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 백신보다 면역력이 중요하다

건강도시 고양을 위한 심층 기획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메르스 사스 코로나19 등 새로운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미래의 삶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문제일까요, 이제 나와 이웃, 인류의 미래를 위한 더 나은 선택을 고민해야 할 때가 왔습니다. 지나친 육식위주의 식생활과 과식, 과욕,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의 과잉, 약과 항생제의 무분별한 처방 등 그간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비대하게 성장한 시장은 자연의 생태계는 물론 우리 몸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면역력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과학과 의학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지만 인간은 더 많은 질병에 시달리고, 지구와 지구에 공존하는 생명체들의 미래도 점점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생명의 터전으로서 땅과 숲, 동물과 식물, 사람의 건강문제까지도 자본의 무한경쟁 시장에 내맡겨진 결과 입니다. 이제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길, 나와 세계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고양신문은 우선 누구에게나 절실한 건강 문제를 주제로 심층보도합니다.

코로나19 등 감염병 대응, 백신보다 면역력이 중요하다
장 미생물이 만든 단쇄지방산 온몸 면역기능 강화


20대 확진자 3277명 사망 0명 vs 80대 확진자 541명 사망 139명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1만2257명입니다.(6월 18일 기준) 이중 1만800명이 완치됐고, 280명이 사망했습니다.(1177명은 격리 중) 사망률은 2.37%입니다. 97.63%는 코로나19를 감기처럼 앓고 보냈습니다. 

사망자 280명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60세 이상이 93%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특히 8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50%입니다. 80대 이상 확진자는 542명에 불과하지만 139명이 사망해 25.69%의 높은 치사율을 보였습니다. 반면 확진자가 가장 많은 20대(확진자 3277명)는 사망자가 전혀 없습니다.

확진자와 사망자 통계를 통해 코로나19가 연령, 건강상태와 깊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면역력이 떨어지는 노령층에서는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었고, 면역력이 왕성한 젊은 층에서는 아주 가벼운 감기였습니다. 다른 질병처럼, 우리 몸의 면역력에 따라 증상조차 못 느끼고 지나칠 수도 있고,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등 감염병은 점점 다양해지고, 잦아지고, 확산 속도도 빨라집니다. 감염 과정에서 병원균의 변이가 일어날 확률도 높다고 합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의학계가 집중하고 있지만 백신이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근원적인 대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높습니다. 보다 근원적인 대책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이는 것일 수 있습니다. 

식물이 외부의 병균을 방어하는 물질(파이토케미컬)을 생성해 생존력을 높이듯이 사람도 병균을 방어하며 생존력을 높일 수 있는 자구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류의 진화와 함께 성장해 온 면역력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미생물을 접하며 살아갑니다. 우리가 만지는 모든 물건과 공간에는 미생물이 가득하고 이 중엔 병을 일으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도 많습니다. 또 우리 몸속에는 암과 질병을 일으키는 세포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몸은 몸 안팎의 크고 작은 위협요인을 방어하고 물리칠 수 있는 정교한 면역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똑똑합니다. 

너무나 정밀한 몸의 면역시스템, 병원균 기억하고 골라서 살해

병균의 침입을 방어하는 1차 방어선은 피부입니다. 피부를 이루고 있는 각질층과 세포층은 병원균이 뚫고 들어가기 어려운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코로나19 등 바이러스는 피부 구조 없이 점막으로 이루어진 부분을 통해 몸속으로 침입합니다. 눈과 코, 입입니다. 몸속으로 침입한 병원균은 몸속 피부인 점막과 점막을 덮고 있는 점액질의 방어를 뚫어야 합니다. 점액에는 세포의 손상과 감염을 막아주는 방어물질이 담겨 있습니다. 침도 점액인데 침에는 라이소자임이라는 성분이 병원균 세포의 세포벽을 파괴해 없애줍니다.
 
병원균이 피부와 점막을 뚫고 들어오면 혈액 속 백혈구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백혈구는 탄탄한 방어물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병원균이 발견되면 바로 살해하는 호구성 백혈구, 병원균뿐만 아니라 석면 등 발암물질을 먹어치우고, 죽은 세포와 병원균, 곰팡이까지 제거해주는 대식세포가 있습니다. 대식세포는 몸 안에 염증이 발생하면 염증부위로 몰려들어 병원세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일 3000~5000개 이상 생겨난다는 암세포를 보이는 즉시 공격해 죽이거나 자살을 유도하는 NK세포도 백혈구에 있습니다. 암세포가 자라서 덩어리로 성장했다는 것은 이 NK세포의 감시를 피했다는 것입니다. 내 몸 안의 NK세포가 힘을 잃어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병원균뿐만 아니라 병원균에 감염된 특정 세포를 살해하고, 병원균에 따라 각각 다른 항체를 만들어 방어하는 더 정교한 전략을 담당하는 면역기관도 있습니다. 림프구입니다. 대식세포 등 전 단계 방어물질로부터 특정 병원균이 침투했다는 신호를 받은 T림프구는 이 특정 병원균에 감염된 세포를 골라서 살해합니다. T림프구 ‘사이토카인’이라는 염증물질을 내뿜어 B림프구에 특정 병원균의 정보를 알리기도 합니다. B림프구는 T세포가 보낸 병원균의 정보를 입력해 각각 다른 항체를 만들어 저장합니다. 항체는 혈액과 림프에 저장됐다가 몸에서 면역반응이 일어났을 때 특정 병원균에 붙어서 다시 대식세포와 붙어버립니다. 특정 병원
균을 기억했다가 빨리 공격하게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손꼽아 기다리는 코로나19 백신 감염병 백신은 B림프구와 T림프구의 기능을 활용한 면역력 생성 의약품입니다.
 
병원체의 독성을 약화시켜 체내에 주입하고 항체 형성을 유도하면, 실제 독성을 지닌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신속하고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 똑똑한 림프구 세포가 많이 모여있는 곳이 림프절입니다. 팔·다리와 몸이 연결된 부분인 겨드랑이나 사타구니에 있는 림프절은 병원균을 집중공격하는 중요한 방어진지 역할을 합니다. 

장 미생물이 좋아하는 식이섬유 충분히 섭취해야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곳이 장이라고 합니다. 장은 우리 몸으로 들어온 음식과 미생물, 이물질, 병균 등이 모두 모여드는 마지막 소화기관입니다. 몸에 필요한 영양분과 노폐물을 구분하고 챙길 것과 버릴 것을 결정합니다. 장의 기능이 잘 발휘되기 위해서는 장을 움직이는 에너지가 풍부하고, 점막 조직이 탄탄해야 합니다. 최근 미생물 분야의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식물의 ‘파이토케미컬’처럼 주목받고 있는 인체 내 성분이 있습니다. 장에서 생산되는 단쇄지방산입니다. 단쇄지방산은 우리가 먹은 채소와 과일, 곡물에 있는 식이섬유를 미생물이 분해하면서 생성한 산입니다.
 
단쇄지방산은 95%가 대장 점막으로 흡수돼 모든 소화관과 전신에 있는 장기의 점막 상피세포를 형성하고 증식을 책임진다고 합니다. 특히 대장 점막은 단쇄지방산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데, 단쇄지방산이 없으면 대장벽을 유지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 부족하면 점막에 틈이 생겨 세균이 몸속으로 침입하기 쉬워진다고 합니다. 단쇄지방산은 점액을 분비시키는 작용까지 발휘해 적으면 위액이나 장액, 췌장액, 담즙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침이나 눈물, 콧물 같은 체액도 단쇄지방산이 만든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단쇄지방산은 또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에도 작용해 에너지를 활성화하고, 장의 pH를 내림으로써 장내 상태를 약산성으로 만들어 살균력을 높이기도 한답니다. 또 단쇄지방산 중 부티르산은 직접적인 항암효과도 있답니다. 장이 온몸의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장기라는 점은 이 단쇄지방산의 역할을 의미할 수도 있습니다. 

단쇄지방산을 원활하게 생성하기 위해서는 채소와 과일, 통곡물 등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야 합니다. 이 식이섬유를 잘 분해할 수 있는 유익균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의 전통식품인 김치와 된장 등 발효식품은 배추와 콩 등 재료가 가진 식이섬유와 발효과정에서 증식된 유익균을 동시에 섭취할 수 있는 최적의 건강식품입니다. 

면역력 약화 원인은 음식·스트레스·노화, 나이들수록 음식 중요

질병이 생겼다는 것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우리 몸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 요인은 다양합니다. 우선 몸을 구성하고 에너지를 공급하는 음식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했을 때 면역기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 탄수화물과 당, 지방 등 특정한 영양분만 집중된 음식을 과잉 섭취했을 때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이 제대로 소화하기 어려운 화학첨가물, 몸에 해로운 이물질이 들어와 쌓였을 때도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노화 역시 중요한 면역저하의 원인입니다. 개인적인 차이가 크겠지만, 일단 나이가 들면 대체적으로 면역기능이 떨어집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만성염증입니다. 염증을 일으키는 병원균을 공격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염증이 만성화되는 것입니다. 암세포를 억제하는 NK세포의 양도 줄어듭니다. 몸의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지면서 백혈구가 병원체를 인식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병원균이 침입한 사실을 다른 세포에게 알려서 방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도 떨어집니다. 병원체를 기억하는 세포 기능, 항체를 만드는 속도도 떨어집니다. 면역세포 수도 현저히 줄어듭니다. 전문가들은 ‘고령층의 면역력 약화는 노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음식과, 운동, 마인드 콘트롤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면역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음식을 잘 챙겨 먹고, 세포와 근육을 활성화하는 운동을 습관화 해야합니다. 비타민C와 비타민D 등 면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을 챙겨먹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역시 면역세포의 활성을 뚝 떨어뜨립니다. 두려움과 공포, 걱정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시상하부에서 뇌하수체 호르몬을 분비시키는데 이 호르몬이 혈관을 타고 부신피질에 신호를 줍니다. 그러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게 됩니다. 이 상태가 심하면 혈압이 올라가고, 심근경색 등 즉각적인 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싸울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높은 자극이 오면 몸의 상태가 뒤죽박죽이 되고, 소화는 물론 전반적인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감기 등 감염에도 취약해지고, 설사나 변비 등 배변 활동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답니다. 

하버드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 기간의 면역세포 상태를 측정한 결과가 있는데, NK세포는 물론 림프구의 T세포와 B세포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마음이 몸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고는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코로나19 대응방법의 하나로 ‘정서적인 안정감 유지’를 꼽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하버드의대 머레이 ‘음식에 따라 장 미생물 다르고, 면역력도 달라’

전 세계적으로 보면 코로나19 확진자는 825만7741명, 사망자는 44만7240명입니다.(6월 18일 기준) 치사율은 5.4%입니다. 개략적으로 보면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들의 치사율이 높고, 동양보다는 서양의 치사율이 높습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서양 주요국가의 치사율은 평균 10.7%에 달하고, 중국, 일본, 한국 등 동양 주요국의 치사율은 4.4%입니다. 특히 한국의 치사율은 2.37%로 동양국가 중에서도 가장 낮습니다. 

코로나19 치사율이 지역에 따라 다른 점을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가 간 의료체계와 방역시스템이 다른 것도 원인일 수 있지만, 서양과 동양의 음식문화가 다르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하버드 의대 역학학자인 메간 머레이는 “사람의 장에 존재하며 면역력을 조정하는 수조 개의 박테리아가 지역별 사망률 차이의 원인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서로 다른 음식을 먹은 집단은 다른 장내 미생물을 갖게 되고, 이 장내 미생물의 차이가 면역력의 차이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이런 해석에 따르면 한국의 치사율이 현저히 낮은 것은 한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 면역력에 좋다는 사실의 방증입니다. 

박건영 차의과대학 식품생명공학과 교수는 “김치와 된장, 간장 등 미생물이 풍부한 발효음식이 주를 이루는 한국의 전통식단은 면역력을 키우는 최고의 건강 식단”이라고 강조합니다. 

미생물연구자이자 치과의사인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은 “한국의 발효음식은 치즈와 요구르트 등 동물성 재료를 발효시킨 서양의 발효음식과 달리 배추와 콩 등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 발효식품으로 장 미생물을 더 다양하고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고 설명합니다. 

김치와 된장을 매일 챙겨 먹고, 식물의 면역물질인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채소를 자주 곁들이면 코로나19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좀 덜어낼 수 있을 듯합니다. 두려움을 덜어내면서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면 이 또한 면역력을 높여준다고 합니다. 코로나19의 대응시스템에 대한 우리의 자긍심이 우리 음식에 대한 자긍심으로 확장되고, 건강과 음식에 대한 새로운 시선이 커지길 기대해 봅니다. 

발행인 이영아 
도움말 
박건영 차의과대학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김혜성 사과나무의료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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