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도시마케팅을 위한 제언 ②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에 ‘특례시’ 명칭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1월 12일 공포됨에 따라 수원·고양·용인·창원 등 4개시는 2022년 1월13일 특례시로 출범하게 됩니다. 1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부터는 일부 자치분권과 인사권 이양, 예산, 재정증대의 혜택이 예상되기에 획기적인 도시 발전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기초자치단체를 넘어 광역시급의 ‘특례시’로 거듭난 고양시의 질적·내적 성장과 효율적인 도시마케팅을 위한 전문가 칼럼을 연재합니다. - 편집자 주 -

도시마케팅에서 꽃박람회와 같은 이벤트는 사람을 직접 접촉시키고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해 주는 기능을 한다. 또한 엔터테인먼트나 테마음식점은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게 되는데 고양시에는 아직 숙박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사진=고양시 관광홍보팀]
도시마케팅에서 꽃박람회와 같은 이벤트는 사람을 직접 접촉시키고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해 주는 기능을 한다. 또한 엔터테인먼트나 테마음식점은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게 되는데 고양시에는 아직 숙박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사진=고양시]

[고양신문] 한국공공자치연구원은 매년 전국 226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지방자치단체의 경쟁력을 조사하고 평가하는 지방자치경쟁력지수(KLCI, Korea Local-autonomy Competitiveness Indices)를 발표한다. KLCI는 각 지자체의 경영자원, 경영활동, 경영성과 3개 부문을 기준 항목에 의해 측정하며 그 합계를 지자체의 종합경쟁력으로 평가한다. 

2020년 KLCI에서 고양시는 전국 75개 시 중에서 9위를 차지했지만, 2022년 ‘특례시’로 함께 지정된 경기도의 용인시(2위)와 수원시(7위) 보다는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특례시로 거듭나는 고양시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시마케팅을 본격적으로 실행해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도시마케팅의 출현 배경과 의미
지방행정에 기업가적 정부 정책으로 마케팅 전략을 도입한 시점은 1970년대 이후다. 산업혁명 이후 선진국의 주요 도시는 세계 공업의 중심도시로서 산업의 호황과 더불어 경제활동인구가 지속적으로 증대됐다. 

1970년대 이후 선진국의 공장 기반과 자본이 아시아 신흥국가로 이전됨에 따라 산업의 중심이 2차 산업에서 3차 산업으로 이동해 선진국의 도시는 근본적인 변화를 시도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이때 선진국의 도시개발전략은 주로 도심지 개발이나 도심에 근접한 주거지역에 집중한 주거환경 개선에 역점을 두었다. 

1980년대 들어 중앙정부는 지방의 도시개발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민간방식의 지방정부 운영을 시행하면서 도시들은 본격적으로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게 됐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기후퇴와 경제구조 변화로 중앙정부가 재정의 어려움이 생기게 되었고, 지방정부에게 자체적으로 지역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시는 단순히 그 지역의 시민이 거주하는 장소로서 의미 이외에 그 도시와 관련된 상품이나 서비스를 활용해 도시 전체의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도구로 인식됐다. 

이처럼 도시마케팅은 지자체 간의 경쟁이 증대하는 상황에서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노력에서 출발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5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면서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로 많은 권한을 이양했고, 지방정부는 경제적 자립을 위해 도시마케팅에 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도시마케팅은 도시와 관련된 고객에게 가치를 창조하고, 커뮤니케이션하고 전달하며, 지방자치단체와 이해관계자에게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도시의 기능이자 과정이다. 도시마케팅은 단순히 도시에 투자를 원하는 기업이나 관광객뿐 아니라 내부고객인 주민이나 지방자치단체장과 직원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는 노력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마케팅 활동은 단순히 도시가 보유한 제품이나 서비스뿐만 아니라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는 없더라도 고객과 이해관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새롭게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도시마케팅에서 발생하는 가장 큰 오류는 ‘도시마케팅은 도시를 파는 것 또는 도시의 이미지를 파는 것’으로만 설명하는 것이다. ‘도시를 판다는 것’은 도시의 땅 일부를 매각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또한 ‘도시의 이미지’라는 표현도 도시와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와 같은 ‘도시가 제공하는 가치의 이미지’라고 표현해야 정확하다. 즉, 도시마케팅에 대해 정의할 때 ‘도시’라고 단순히 표현하는 것보다도 ‘도시와 관련된’이라는 표현이 옳다. ‘판다’라는 용어는 마케팅 개념을 지나치게 축소하고 왜곡시키는 용어다. 마케팅은 단순히 파는 활동이 아니라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들어서 전달하는 것이다. 

따라서 도시마케팅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마케팅 대상이 도시 자체가 아니라 도시와 관련된 가치를 마케팅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하고, 단순히 이미지나 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활동을 포함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행주산성 [사진=고양시]
행주산성 [사진=고양시]

성공적 고양시 도시마케팅을 위한 구성요소
도시마케팅의 가치 창출은 도시마케팅의 목표와 관련해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산업의 활성화는 지자체의 전반적인 정책이나 단체장의 비전에 따라 좌우된다. 둘째, 관광객의 유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도시가 제공하는 자연적·문화적 자원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시마케팅의 구성요소 중 첫째는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자원과 이벤트’다. 문화자원은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매력적인 것으로 도시에 속하는 역사·문화적 자원을 말한다. 마케팅 전략에 필요한 자원은 오랜 역사나 역사적 사실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고양시에서 내세우고 있는 가와지 볍씨, 행주산성, 서삼릉, 서오릉 등의 역사적 사실로만 관광객을 끌기는 어렵다. 이벤트는 도시와 관련된 모든 행사나 활동을 말한다. 이벤트는 사람을 직접 접촉시키고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해 주는 기능을 한다. 고양국제꽃박람회, 행주문화제 등이 이에 속한다.

둘째, 도시마케팅에 있어서 가치전달은 도시로 어떻게 사람을 유인하느냐의 문제이므로 ‘인프라와 운송’이 그 중심이 된다. 인프라는 수도, 전기, 에너지는 물론 관광안내판, 산책로, 정보센터 운영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 이르기까지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운송은 고객이 도시로 쉽게 오는 접근성을 말한다. 인프라는 방문객의 체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며, 특히 숙식 및 휴게시설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나 테마음식점은 독특한 체험을 제공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양시의 숙박과 엔터테인먼트 시설은 아직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셋째, 기업 유치는 물론 주거지로 도시를 선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정책’이다. 전국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는 산업단지개발정책, 주택개발정책 등이 예가 된다. 지자체마다 특성화된 산업을 선정해 산업단지를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고양시 역시 테크노밸리, 청년스마트타운, 방송영상밸리, K-컬처밸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사진 = 고양시]
호수공원 노래하는 분수대 [사진 = 고양시]

넷째, 가치를 전달해 주는 또 하나의 요소는 ‘인적자원’이다. 도시의 인적자원 중 가장 중요한 사람은 ‘단체장’이다. 단체장의 리더십은 도시마케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만나는 시민도 도시의 감성을 전달하고 도시의 살아있는 실체로서 도시브랜드의 대사 역할을 한다. 시민의 인상이나 태도가 좋지 않으면 나쁜 입소문의 근원지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고양시민은 방문객의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요한 자원이다.

다섯째,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은 도시의 정책이나 이미지, 경험 등을 알리기 위한 모든 활동을 포함한다. 도시의 문화자원과 관련된 상표나 브랜드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된다. ‘평화의 시작, 미래의 중심’,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도시’와 같은 슬로건이 해당된다. 

또한 도시의 랜드마크나 유명인, 이벤트는 도시의 자원이자 그 자체로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일회성 아이디어보다 장기적으로 하나의 메시지가 되도록 관리해야 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개발해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혁신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고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중요 
지난 2019년 2월 고양시의회는 ‘도시브랜드 연구회’를 창립했다. 도시브랜드에 대한 제반 지식을 함양하고 다양한 주제와 관점에서 고양시만의 브랜드를 창출하고 도시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그러한 활동의 결실로 2020년 9월 ‘고양시 도시브랜드 가치 제고에 관한 조례’가 공포되었다. 

신창열 백석예술대 겸임교수
신창열 백석예술대 겸임교수

또한 고양시는 2021년 조직개편을 통해 도시마케팅 전담부서인 ‘도시브랜드담당관’을 신설하면서 2022년 ‘고양특례시’를 향한 본격적으로 도시마케팅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경쟁력 있는 도시, 성공적인 도시마케팅을 구현하는 도시로서 고양시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도 중요하다.

신창열 백석예술대 겸임교수, MICE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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