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이 아닌 자연의 원리에 귀 기울이고, 생명이 깃든 자연의 힘으로 내몸의 치유력을 회복하자

[고양신문] 메르스 사스 코로나19 등 새로운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미래의 삶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문제일까요, 이제 나와 이웃, 인류의 미래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지나친 육식위주의 식생활과 과식, 과욕,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의 과잉, 약과 항생제의 무분별한 처방 등 그간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비대하게 성장한 시장은 자연의 생태계는 물론 우리 몸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면역력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과학과 의학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지만 인간은 더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지구와 지구에 공존하는 생명체들의 미래도 점점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생명의 터전으로서 땅과 숲, 동물과 식물, 사람의 건강문제 까지도 자본의 무한경쟁 시장에 내맡겨진 결과 입니다.  

이제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길, 나와 세계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고양신문은 우선 누구에게나 절실한 건강 문제를 주제로 심층기획 보도를 시작합니다. 건강과 생명에 대한 근원적 문제제기와 대안, 삶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까지 담아내는 기획입니다. 

지역 안팎  전문가들의 참여와 자문으로 진행되는 6개월 릴레이 보도입니다.  보도에 앞서 기획의 배경과 방향을 정리합니다. 
 


건강하게 오래사는 길 찾아 6개월 릴레이 보도

한국 2030년 세계최장수국 성장하지만
약·병원 의존율 높고 건강수명 오히려 낮아진다

2030년경이면 한국은 세계 최장수 국가가 된다고 합니다. 한국이 최장수 국가로 성장하고 있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의료비용도 한몫할 것입니다. 병원에 자주 다니면서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에 대처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지는 겁니다. 

OECD 자료에 의하면 한국의 국민 1인당 외래진료 횟수는 연 16.6회로 OECD 평균 6.8회보다 무려 9.8회나 많습니다. 주요 국가들의 진료 횟수를 비교해보면 미국 4.0회, 프랑스 6.1회, 독일 9.9회, 일본 12.6회입니다. 한국이 압도적인 세계1위 입니다. 약과 병원에 의지하는 기간이 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좀 더 오래 살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오래 산다는 기준은 어쩌면 큰 의미가 없습니다. 질병에 시달리며 약과 병원에 의존해 고통스럽게 사는 기간이 길다면 삶의 질은 떨어지고 개인은 물론 가족의 삶의 질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 사는지를 의미하는 기대수명과 건강하게 오래 사는 기간을 의미하는 건강수명을 보면 우리의 현실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한 통계에 의하면 2012년에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0.87세이고, 건강수명은 65세 정도라고 합니다. 15년 동안 병에 시달리며 산다는 의미입니다. 

조금 더 심각한 문제는 기대수명은 점점 높아지지만 건강수명은 오히려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6년에 태어난 아이의 기대수명은 82.4세로 2012년 보다 1.17세 높아지지만 건강수명은 64.9세로 한 살 정도 낮아집니다. 18년 정도 아픈채 살아가야 합니다. 오는 2030년에 태어나게 될 아이의 기대수명은 90세가 넘어 세계최장수국으로 등극하지만 건강수명이 최장수국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로 의료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의 기대수명은 우리보다 낮지만 건강수명은 우리보다 높습니다. 2030년 미국인의 평균 건강수명은 70세로 예측한답니다. 

부자들이 10년 더 건강하게 오래 산다
계층 간 건강수명 격차 줄여야 건강한 사회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경제적 차이가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과학과 의학이 더 발전하면 돈으로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길이 생기고 빈부격차에 따라 생명 연장의 기간도 달라질 거라고 예측합니다. 그러나 이 일은 이미 현실이 된 듯합니다. 한국건강형평성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도시와 농촌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이 최고 10년까지 차이가 납니다. 건강수명이 가장 높은 도시로 조사된 성남 분당구의 경우 건강수명이 74.8세였지만 우리 덕양구는 건강수명이 66.6세였습니다. 분당에 사는 사람들이 덕양에 사는 사람들보다 8.2년 더 건강하게 오래 삽니다. 일산과 덕양의 건강수명 차이도 3.4년이나 됩니다. 일산이 높지요. 지방 소도시들의 건강수명은 강남과 무려 10년 차이가 납니다. 

물론 이 차이는 도시의 차이는 아닙니다. 어떤 지역에 사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계층이 모여 사는 지역이냐에 따라 건강수명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건강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경제적 차이, 학력 차이, 생활습관 차이 등이 고루 분포돼 있지만 이 요인들은 어찌보면 하나로 연결됩니다. 고학력인 사람들의 소득이 높고, 생활습관이 규칙적이고, 건강에 투자를 많이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계층별 건강수명 차이를 분석한 결과 극빈층의 건강수명은 55.7세였고, 중산층은 66.6세, 상류층은 69.4세였습니다. 상류층이 극빈층보다 13.7년 더 건강하게 오래 삽니다. 경제적 차이는 이미 생명의 연장에 막대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일이 아닌 거죠.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 계층별 건강수명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 공평하게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권리와 기회를 확장하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누구나의 욕구
자본의 논리 아닌 생명의 원리로 접근해야한다

고양신문은 지역사회 전문가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각 분야 전문가들의 지식과 정보에 의존해, 고양시민의 건강수명을 높이고, 건강수명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기획을 준비합니다. 

몸에 좋다는 가공식품을 소개하거나 제약회사의 신약을 보도하거나 새로운 수술 장비를 갖춘 병원을 홍보하는 기사가 아닌 자연과 인간, 생명 원리를 기반으로 건강의 문제를 풀어갈 수는 길을 고민하는 기획입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욕구보다 더 강렬한 욕구가 있을까요. 이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누구나 공평하게 가질 수 있는 정책보다 중요한 정책이 있을까요. 

건강문제의 접근은 대량생산체제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산업구조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사람의 건강보다는 이윤이 목적이 되는 생산과 산업은 결국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과가 몸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과학입니다. 그러나 사과를 파는 일은 큰돈이 안 되기 때문에 기업들은 사과 3%에 설탕 등 다른 화학첨가물을 잔뜩 넣은 사과주스를 만들어 팝니다. 우리는 사과를 먹는 것이 백배 낫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과주스를 선택할 때가 많습니다. 사과보다 더 달고, 사과보다 더 먹기 편하기 때문이죠. 건강의 문제는 결국 달콤하고 편리한 것들로부터 멀어져 사과 그대로를 먹는 선택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이번 기획은 소비자의 선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과학적 원리와 실험적 데이터를 충분히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어떻게 보면 ‘몸에 좋은 사과를 먹자’는 아주 쉬운 원리입니다. 

10만 명 30년 조사, 질병의 원인은?
1위 음식, 2위 운동, 식습관을 바꿔야 산다

올해 1월 영국의 의학저널 란셋에 인구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30여 년간 조사한 코호트 연구 결과를 담은 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암과 당뇨 등 주요 질병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를 찾아내는 연구였는데 1위 위험인자가 음식이었습니다. 음식이 질병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이외에 운동부족, 술과 담배, 체질량지수 등이 상위 5위를 차지했답니다.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이 질병의 원인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준 이 논문은 조사대상과 조사기간이 방대한 연구결과여서 결론에 담긴 메시지가 더욱 강력합니다. 

누구나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가 과학적 연구와 조사의 결과로 입증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그간에도 비슷한 결론을 담은 수많은 연구결과들이 발표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건강수명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도 사과보다 사과주스를 먹는 사람이 많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의 선택이 과학적 원리보다 대기업의 마케팅 쪽으로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이번 기획에서는 건강을 좌우하는 음식과 운동, 그리고 새로운 치유의 공간으로 떠오르고 있는 숲을 조명합니다. 음식분야는 특히 세계적인 장수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김치와 된장 등 우리의 전통 발효식품에 대한 비중이 높습니다. 요즘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미생물 연구의 결과를 풍부하게 인용하며 내 몸 안의 미생물과 자연의 미생물이 따로 또 같이 한 생명체로 연결되어 상생하고 있음을 설명해줍니다. 미생물 연구가 활발해질수록 우리의 김치와 된장은 막강한 슈퍼푸드로 입증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다양한 미생물이 살아있는 땅에서 생산된 유기농 농산물의 생산원리가 우리의 몸, 더 나아가 지구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명해봅니다.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우리의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 실증적인 데이터로 분석해보고, 숲을 산책하는 동안 우리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계량적 수치로 보여드립니다. 객관적인 근거를 충실하게 제시하며 공감의 폭을 넓혀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건강을 좌우하는 자연의 원리를 공부하고,
내 삶으로 선택하고, 공공정책으로 보편화시키자

우리가 알고 있는 쉽고 흔한 사실들이 연구와 실험을 거쳐 객관적인 사실로 인정되고, 신뢰할 수 있는 과학이라는 자격을 얻고 있지만, 소비자로서 자연의 일부로서 우리의 선택은 아직 자유롭지 못합니다. 

건강에 관해서는 유독 풍문과 신화, 가짜 뉴스가 많기 때문에 공부하고 이해하고 내 것으로 만들지 않으면 휩쓸릴 수밖에 없습니다. 함께 공부하며 우리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과주스 보다는 사과를 선택하는 일이 많아지길 바랍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건강을 좌우하는 몇 가지 원리와 지침을 정리하고 이를 고양시 정책으로 반영하는 일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건강한 재료와 식단을 학교와 직장, 식당, 저소득층 가정에 보급할 수 있도록 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확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을 곳곳에서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숲의 치유력이 확인된다면 고양시 곳곳의 산과 공원에 크고 작은 치유의 숲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고양시민이 함께할 수 있는 건강 프로젝트도 준비할 계획입니다. 고양신문 독자와 이웃, 고양시 정책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기획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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