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도시마케팅을 위한 제언 ⑫
[고양신문] 최근 인천시 중구청과 지역 TV가 주최한 포럼에 도시마케팅 전문가 토론자로 초청돼 다녀온 바 있다. 포럼의 주제는 ‘송창식 거리 조성을 통한 관광 자원화 브랜드 창출’이었다. 70년대 한국 포크 음악의 대스타이자 트윈폴리오, 쎄시봉의 영원한 멤버인 국민가수 송창식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송창식 거리 조성은 팬으로서 환영할 일이고 인천 중구는 인천항, 월미도, 자유공원, 차이나타운, 신포시장, 송월동 동화마을 등이 있어 이번 특화거리 조성은 인천 중구의 새로운 관광마케팅 자원으로 훌륭한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한다.
음악 특화거리의 매력
인천 중구 신흥동, 답동 일대는 70대 중년의 천재 음악가 송창식이 초·중학교 유년시절을 보내며 가수의 꿈을 키운 동네다. 이번 송창식 거리 조성을 통해 인천 중구는 원도심 활성화와 관광, 도시브랜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특화거리 분야는 평소 관심이 많았기에 포럼에서 필자도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며 토론에 참여했다.
음악특화거리는 도시의 매력을 한층 발산하는 주요 콘텐츠로 역할을 하고 있다. 대구 김광석 거리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며 대구 중구의 쇠퇴한 방천시장과 골목을 다시 활성화시켰고 이후 성남 신해철 거리, 광주 김정호 거리 등을 탄생시키는 자극제가 되었다. 이번 송창식 거리도 비슷한 케이스다.
고양시의 매력을 담은 특화거리는 없을까
고양시는 올해 ‘고양시 관광특화거리 조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관내 상가나 거리 등 특별한 공간을 관광특화거리로 조성·추진 중이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는듯하다. 특화거리 지정을 희망하는 지역 협의체, 주민 구성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신청할 수 있지만, 절차도 쉽지 않고 무엇보다 특화거리의 컨셉, 내용이 중요한데 이 또한 전문가의 참여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고양시 내 화정 문화의 거리, 일산 라페스타 거리 등 대부분 번화가가 그렇듯 유흥, 상업시설만 즐비할 뿐 딱히 이렇다 할 콘텐츠가 없다. 코로나 이전엔 그나마 작은 거리 축제가 연간 몇 차례 열리기는 했지만 늘 아쉬움이 있었다. 원마운트 가로수길도 사정은 마찬가지이고 킨텍스 일대는 방송센터, 호텔, 백화점, 현대모터스튜디오 등 그나마 상징적인 곳이 있지만, 주변 일대가 광활한 나머지 거리로서의 친근감이나 매력은 찾아볼 수 없다. 원당, 능곡, 화전 등 구도심 골목도 특색 없는 낙후된 거리로 현존하고 있다. 몇몇 공예, 아트 상점이 있다고 아트거리, 공예거리라 할 수 있을까?
고양시민이자 도시문화콘텐츠 전문가로서 칼럼을 통해서지만 고양시의 매력과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안하고자 한다.
지난 5월 고양시 장항동 일대에 미래 방송영상산업의 메카가 될 고양방송영상밸리가 본격 착수됐다. 고양시는 이미 SBS, EBS, JTBC 등 주요 방송사의 제작센터와 스튜디오가 들어섰고 대규모 공연장인 CJ라이브시티와 고양방송영상밸리가 완공되면 수많은 방송사, 기획사, 영상, 음악제작업체들의 추가 입성이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고양시는 킨텍스로 상징되는 마이스산업과 함께 대한민국 문화산업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큼지막한 산업단지와 대규모 전시장, 공연장만으로 완성될 수 있을까? 도시의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콘텐츠 요소와 디테일이 필수적이다. 앞으로 점점 고양시는 방송, 영상, 음악 관련 스타와 전문가와 스탭, 꿈을 키우는 젊은 지망생들이 문을 두드리며 찾는 지역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음악·방송영상 특화거리를 만들자
고양시 곳곳의 문화 거리에 방송영상이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결합해 영화, 드라마 제작현장, 로케이션 장면을 응용한 콘텐츠를 개발할 수도 있고, 버스킹 음악을 주제로 한 방송프로그램 ‘비긴어게인’처럼 음악 아이템을 매칭시킬 수 있다. 1년에 몇 차례 열리는 단위행사가 아닌, 일상적인 문화로 발전시켜야 한다. 별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광주시 충장로에 생긴 K-POP스타의 거리는 성공 여부를 떠나 관계자들의 노력과 열정만큼은 인정해줘야 한다.
수년 후 들어설 고양방송영상밸리 내에 헐리우드 명예의 거리, 홍콩 스타의 거리처럼 매력적인 문화 특화 거리를 만들자. 지난 시절 풍미했던 스타의 거리가 아닌 미래 스타의 거리인 만큼 기획과 준비도 현재부터 시작해서 미래진행형으로 해야 한다. 고양시에는 현재도 많은 방송, 연예인, 문화예술인들이 살고 있다. 그들도 고양시민의 일원인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유명 스타 거리 이외에도 감독, 작가, 스탭이 주인공인 거리도 좋다. 영화, 드라마 등 대부분 작품 제작현장엔 최소 50명에서 150여 명의 전문 스탭들이 배우들과 활동하기에 그들의 이야기는 곧 동감 요소가 된다. 음악과 방송영상 분야의 스토리텔링 수집은 필수적이다. 대부분의 문화콘텐츠 제작과정에는 수많은 뒷이야기와 재미있고 웃픈 에피소드가 즐비하다.
스마트폰, 유튜브, 카톡 등 디지털에 익숙해진 현재의 문화생활은 이를 뒷받침해주는 더없이 훌륭한 지원군이다. 수년 후가 아닌 지금부터라도 섬세하고 디테일한, 재미있고 공감가는 거리 문화콘텐츠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그렇게 고양시만의 특별한 문화특화거리를 조성해 고양의 매력을 한껏 발산시켰으면 한다.
윤순학 와이어반컬쳐 대표
