 시민과학자들의 생태모니터링 자료 기록·공유 플랫폼인 ‘네이처링’에서는 공릉천 하구에서 축적된 조류 모니터링 데이터를 시각 자료로 제작해 본지에 제공하기도 했다.  

공사 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깊이 3m의 '죽음의 수로'.  심각한 생태축 단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현장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깊이 3m의 '죽음의 수로'.  심각한 생태축 단절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제에 관심을 표명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토로한 심경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이 문제를 진작 주목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었고, 두 번째는 지금이라도 뭔가 행동을 해야 한다는 절박함이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사의 문제점들을 정확하게 짚어내기 위해서는 공사 주체인 한강유역환경청의 설명과 입장을 듣는 것이 우선일 텐데, 아쉽게도 한강유역환경청의 공식 해명이 늦어지고 있다.

기자는 23일 한강유역환경청에 보낸 질문지를 통해 ▲신축되는 제방 규모의 설계상 근거 ▲환경영향평가 여부 ▲콘크리트 수로의 정확한 용도와 기능 ▲군사적 목적의 수로확장 의혹 해명 등을 공식 질문했다. 그러나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강유역환경청 담당자로부터 “관련 부서와 협의해 종합적인 답변서를 작성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답변을 들은 게 전부다.

24일 다시 찾은 공릉천 하구 공사 현장. 날씨가 풀리기가 무섭게 포크레인이 다시 시동을 걸었다. 둑마루에선 포장도로 마무리작업이, 하부에선 농경지와 제방 사이를 갈라놓는 수로 터파기가 바쁘게 진행되고 있다. 순식간에 콘크리트 수로가 하천 끝부분인 송촌교까지 이어질 것 같다. 마음이 다급해진다. 

공사 이전 공릉천 하구 둑방의 모습.
공사 이전 공릉천 하구 둑방의 모습.
공사 이전 공릉천 하구 둑방의 모습. 
하천 바닥과 제방을 파헤치고 있는 포크레인. 
하천 바닥과 제방을 파헤치고 있는 포크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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