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아이를 가졌을 때를 생각해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쳤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이를 잉태한 부모는 임신 기간 동안 산모와 아이가 모두 건강하기를 간절하게 바랍니다. 출산할 때쯤이면 산모가 순산하고, 아이도 탈 없이 태어나기를 빕니다. 출산이 임박했을 때에는 아이가 큰 병이 없는 정상인이기를 소망합니다. 아이가 자라나면서부터는 사고 없이 튼튼하게 자라나기를 기원합니다. 첫 학교에 들어갈 때에는 우리 아이가 학교에 적응을 잘하고, 학습에 뒤처지지 않고 잘 따라갈 것인가가 주요 관심사입니다. 이렇듯 아이가 자라나면서 부모들 욕심은 조금씩 커져갑니다. 결국 부모가 바라는 바와 아이들이 자라는 것들 사이에 조금씩 간극이 벌어집니다. 이렇게 부모와 자식은 서로 멀어집니다.
#장면 1. 프랑스 작가 다니엘 페낙은 알파벳 a를 1년 만에 깨우친 열등생 아이였습니다. 다행히 페낙 아버지는 “걱정할 거 없어. 어쨌거나 이십육 년 뒤면 알파벳은 완벽하게 알게 되겠지.”라고 장난 섞인 말투로 넘깁니다. 자전적 에세이 『학교의 슬픔』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집안 금고를 털고 기숙학교(일명 감옥학교)로 보내진 뒤부터 책읽기에 빠집니다. 그리고 책읽기를 통해 열등감을 벗어납니다.

합니다.
저는 호수공원 떡갈나무를 볼 때마다 호기심 많은 지각대장 사부시킨을 떠올립니다. 그리고 아이들 교육에 대해 생각합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속도로 자라납니다. 어른은 아이들 속도에 맞춰 기다릴줄 알아야 합니다.
다니엘 페낙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른과 아이는 시간을 동일하게 지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삶을 십 년 단위로 계산하는 어른의 눈에 십 년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이 오십이 되면 십 년은 금세 지나간다! 그렇게 빠른 속도감 때문에 어머니들은 아들의 장래를 근심하며 괴로워하는 것이다.”
김윤용 『호수공원 나무 산책』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