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이해하면 더 건강한 밥상을 차릴 수 있다

건강도시 고양을 위한 심층 기획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메르스 사스 코로나19 등 새로운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미래의 삶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문제일까요, 이제 나와 이웃, 인류의 미래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지나친 육식위주의 식생활과 과식, 과욕,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의 과잉, 약과 항생제의 무분별한 처방 등 그간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비대하게 성장한 시장은 자연의 생태계는 물론 우리 몸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면역력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과학과 의학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지만 인간은 더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지구와 지구에 공존하는 생명체들의 미래도 점점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생명의 터전으로서 땅과 숲, 동물과 식물, 사람의 건강문제까지도 자본의 무한경쟁 시장에 내맡겨진 결과 입니다. 이제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길, 나와 세계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고양신문은 우선 누구에게나 절실한 건강 문제를 주제로 심층보도합니다.

음식을 이해하면 더 건강한 밥상을 차릴 수 있다

음식과 영양, 과잉이 질병을 낳는다

우리의 몸은 물과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 무기 염류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우리를 이루고 있는 이 성분들은 음식을 통해 꾸준히 공급되어야 유지됩니다. 음식이 공급되지 않으면 우리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음식이 곧 우리 몸을 구성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몸을 구성하고 동시에 에너지원이 되는 필수 성분을 3대 영양소라고 꼽습니다. 이 3대 영양소와 에너지원은 아니지만 인체의 생리 기능 조절에 필요한 무기 염류, 비타민, 물 등 3가지 성분을 합해 6대 영양소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채소와 과일의 면역물질인 파이토케미컬이 제7 영양소로 합류했습니다. 건강은 이렇게 우리 몸을 구성하고 작동하게 하는 음식을 잘 먹는 것으로 유지됩니다. 음식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몸에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요즘에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등의 3대 영양소가 부족해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이 섭취해 질병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고혈압 당뇨 암 고지혈증 등 감염병이 아닌 대부분의 질병들은 이 3대 영양소를 과잉섭취하거나 불균형적으로 섭취하면서 발생합니다. 잘못된 음식습관으로 인한 생활습관병입니다. 특히 점점 늘어나는 가공식품은 3대 영양소 과잉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됩니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어떻게 챙겨먹어야 할까요.
 
소식이 건강의 지름길, 무조건 적게 먹자

과식과 과영양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활성산소의 증가입니다. 육류를 과잉 섭취했을 경우 소화하고 남은 성분들이 술술 몸 밖으로 배출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넘치는 성분은 간에서 보관돼야 하는데, 처치하기 곤란하면 지방으로 전환해 쌓아두게 된다고 합니다. 이때 활성산소가 많이 생성되고 에너지는 두 배로 소모됩니다. 활성산소는 만병의 원인인 염증을 불러일으키고 이 현상이 지속되거나 쌓이면 암 등 병이 될 수 있습니다. 실험쥐를 이용해 절식의 암 억제효능을 실험한 결과 절식 쥐의 암 발생률이 현저히 떨어졌다고 합니다.
 
절식은 해독계를 조절하고 면역계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또 스트레스 저항력을 촉진하고 신생혈관을 조절하는 기능에도 보탬이 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절식은 식사량을 40~20% 줄이는 방법으로 실천할 수 있습니다.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에 의하면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인간 실험이나 미국 NIH 산하 노화연구소와 듀크대가 함께 진행한 소식에 대한 연구를 보면, 소식을 실천한 경우 텔로미어 길이가 덜 짧아지고, 지방이 덜 쌓이는 등 모든 지표가 좋아졌다”고 합니다. 또 “성장기 때는 필수적이지만 노년기에는 오히려 질병을 일으키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 되는 ‘IGF-1’라는 호르몬이 있는데, 소식이 이 호르몬을 감소시켰다”고 합니다. 

붉은육류 과잉 경계, 꼭 녹색채소와 곁들여 먹어야

붉은 육류나 육류 가공식품인 햄, 동물성 고지방은 대장암을 일으키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 동물성 지방이 들어가면 지방 소화를 위해 담즙이 많이 분비되는데, 이 담즙이 대장에서 제2담즙산으로 전환되면서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제2담즙산은 DNA를 파괴하고 대장 상피세포에서 독소로 작용, 발암물질로 전환된답니다. 육류의 과잉섭취는 또 대장 내 철분의 산화과정을 촉진해 활성산소량을 증가시킵니다. 그런데 녹색 채소의 엽록소는 육류의 헤모글로빈 구조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서로 경쟁하면서 산화를 억제하는 역할을 한답니다. 

채소의 식이섬유소는 대장 내 발암물질과 결합하여 이를 청소해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유방암을 일으키는 여성호르몬도 같은 방법으로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흡연을 할 경우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담배와 채소에 대한 역학조사 연구에 의하면 채소 내의 항암물질이 흡연 중에 생겨나는 발암물질을 제거한다고 합니다. 나이들수록 육류의 양을 줄이고, 육류를 섭취할 때는 꼭 채소를 곁들여 먹는 것이 좋습니다. 

김치와 된장, 익혀 먹어도 좋은 성분 살아있어

우리 전통음식 중 최고의 건강장수음식으로 꼽히는 김치와 된장은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대표적인 미생물 발효식품인 김치와 된장은 보통 가열하면 미생물이 죽고 기능도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미생물은 60~70% 죽지만 미생물 사체에도 비슷한 기능성 성분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미생물 사체도 생균과 비슷한 기능을 발휘해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항암·항염기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된장과 김치는 생으로 먹어도 좋고, 찌개와 볶음 등 다양한 요리법을 동원해 입맛에 맞게 먹어도 좋습니다. 

된장의 효과는 저장기간과 비례해 커집니다. 박건영 교수팀은 된장의 항암효과를 저장 기간별로 비교해 실험했는데, 오래될수록 항암효과가 컸다고 합니다. 최대 7년까지 비교실험한 결과가 있습니다. 김치는 2~3주 숙성됐을 때 맛도 좋고 유산균 번식도 가장 왕성하다고 합니다. 항암기능도 좋답니다. 이 기간을 넘으면 미생물 수도 점점 줄고 맛도 떨어집니다. 푹 익은 김치의 유산균은 10% 정도로 감소합니다. 요즘은 김치냉장고가 있어서 잘 익은 김치를 2~3도 정도로 온도를 맞춰놓으면 김치의 맛과 기능을 더 연장시킬 수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 양념 마늘, 가열해도 파이토케미컬 살아

김치를 비롯해 대부분의 반찬에 들어가는 한국인의 대표 양념재료 마늘은 대표적인 건강식품입니다. 세계10대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마늘의 기능성 성분은 매운맛을 내는 알리신에 담겨 있습니다. 마늘은 원래 파류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유화알릴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갈거나 자르면 그 일부인 알리인이 효소의 작용에 의해 알리신으로 변하고 항산화력을 발휘합니다. 

알리신을 가열하면 혈액을 맑게 하고, 혈전 생성을 억제하는 아조엔으로 변합니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식품자원부 연구원에 따르면 마늘을 칼로 자르거나 으깨는 과정에서 마늘의 알리인이 공기와 접촉하면 알리신으로 전환되고, 마늘을 물에 끓이면 생마늘에 비해 4배가량 많은 S-알리시스테인이 생성된다고 합니다. 또 마늘이 가진 기능성성분을 고루 다 살리면서도 잘 흡수하려면 올리브 오일을 넣고 센불에 재빨리 익혀 먹는 방법이 있습니다. 
 
당근 호박 토마토 가지, 익히면 면역물질 강화

당근과 호박 파프리카 등 베타카로틴이 풍부한 채소는 생으로 먹을 때보다 기름에 볶거나 끓여서 먹으면 더 좋습니다. 

베타카로틴은 몸속에서 비타민A로 바뀌어 면역력을 높이고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데, 지용성 비타민이라 식물성 기름에 익혀 같이 먹으면 흡수율이 훨씬 높아집니다. 당근을 생으로 먹을 때는 베타카로틴 흡수율이 10% 정도이지만 삶아먹으면 20~30%, 기름에 볶아 먹을 때는 60% 이상 높아진다고 합니다. 

토마토도 끓여 먹거나 기름에 볶아먹으면 좋습니다. 현존하는 식물 중 항암작용을 하는 라이코펜을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는 토마토 역시 익혀 먹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이 토마토를 87도에서 21분 15분 30분 데운 결과 라이코펜 함유량이 6%, 7%, 35% 각각 증가했다고 합니다.
 
가지의 안토시아닌은 열에 강해 구워 먹으면 더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습니다. 시금치와 미나리는 베타카로틴이 많아 가열해도 좋지만 비타민C가 풍부해 비타민을 잘 흡수하려면 살짝 데쳐먹는 것이 좋습니다. 
 
양배추 브로콜리, 물없이 5분만 쪄먹어야 좋다

양배추와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등 십자화 채소는 열에 약한 비타민C와 글루코시놀레이트가 풍부해 생으로 먹으면 좋습니다. 양배추와 브로콜리를 생으로 적정량을 먹기 어렵다면 물 붓지 말고 쪄 먹어야 각종 유효성분을 살릴 수 있습니다.
 
브로콜리 등 십자화 채소의 항암 성분인 설포라판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효소 미로시나아제의 보존력을 살려야 하는데, 브로콜리를 5분간 찌면 미로시나아제를 가장 잘 보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브로콜리를 찌면 항암작용이 있는 식물 성분인 글루코시놀레리트의 농도가 증가한다고 합니다.
 
녹색채소, 수용성 비타민 풍부 ‘생으로 먹자’

비타민C와 비타민B 등 수용성 비타민이 풍부한 녹색 채소는 생으로 먹어야 좋습니다. 녹색 잎채소는 특히 비타인 B의 일종인 엽산이 풍부한데, 엽산은 열에 가장 취약합니다. 많은 채소들의 가열해도 좋은 이유는 베타카로틴 안토시아닌 플라보노이드 등 식물의 면역성분인 파이토케미컬이 열에 강하기 때문입니다.
 
녹색 채소도 같은 성분이 함유돼 있지만, 이들 녹색채소에는 상대적으로 수용성 비타민이 더 풍부하기 때문에 가열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껍질째 먹어야 효과가 배가 되는 음식도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현미를 들 수 있습니다. 현미는 껍질에 영양분의 95%를 함유하고 있습니다. 식물성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해 육류를 섭취하지 않고도 단백질과 지방을 보충할 수 있고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또 참외와 토마토 사과 등 모든 과일은 껍질째 먹는 것이 좋습니다. 당근과 무 양파 감자 고구마 등 대부분의 채소도 껍질 부분에 영양분이 집중돼 있어 껍질을 벗기지 말고 깨끗하게 씻어서 바로 먹어야 좋습니다.
 
우리가 먹는 3888개 음식 성분 분석, 유용한 활용 필요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은 거의 대부분 영양성분이 파악돼 있습니다. 국립농업과학원은 농산물을 중심으로 3888개 식품의 성분을 분석해 홈페이지에 공지해 놓았습니다. 24개의 기관이 협업을 하는데, 한 식품의 성분을 분석하는데 보통 2년 걸린다고 합니다. 많은 예산과 노력 시간이 투여되는 작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우리가 먹는 음식이 곧 우리 몸의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는 정말 아무거나 먹어도 좋지만 나이가 들고 질병이 생기면 내 몸의 상태를 고려해 내 몸에 더 좋은 음식을 선택해 먹어야 합니다. 

국립농업과학원의 데이터를 보면 식물을 구성하고 있는 모든 성분의 양과 비율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의 구성 성분이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인 것처럼 모든 식물도 우리와 비슷한 성분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식품성분 자료의 활용은 아직 미흡합니다. 

학교급식이나 식품의 영양분 표시 등에 쓰이고 있지만, 아직 소비자들의 실생활에 적용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국립농업과학원 관계자는 현재 식품성분표가 실제 밥상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 추가적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의 성분과 성질, 기능을 잘 알고 알맞은 요리법도 익히면 더 건강하고 유용한 밥상을 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하나 따지고 먹는다는 깐깐한 마음보다는 나의 일부가 되는 음식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공부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끝으로 꼭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식물의 면역물질인 파이토케미컬이 농약과 비료를 주지 않는 유기농 환경에서 더 풍부하게 살아나듯이, 우리 몸도 좀 배고프고 부족한 상태일 때 면역력을 더 키울 수 있고,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답니다. 

이영아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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